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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교회와 운주사

지난주 전주, 광주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첫 도착지가 전주 리베라호텔이었는데, 마침 그 옆에 천주교전동교회가 있는 터.

새벽기타를 타고 내려간 덕을 봐 근처를 잠깐 둘러보았다.

 

전동교회는 100년전 지어진, 호남지방 최초의 서양식 근대건물. 영화 <약속>에서는 전도연, 박신양이 결혼식 올리는 배경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100년의 세월 동안 겪었을 세월의 풍파와 모진 비바람은 모두 잊은듯

오로지 기품만을 간직한 듯한 성당은, 아름답고 고요하다.

 

광주 근처 화순에는 <운주사>라는 절이 있다. 시간이 되면 가보려 했으나 하루만에 전주찍고 광주, 화순까지 갈 여력은 없었으니. 아쉬운 마음을 예전(아주 예전) 기억에 의존해 몇 가지 메모로만 남긴다.

 

'운주사'는 '천불천탑'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곳. 이름그대로 천개의 불상과 천개의 탑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많은 수가 없어졌다.

신기하게도, 그 곳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정형화'된 탑과 불상은 찾아볼 수 없다. 굴러다니는 큰 바위에 얼굴선 몇 개를 잡아놓은 불상과 특정양식없이 쌓아놓은 석탑. 그래서 오히려 볼수록 정겨운 얼굴, 금방이라도, 안녕, 하고 말걸어올것같은 소박한 마음. 그래서 어떤 이들은 바로 이 곳에서 민간고유 신앙의 흔적을 찾기도 한단다.

몇 번의 학술조사에도 불구하고 은주사 불상과 탑의 창건시대, 세력, 배경에 대한 사실을 밝히지 못하였다니 매우 불가사의한 유적임에 틀림없다.

 

또 하나, 여기에는 와불상이 있다. 그 앞에는 이런 기록이 있는데, 새로운 세상을 기원하던 한 사람이 밤낮으로 기도하던 어느 마지막날 부처님을 조각하던 석공들은 하늘로 날아가버리고 난데없이 와불상이 만들어져있더란다.

하지만 나의 추측은 이렇다. 석공들이 바위에 조각하는 것까진 끝냈으나 더이상 임금체불을 견디지 못하고는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결국 불상은 세워지지 못하고 땅위에만 누워있게 된 것이라는.. ㅎㅎ 아님 말구.

언제고 광주에 가게 되면 그땐 꼭 짬을 내 다시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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