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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關西) 여행기 #3 - 오사카 아메리카무라(アメリカ村)

도톤보리에서 신사이바시(心濟橋)로 이동한다.

신사이바시는 전체가 거대한 상점가다. 일본의 상점가는 한국의 명동 + 영등포 시장 같단 느낌이 드는데, 명동 같이 골목골목마다 상점들이 늘어서 있으면서도, 우천시에도 불편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영등포 시장 같이 골목 위로 지붕을 씌워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일요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신사이바시는 엄청난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오사카 젊은이들의 집합소라고 하는 아메리카무라(アメリカ村)를 따라가 보았다. 아메리카무라는 10대~2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름과는 달리 그닥 아메리카스럽지는 않고, 보세 옷가게와 화장품 할인점, 악세사리 가게 등 이대 앞 상점가와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미츠야(みつや)라고 쓰여 있는 가게다.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곱게 차려입은 젊은 여성 세 명이 그네를 타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_- 가끔 일본인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세일가 3600엔(대략 28,800원)짜리 기모노가 나와 있다. 간사이 지방엔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꽤 있다(특히 교토). 물론 현지 체험을 해 보는 관광객들도 있긴 하겠지만, 기모노가 한복보단 더 대중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상점가에는 이렇게 기모노를 파는 가게들이 꽤 있다.


맥 스토어다. 역시 젊은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도 맥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어두운 거리에서 혼자 빛나는 모습에, 절대반지에 의해 모르도르로 끌려들어가는 프로도처럼-_- 나도 자칫하다가 안으로 끌려들어갈 뻔 했다;;;


포스가 느껴지는 미샤 매장이다. 묘하게도 미샤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자주 눈에 띈다. 홍콩의 미샤도 그랬지만, 메인스트리트를 벗어난 의외의 장소에서 미샤를 발견하게 된다.


눈을 돌리다가 우연히 발견한 빌딩 꼭대기의 자유의 여신상이다. 회사 근처에서 에펠탑을 닮은 전파탑이 빌딩 위에 달려있는 것까진 봤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부한 이런 발상이 오히려 신선하다-_-


아메리카무라의 명소인 산카쿠코엔(三角公園)이다. 약속 장소 등으로 자주 이용되는 명소라고 하는데,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놀 것 같은-_- 10대들로 북적북적했다. 여기저기 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친구들을 만나거나, 헌팅-_-을 하는 등 꽤 자유로와 보이는 분위기다. 유난히 힙합스타일을 한 10대들이 많이 보인다.

공원 바로 앞에 코가류(甲賀流)라고 하는 타코야키 가게가 있다. 처음으로 마요네즈 소스를 사용한 30년 전통의 타코야키 가게라고 한다. 예상과는 다르게 매우 좁은 가게에 밖에서 주문하고 받아가야 한다. 300엔짜리 일반 타코야키와 400엔짜리 파가 들어간 타코야키가 있는데, 오사카의 타코야키는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좀 느끼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파가 들어간 타코야키를 추천한다. 산카쿠코엔에서 타코야키를 우물거리며 보면, 나같이 타코야키를 먹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술안주로 타코야키를 먹는 친구들도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호텔 앞에서 열창하고 있는 무명 가수의 모습이 보인다. 일본 거리에는 이런 무명 가수들이 꽤 있다. 이 분들의 특징은 관객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는 건데, 그 중 가장 압권은 후쿠오카(福岡)의 나카스(中洲)에서 토토로 주제가-_-를 부르던 가수였다. 다행히도 위의 분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나름 열심히 듣고 있던 관객들이 꽤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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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關西) 여행기 #2 - 오사카 도톤보리(道頓堀)

여행 1일째는 (당연하지만) 오사카에서 보냈다. 장시간-_- 비행과 전철을 무거운 짐과 함께 타고 와서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6시. 맛난 걸 먹겠다는 의지 하나로 난바를 행했다.

저녁은 당근 도톤보리(道頓堀)에서 먹는 거다. 도톤보리는 맛난 것으로도 유명한 오사카에서도 유명한 음식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 곳에 가 보면 정말 "오사카 사람은 먹어서 망한다"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진다. 지하철 역으로는 미도스지(御堂筋)선의 신사이바시(心濟橋)와 난바(なんば)의 중간 쯤에 있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내려 걸어가면 된다.

일단 너무나 배가 고픈 상태라 만사 제쳐두고 밥부터 먹으러 갔다.


이마이(今井)이라는 우동집이다. 책에 소개된 바로는 유부우동(기츠네 우동)이 맛있다고 하길래 한 번 주문해 봤다.


큼지막한 유부 두 개가 파와 함께 얹어져서 나온다. 이 유부가 우동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 -_-)-b 일본 우동은 보기엔 한국 우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뭔가 맛의 차이(특히 국물의 맛)가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일본 음식점의 메뉴판은 정말 알아보기 힘들다. 가타카나나 히라가나로 써 있으면 읽기라도 하겠는데, 대부분 메뉴판은 한자로 쓰여 있어서 어떻게 발음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우리는 튀김이 "덴뿌라"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天ぷら", 더 나아가 "天婦羅"라고 써 있으면 대체 이게 뭔가-_- 하며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참고로 덴뿌라의 어원)

일단 허기를 달랜 다음 도톤보리 일대를 돌아보았다.


도톤보리의 입구에 위치한 고급 게 요리집 카니도라쿠(かに道楽)다. 카니는 일본어로 "게"를 뜻한다. 저 게의 다리가 꿈틀꿈틀-_- 움직이는데, 도톤보리는 문어, 복어 등 이런 식의 큰 간판들이 많아 매우 휘황찬란하다. 무지무지 비싸다고 하길래 입구 근처에도 안 가봤다;;;




유명한 (특히 한국인에게) 라멘집인 긴류라멘(金龍ラーメン)이다. 아마도 돈코쓰(豚骨) 라멘으로 여겨지는 라멘인데, 그닥 느끼하지 않고 결정적으로 김치가 무한 리필이다-_- 울트라 느끼한데다 냄새가 좀 나는 큐슈(九州)의 돈코쓰 라멘에 비해 한국인들의 입맛에 비교적 잘 맞아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큐슈의 돈코쓰 라멘도 좋아한다) 가게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식권을 뽑도록 되어 있는데, 오사카에는 이런 시스템의 가게들이 꽤 있다. 참고로 저 용은 안움직인다-_-


일본엔 자판기가 참 많다. 음료수부터 시작해서 담배 및 기타 생필품까지 자판기 안에 들어가 길거리에 늘어서 있다. 한국처럼 미성년자의 흡연을 막기 위해 길거리 담배 자판기를 없애는 바람에 담배를 구하기 위해 한밤중에 편의점을 찾아을 헤메이는 일이 별로 발생하지 않아 편하다. :)


음료수 자판기 옆에는 반드시 이렇게 생긴 쓰레기통이 있다. 처음엔 생긴게 재떨이를 닮았길래 담배 꽁초를 집어넣곤 했는데, 알고보니 빈 캔을 수거하는 재활용 쓰레기통이었다-_-


꽤 유명한 쿠이다오레(くいだおれ) 인형이다. 뭔가 허접해 보여도 나름 자동 인형이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다. 쿠이다오레는 앞에서 말한 "먹다가 망한다"는 뜻이라고 한다-_- 일식 레스토랑으로 알고 있는데, 카니도라쿠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그닥 싼 것 같진 않아서 역시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다.


구리코(グリコ) 간판이다. 구리코, 즉 글리코는 일본의 한 제과업체인데, 예전에 몸에 좋다고 알려진 글리코겐 함유 과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회사 이름이 저렇게 구리다. 간판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지님의 설명을 참조하시라.


도톤보리 고쿠라쿠 쇼텐가이(道頓堀極樂商店街)는 도톤보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한다. 꼭 가봐야지 하며 벼르고 있었지만 결국 시간이 늦어 들어가 보진 못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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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關西) 여행기 #1 - 간사이 공항에서 우메다까지

5월 20일~23일, 일본 간사이 지방으로 여행 다녀왔다. 일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다 간사이 지방으로는 두 번째 여행이라 여러모로 수월하리라 예상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예상대로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_-

전체적인 여정은, 숙소는 오사카(大阪)에 잡고 교토(京都) 1일, 나라(奈良) 1일로 계획했는데, 가면서 읽은 책에 낚여-_- 나라 대신 고베(神戶)로 행선지가 바뀌었다. 나라는 항상 여행 일정 계획할 때는 꼭 들어가는데 막상 현지에 가면 안가게되는 이상한 동네다. 이 "가면서 읽은 책"은 뒤에 소개하겠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아마 간사이 지방 여행 하시려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불편함을 잘 견디는 편이라 언제나 비행기도 젤 싼 거, 숙소도 저렴한 곳을 고르곤 했는데, 이번엔 나름 쉬러 가는 건데 잠이라도 제대로 자고 싶어서 처음으로 별 4개짜리 호텔을 예약했다. 바로 이름도 거창한 오사카 다이이치 호텔(大阪 第一 ホテル)이다. 호텔 예약하는 사이트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호텔이고,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_- 개인적으로 (외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외국까지 가서 한국말 듣는 건 좀 별로라고 생각해서 첨엔 리스트에서 제외했었는데,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결국 여기로 결정하게 됐다. 우려와는 달리 비성수기에 여행을 가서 그런지, 한국인은 한 명도 못 봤지만.ㅎㅎ


공항이나 역 같은 공공 시설에서 의외로 한국어가 자주 눈에 띈다. 간사이 국제 공항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항 내부에서는 영어나 일본어를 전혀 못하더라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국어 안내가 잘 되어 있다.




간사이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할 땐 보통 난카이(南海) 공항선을 이용한다. 난카이 공항선의 열차는 종류가 여러개라서 선택해서 탈 수 있는데, 빠른 순서대로 특급(特急, 라피도ラピ-ト), 급행(急行), 보통(普通) 등이 있다. 이 중 특급인 라피도(젤 위의 사진)는 젤루 빠른 데다가 지정 좌석제인지라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근데 뭐 급행만 타도 적당히 빠른 데다가 웬만하면 앉아 올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맞는다면 급행 열차를 추천 드리고 싶다. 위의 사진은 돌아올 때 찍은 거라서 간사이 공항행 열차로 나와 있다.ㅎㅎ

난카이 공항선은 대부분의 코스를 지상으로 해서 오는데, 처음엔 한자와 가타카나로 뒤범벅된 간판들에 신기해 하다가도 건물이나 도시의 모습이 뭔가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왠지 국철 타고 인천이나 수원가는 느낌이라고 할까나-_-

난 카이 공항선을 타고 종점인 난바(なんば)까지 온 후 오사카 시영 지하철로 환승해야 한다. 지난 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지만, 난바는 상당히 큰 역이라 환승하는데 꽤 애를 먹는다. 매번 안내원에게 헬프를 요청해 보지만, 지난 번엔 안내원이 영어를 잘 몰라서 난감했었고, 이번엔 영어 발음을 알아 들을 수 없어서 난감했었다-_- 그나마 환승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일단 지하도로 내려가 보는 것이다. 지하철 표시가 있건 없건 지하도로 내려가면 각종 표지판들이 길안내를 해 주기 때문에 지상에서 헤메는 것보다 백만배는 나을 것이다.

다이이치 호텔을 찾아갈 때는 지하철 미도스지(御堂筋)선이 지나가는 우메다(梅田)역보다 요쓰바시(四つ橋)선이 지나가는 니시우메다(西梅田)역이 훨 가깝다. 난바역에서는 두 선 모두 탈 수 있기 때문에, 빨간색 미도스지선 보다는 파란색 요쓰바시선을 타고 가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을 것이다. 다만, 요쓰바시선을 타려면 미도스지선을 탈 때보다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우메다역에서 호텔까지 가깝다는 거리상의 이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_-


니시우메다역에서 다이이치 호텔까지는 매우 가깝지만 우메다 지하 상가가 보통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에 길을 잘 찾아가야 한다. 난바에서 좀 걷더라도 요쓰바시선을 타는 것을 권장하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다.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서 다이이치 호텔까지 오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지하도를 헤치고 나와야 한다. 다이이치 호텔은 디아모르(ディアモル) 근처에 있기 때문에 디아모르 표시를 쫒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다이이치 호텔은 위치상의 이점이 상당한 호텔이다. 지난 번 오사카에 갔을 때는 난바에 숙소를 잡아서 먹고 마시는 데는 좋았지만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게 상당히 귀찮았는데, 다이이치 호텔은 교통의 요지인 우메다 한 가운데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다만 시설만 보고 따진다면 썩 좋다고는 할 순 없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각도가 저것밖에 안나온다. 화장실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방과 화장실이 매우 좁다는 점과 방음이 안된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비지니스급 호텔이 다들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특별히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만한 엄청난 접근성은 분명 대단한 장점이다.


호텔 정문이다. 1층에 별다방, 지하 2층에 타워레코드 등이 있다. 별다방은 저녁만 되면 평일에도 붐비는 모습이 한국과 그닥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가면서 읽은 책"을 소개하면... 정구미의 <오사카, 고베, 교토>이 다. 저자는 재일교포인데 예전에 한 포털 만화 섹션에 연재한 만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일단 만화로 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데다가 여행 정보와 더불어 일본의 역사/사회적 배경 등을 함께 다루고 있다. 서점을 떠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을 비행기와 난카이 전철 안에서 다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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