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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와 팔로어

내가 다니는 회사의 교육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교육을 맡은 팀은 여러모로 (내 입장에서는 귀찮은) 노력을 한다.

보통 교육은 직급별로 이루어지는데,

나 같은 일반사원은 주로 실무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 반면

팀장급은 조금 다른 종류의 교육을 받는다.

 

팀장들이 교육을 받고 오면 (군대용어로 알고 있는데) "전파교육"이라는 것을 실시한다.

주간회의 시간 중 일정 정도를 할애해서 팀장이 받은 교육에 대해 전달받는데

이제까지 들은 바에 의하면 대부분 "리더"와 "팔로어"에 대한 내용이었다.

 

뭐 이것저것 잡다한 내용이 있지만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리더는 "리더쉽"을 갖추어야 하고

팔로어는 "팔로어쉽"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리더와 팔로어 사이, 팔로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리더-팔로어로 이루어지는 조직 구성은 매우 일반적이며

아무리 리더의 권력을 배제하려 할지라도 조정자(집단)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르 귄의 <빼앗긴 자들>에 나오는 아나레스에도 PDC라는 조정집단이 있는 것처럼)

이들은 보통과는 다른 역할을 부여받으며 더 많은 책임을 가지게 된다.

리더를 이러한 조정자로 규정한다면 사실 위의 교육 내용을 크게 부정하지는 않는다.

(물론 교육에서는 보다 통속적인 의미의 리더를 상정하고 있었겠지만)

 

다만 "리더쉽"과 "팔로어쉽"을 인정하기에 앞서 분명하게 해야 할 지점이 있다.

즉, 리더와 팔로어가 분명하게 구분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누군가가(또는 어떤 집단이) 특정 시기에 일의 조정을 맡을 수도 있지만

이 구도는 계속적인 것이 되어서 안되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없다.

팔로어는 언제나 리더가 될 준비를 해야 하고,

리더는 언제나 팔로어의 위치에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리더와 팔로어의 순환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작년부터 진보블로그의 탑관리 방안(네오님의 제안, #1, #2)에 대해 생각해왔는데

많은 사람들에 의해, 최소한의 필터링을 거쳐,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만이

가장 옳은 방식이라고 생각은 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우리는 다이브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1871년의 파리, 1968, 1973년의 칠레, 그리고 베네주엘라까지

수많은 신화를 동경하면서도

스스로 자율적인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낸 일천한 경험조차 없으며

미래에 대한 확신도, 자신감도 없다.

작은 실패조차 큰 실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다음 기회를 준비할 여유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포기하기 싫다면 해 보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타고난 리더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의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으려면 처음부터 경험을 쌓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다만,

LA 타임스의 교훈은 참고해야 할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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