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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9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9/25
    ..(6)
    노란리본
  2. 2006/09/14
    그대 잘 가라..
    노란리본
  3. 2006/09/11
    병원가기(3)
    노란리본

..

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 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 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한 골목골목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 보다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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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세상 그 어떤 죽음이 슬프지 않겠는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였으며

동시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하는 중이었기에

정작 그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다만, 나는 그를 최후의 순간으로 몰고 간

일상의 온갖 불안과 두려움

그따위 것들이 불쑥불쑥 찾아들게 한 그의 상황들이 안타깝거나 괴로울 뿐.

 

나또한 그와 같다면 감당치 못했을 영혼의 상처들.

그렇다면,

마치 병상에서 금방 일어난 이와 같이 휘청대며 고스란히 안고 서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렇지만,

힘들고 지친 다른 이들은 지금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억 속 그를 끄집어내는 것은 나를 점점 슬프고 지치게 한다

나의 영혼은 점점 닳아 메말라간다

 

여전히 나는 답을 모르는 채이고

어쩌면 질문은 점점 쌓여만 갈지 모르겠으나

 

이제 나는 너무 늦었고

너는 이미 멀리 가 있으므로.

 

그대, 잘 가라..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오직 매년 이 날을 기억하겠다는 약속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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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가기

"술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목이 간질간질하고 침 삼키기가 괴 로울만큼 따가운 순간엔 어떻게하냐는 물음에

"따뜻한 물을 마셔주는게 가장 좋아요"

라고 하신 의사님의 말씀에 대한 나의 반응이었다.

 

술은 물과 비슷한 액체 아닌가.

게다가

천하장사 이름에 딱인 '오동구' 만큼이나

술과 물은 이름에서도 삘이 딱 오지 않는가.

 

여튼

술은 편도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점점 나빠지게 할 뿐이라는 의사님의 단호한 목소리와 외계인 보는 듯한 시선이

나를 매우 주눅들고 의기소침하게 만들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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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만성 비염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

한 재에 십 몇 만원씩을 들여 한약을 지어 먹으며

두 세달을 치료에 매진할 것인가.

아니면,

매 환절기마다 도무지가 '우아'라고는 손발씻고 돋보기로 찾아봐도 찾아지지가 않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과 잠정적으로 안녕할 것인가.

 

헛, 그러고보니..

아침에 지은 이틀치 가루약 조차

깜빡하고, 손도 대지 않았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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