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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9
    연행 기록(14)
    풍경

연행 기록

난 구호를 외치지도 않았고 경찰과 몸싸움을 하지도 않았다.

단지 경찰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하다가 체루액을 옴팡 뒤짚어 쓰고

어이없게 뒤돌아 가고 있는 도중 경찰들한테 낚였다.

그렇게 난 8월 5일 오후 7시 20분에 체포됐다.

 

" 난 인권침해 감시단이에요."

"아무것도 않했는데 왜 잡아가~~" 악을 쓰며 발버둥을 쳤지만 무자비하게 나를 끌고 간다.

경찰들 나를 닭장차에 내려놓더니 나를 놀리고 협박한다.

 

"입닥치고 조용해."

"이름 말해. 어디 소속이야?" 등등

그렇게 묻는 당신 이름과 소속부터 대라고 했다.

남자 경찰은 나 먼저 대는게 순서라고 하고 지나가버리고, 여경은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자랑스럽게 외쳤다. 남자 경찰이 그 여경에게 그런거 말해줄필요 없다고 핀잔을 준다.

 

난 변호사 오기 전까지는 아무말도 안할거라고 했다.

그때 보니 카메라가 망가져 있었다.

 

온몸이 체루액으로 젖었는데 빨리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게 왜 여기까지 왔어....여기 안왔으면 이런일도 안당했잖아..."라고 한다.

 

눈에 들어간 체루액이 아직도 남아 있어 눈이 따끔거리고 시렸다.

경찰들한테 눈에 생수를 부어 달라고 했다.

경찰들이 어쩌고 저쩌고....

내가 한말만 기억이 나는데 내눈 잘못되면 니가 책임질거야?라고 악을 질렀더니

그 경찰 아무말도 못한다.

 

나의 연행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나한테 자꾸 전화 하면 전화기 뺏어버린다고 협박한다.

그런법이 어딨냐라고 항의하자 형법 몇조를 들이댄다.

 

이어 계속 체포된 다른 사람들이 차 안으로 들어온다.

5명이 더 추가됐다.

 

경찰은 그 사람들에게 무슨 확인증 같은걸 받는다.

지장도 찍으란다.

그 차안에 책임자 같았던 경찰이 이 확인증 안쓰면 일주일간 유치장에 있어야 한다고 협박한다.

난 바로 아저씨 거짓말 하지 말라고 했다.

48시간인데 왜 일주일이냐고 협박하냐고 했다.

그 아저씨 자리를 피한다.

 

내가 춥다고 계속 항의하자

여경이 옷을 줬다. 진짜 노스페이스 꺼라고 하면서....

이어서 빵 먹을거냐고 묻고 안먹는다고 그랬더니 내 앞에서 두 여경이 낄낄거리며 웃는다.

 

9시까지도 내가 탄 차는 평택 쌍용차 앞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나 옷 다 젖었는데 다른 차라도 태워 빨리 조사받게 해달라고 햇다.

그랬더니 이 경찰들이 또 우르르 달려들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질러댄다.

당신들이 체루액 맞은 속옷입고 몇시간째 있어봤냐고~ 나 피부병 걸리면 당신들이 책임지라고 했다.

 

여경이 자기가 줬던 옷을 뺏아간다.

난 당신을 인간처럼 대우해줬는데 왜 고분고분 안하냐고....하는 말과 함께....

옷이 젖은 사람에게 옷을 주는것은 당연한 건데

그걸 뭐 자신이 배푸는 호의인양 이야기 하냐고 따졌다.

결국 옷을 뺏기고 난 또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었다.

 

옆에 연행자 한 분이 나를 도와줬다.

몸이 젖은 사람을 이렇게 오래 대기시키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 빨리 뭔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구해줬다.

갑자기 소란해더니 경찰들과 연행자 1인과 나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

경찰이 그 연행자한테 대든다고 생수통으로 머리를 쳤다.

그 연행자는 왜 때리냐고 항의했다.

여경이 그 연행자한테 조용히 하라고 악을 쓴다.

상관으로 보이는자가 연행자들 이야기에 대꾸하지 말라고 하고

 곧 출발할거라고 상부의 명령이 떨어져야 움직일수 있다고 말해준다.

 

정확히 9시 40분에 부천남부경찰서로 출발했다.

10시 40분 도착

내리자 마자 사진촬영한다.

 

체루액에 온몸이 젖었으니 씻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처음엔 오래되고 낡은 화장실 같은데서 대충 씼으라고 한다. 난 샤워해야 할 상태라고 이야기했고

자기네들끼리 뭐라ㅝ라 이야기 하더니 샤워장엘 데려갔다.

 

11시 12분에 변호사가 도착했는데 경찰에서 접견거부한다고 연락이 왔다.

11시 30분쯤에 변호사 접견이 허용되어 접견을 했다.

이후 난 조사를 받았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심야조사 동의서를 내 앞에 내민다.

나 힘들어서 자고 내일 조사 받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형사들이 나 혼자 조사 늦어지면 다른 5명도 유치장에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진다고 한다.

심야조사 동의서에 동의안함에 동그라미 치고 심야조사를 받았다.

 

형사가 내 신원조회를 하더니

내 지문이 안뜬다고 했다. 혹시 주민증 변경이나 이런거 있었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지문이 안뜨면 안된다고 지문채취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잠깐 변호사한테 물어본다고 했다.

큰 불이익은 없을거니 그냥 하라고 했다.

난 고민이 시작됐다.

그냥 해버릴까....안돼 그래도 인권운동하는 나의 양심으로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들이 오락가락했다.

 

경찰하고 더이상 실랑이 할 힘이 없다.

그냥 귀찮아서 지문채취를 하고 말았다. (후회한다.....아직 인권운동가로써의 내공이 부족하구나....내공을 쌓아야겠다)

몸이 차가워서 지문인식기가 내 지문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

형사가 하는말이 이 정도면 거의 지문날인 거부 한 셈이네요....라고 했다.

피~웃음이 나왔다.

 

새벽 2:00에 유치장에 들어갔다.

잠이 안왔다. 1시간정도 뒤척이다...젖은 옷을 입고 그래도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먹으란 경찰의 말이 들렸는데

난 자겠다고 하고 다시 잤다.

 

점심이 넘은 시간 경찰이 면회라고 나를 깨웠다.

사람들을 보니 너무도 반가웠다.

 

이후 뉴스를 보니 쌍용차 협상 타결됐다고 한다.

어느쪽도 좋은쪽의 결론은 아닌거 같다.

 

이후 난 2차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지루한 남은 시간을 보내고 48시간 1시간을 남겨두고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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