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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 뒤틀기 #2

 

 

0.
자본주의를 살아남게 한 선명한 돌파구 중 하나가
미래를 현재로 옮겨는 작전일테다.
 
1.
미래의 돈을 현재로 이체시키는 시간여행의 플라스틱, 
신용카드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미래의 수입을 현재로 옮겨 질펀하게 써 버리자.
'현재를 즐겨라' 같은 캐치프레이즈면 ^^ 좋아할 사람 꽤 많다.
기껏해야 하루, 한달 혹은 조금 길다 싶으면 6개월 무이자가 '저당잡힌 미래'일 것 같지만,
자신의 없는 주머니를 가득찬 것처럼 위장시키고 그 습관에 익숙하게 해 '파산'이라는
수렁으로 이끌어, 결국엔 자신의 수년/수십년을 저당잡히고 만다.
 
2.
또다른 하나는 주식과 부동산 등을 비롯해
향후 몇년 혹은 몇개월 안의 변화를 돈으로 사고파는 것이다.
이때 현재의 가치는 절대 중요치 않고, 단지 지금보다 얼마나 튈(?)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몇년 혹은 몇개월'의 가치 상승이라는 그럴듯한 화려한 설명은,
이것을 정확히 번역할 경우에 '몇시간 혹은 몇일' 이라는 건 금세 폭로 될것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미사어구'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주식의 경우에는 시간을 수초/수분까지 촘촘하게 조각내 변동을 보여주니,
제법 성실하고 느긋한 개미(?)를 순식간에 조급하고 변덕스럽게 변모시킨다.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정운영, 웅진지식하우스, 2006/09
의 '돈을 출몰하게 하지 말라'에 인용된 외환딜러나 상품거래소 직원의 예에서
장기는 대략 '다음 10분'이란다.

'미래'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듯 하지만,
정작 그 속에는  몇초 안에 결정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고 부정할 수 없는 욕망으로 득실거린다.
 
3.
사전적 정의가 아니더라도 미래는 오지 않은 어떤 가능성이기에,
불안하면서도 설레는 것이었는데, 위의 저당과 조급함이 그 속을 가득 채워버리면
더이상 변화의 가능성은 존재치 않을 때가 많고, 그래서 미래라는 단어는 현재속에 꾸겨 넣어지고
결국엔 잊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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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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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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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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