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집 근처 국민학교 화장실에서 오줌 좀 눌라다 웬 할배와 맞닥뜨렸더랬다. '학생안전'상 들어가면 안 된단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명예학교보안관이래나 뭐래나. 담당 보안관은 그 할배와 한담하며 정작 따로 있던 상황였다. 어쨌거나, 내 몸이 뿜는 오줌이 뭐 학교에 대홍수라도 일으켜 학생들의 방과후수업은 물론 위생 및 안전에까지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거면 또 모를까, 이건 뻗대기가 뭐 거의 완장질에 신명 난 코흘리개 선도부장급인 거다. 담당 학교보안관도 방과후수업중이라 곤란하다 했지만, 아니, 근까 내 오줌발이 무슨 수업 진행을 훼방놓다 못해 중단을 야기할 만큼 굉음과 소란을 부를 것도 아닌데 이게 뭔 오바들이냔 말이지. 
 
그래서 잠깐 물만 좀 빼고 가겠다는데 굳이 글케 막아야겠냐 하니,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뭔 군말이냐며, 급기야 임마란 호칭까지 친근히 날려주시는 명예보안관 할배. 날 언제 봤다구, 또 봤다 한들 어따가 임마 드립질이시냐 반문하니 그 할배도 아차 싶었던지 흠칫하더니만, 이내 내 말귀가 글러먹은 거라며 비열한 순발력 덤으로 시전해 주신다. 노련한 것도 참 가지가지구나 싶었다. 그러더니 뻔하게시리, 새파란 나하고 승부까지 뻔한 나이 배틀까지 신청하시대. 노익장 참 가상킨 한데 나이로 벼슬놀이 하려니 참 우습다는 말에, 대뜸 무섭긴 뭐가 무섭냐는 빼어난 말귀 뽐내주신다. 어디서 꼴리는 대로 하대함서 막 산 할배인진 몰라도, 꾸역꾸역이라도 나이만 먹음 정말이지 못 하는 게 없는 줄 아는 모양이더라. 실은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란 것도 여즉 모르는 그눔의 나잇살, 뭐가 그리 배틀 벌일 만큼 든든한 건진 통 모르겠더라만.
 
여하간 학교 화장실에서 결국 오줌을 누긴 했다. 보다 못한 담당 학교보안관의 과잉친절 돋는 가이드 아래서 말이다. 아무리 학생보호차 출입통제를 해야 한다 쳐도,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시설이나 마찬가지인 동네 학교에서 오줌 함 잔잔하게 뽑아내기가 이렇게나 성가셔야 어디 될 일인가 싶더라. 그 할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거듭 역설하던데, 함부로 임마 드립 쳐대는 꼬라질 보니 막상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드립 난무하던 시절엔 감동 먹고 잘 살아보겠노라 박수로 화답했겠더만 뭐. 그렇게 잘 살아 보자고 내달린 결과가, 숭악범죄 막는답시고 뭔 '보안관'들이 학교를 짱 봐야 하는, 그야말로 이게 사는 건가 싶은 꼬라지급 살풍경인 거나 좀 알믄 좋으련만. 내가 몇 살 쳐먹었는지나 씰데없이 알고파 할 게 아니라 말이다. 학생 잡는 아가리 내지 묘지 된 지 이미 오래라는 게 딱히 놀랍지조차 않은 초중등(대)학교에서 '학생보호'에 만전을 기한다는 그 안전이 대체 뭘 노리는 건지, 그 자기기만을 되묻고 캐물어도 션찮을 판에, 안 되는 건 하여간 안 되는 줄 알라며 묻지마 보안에 성심인 할배를 겪고 있자니, 그 할배가 딱한 건 둘째 치고 평소 묻지마 범죄를 부르고 부추기는 게 뭐 별 건가 싶어지기까지 했더라는 거. 
 
쯧, 동네 학교 화장실에서 어쩌다 가뿐히 오줌 싸는 일마저 더럽게 피곤하고 번잡해진 이 더러운 세상!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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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5 01:08 2012/07/0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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