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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어제 밤엔
밀린 빨래와 설겆이를 모두 끝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런데..
그 놈의 모기 =.=
귓전에서 자꾸 왱왱거린다
이럴땐 보통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것두 여의치 않으면 주변에 잡히는 아무걸로나 귀를 틀어막고서
간지러운데 한두군데 대충 긁으면서 자면 그만인데
어제는 도저히 그럴수가 없을정도로
간지러운데가 한두군데가 아닌거다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심지어 손바닥 발바닥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군데가 간지러운 통에 도저히 잠을 못자겠는거다
하지만 불을 켜고 일어나 앉아 잡을 엄두도 도저히 안나서
베개를 들고 나와 쇼파에 누웠다
막 잠들려는 찰나,
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래, 창문으로 톡톡 비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우아하게 잠드는거야, 하는데
모기와 간지러움증때문에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귀가 도무지 빗소리에 우아하게 반응하지를 못한다
게다가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고
창문을 톡톡때리는게 아니라 창문이 부서져라 퍼부어댄다
아아- 얼른 잠들어야해- 라는 강박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오고
잠은 들듯말듯 꿈과 현실을 오락가락
도저히 안되겠다
졸린 음악을 듣자, 하며
mp3를 찾아 귀에 꽂는다
헛, 그런데.
자명종시계 밧데리가 없어 낼아침까지만 임시로 mp3 밧데리를 넣어두자고 했던게 기억난다
다시 밧데리를 갈아끼울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말 신경질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고
일어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그러다 빗소리는 조금씩 줄어들고
서서히 아침이 밝아온다
그리고 새벽 6시반
밥하려고 눈을 떴고
온 몸에 수두같이 모기물린 자국으로
방으로 갔더니
배가 터진채 발견된 시체 한 구와
배가 빵빵해진채 잘 기지도 못하는 살아있는 시체 발견
살의를 느끼고 두 마릴 모두 잡아 바닥을 잠시 핏빛으로 물들인다
그래도 이제 아침에 일어나는건 제법하는걸,
하며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 되어 자명종시계를 본다
헛..
그런데 왠걸.
깜박잊고 맞춰놓지도 않았다
그럼, 빳데리는.. 대체 왜 빳데리는 갈아끼웠단 말인가!..
망연자실

 

밖으로 쓰레기차 지나는 소리가 들린다
어제밤에 오빠가 묶어둔 쓰레기봉투가 생각난다
들고 냅따 1층으로 향한다,

휴우- 하마터면 놓칠뻔했는데 아슬아슬하게 골인.

된장국을 끓인다, 옷을 챙겨입는다, 다시 비가 내린다,

그리고 프란체스카가 끝났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배경음악은, 청년실업밴드의 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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