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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세상 그 어떤 죽음이 슬프지 않겠는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였으며

동시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하는 중이었기에

정작 그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다만, 나는 그를 최후의 순간으로 몰고 간

일상의 온갖 불안과 두려움

그따위 것들이 불쑥불쑥 찾아들게 한 그의 상황들이 안타깝거나 괴로울 뿐.

 

나또한 그와 같다면 감당치 못했을 영혼의 상처들.

그렇다면,

마치 병상에서 금방 일어난 이와 같이 휘청대며 고스란히 안고 서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렇지만,

힘들고 지친 다른 이들은 지금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억 속 그를 끄집어내는 것은 나를 점점 슬프고 지치게 한다

나의 영혼은 점점 닳아 메말라간다

 

여전히 나는 답을 모르는 채이고

어쩌면 질문은 점점 쌓여만 갈지 모르겠으나

 

이제 나는 너무 늦었고

너는 이미 멀리 가 있으므로.

 

그대, 잘 가라..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오직 매년 이 날을 기억하겠다는 약속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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