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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내문제 기고로 재임용 탈락한 이명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칼럼니스트에게 글 쓰지 말라니…”

[인터뷰] 교내문제 기고로 재임용 탈락한 이명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2006년 08월 30일 (수) 18:31:35   김상만 기자 ( hermes@mediatoday.co.kr)

이해가 되지 않았다. 최근 학교로부터 재임용 해지 통보를 받은 이명원 서울디지털대 교수(문예창작학부 학장·사진)는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했지만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도 좋았고, 1년 동안 논문 5편에 연구보고서 1편, 1권의 저서까지 냈다. 1년에 논문 1편인 재임용 기준을 상회하는 실적이다. 이런 그에게 학교가 준 답은 ‘평소 행동의 부적절함’과 ‘일간지 등에 외부기고를 실어 학교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는 지난 7월 교육부의 ‘원격대학 제도개선 계획’ 발표 앞뒤로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는 한겨레와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의신문에 ‘총장 불신임’ 등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학내 문제를 비판한 글을 썼던 일이 기억났다.

두 신문에서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교직원이 농성 중인 학생을 폭행한 사건을 고발했고, 교비횡령과 유용사실이 드러난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 원격대학 감사 결과를 근거로 엄격한 관리감독을 주장했고, 동료 교수의 재임용 탈락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솔직히 미운 털이 박힐 만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이 교수가 교수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건 침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교수는 “건강한 대학이라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학내 문제를 얘기하고 잘못된 것은 개선하면 된다”며 “재임용을 내세워 비판적인 교수를 잘라내고 칼럼니스트에게 글을 쓰지 말라는 것은 대학의 정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 다.

이 교수는 “동료 오문성 교수(재경회계학부)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재임용 해지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가 교수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학교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재판에서 승소했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내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재임용 해지결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낸 소송에 희망을 걸고 있다. 9월5일이 첫 공판이다. 이 소송에서 승소하면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원격대학의 경우 고등교육법에 근거한 제도적 견제와 감시장치가 전무해 그 피해가 교수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구조”라며 “이런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회에서 원격대학도 고등교육법에 의한 관리, 감독을 받도록 체계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최초입력 : 2006-08-30 18: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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