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신앙고백 2014/06/27 15:35

<분더바 투쟁 승리에 대한 혁명기도원의 성명서>

분더바의 승리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하합니다!

101일의 농성 끝에 드디어 분더바 투쟁이 협상을 통한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가게 주인이신 두 분과 함께 서로의 인간됨을 놓지 않고 건물주의 양심적인 대처와 원만한 협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오늘의 승리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몸과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이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임을 믿습니다. 두리반, 카페 12pm, 놀란곱창, 신신원, 곱창포차에서의 승리는 참으로 기적적이었으며, 이번 분더바의 승리도 또 하나의 작지만 큰 기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모든 것을 걸고 마련한 가게를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빼앗길 위기에 처한 이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홍대의 소규모 점포는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명도집행의 위기 앞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위기가 단순히 건물주의 죄된 심성으로 인해 초래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이 위기의 배후에는 불의한 법과 제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 이상 건물주의 선의나 투쟁을 통한 협상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법과 제도의 개선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예언자 에제키엘(에스겔)은 하느님의 성전으로부터 물이 차고 넘쳐 그 물이 온 세계로 뻗어 가며 새로운 물길을 내는 환상을 봅니다. (겔 47:1-12) 이 물은 닿는 곳곳마다 생명을 살립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으로부터 물이 흐르기를 고대합니다. 그 물은 자신을 보호할 수 없어 일방적인 폭력 앞에 내던져진 이들을 살리는 물입니다. 강제 명도집행 앞에서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쫓겨나는 힘없는 이들을 위한 물입니다.

우리는 이 물이 십자가에서 권력자들의 불의를 폭로하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이미 흐르기 시작했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물을 마시어 생명을 얻고, 그 물을 수많은 이들이 마실 수 있도록 물길을 내는 일에 초청받았음도 믿습니다. (요 7:37-38)
한 번 흐른 물길은, 그 물이 끊이지 않는 한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흐르기 시작한 이 물은 우리를 통해 보호받지 못하고 힘없는 이들에게로 흐를 것입니다. 주거세입자와 상가세입자의 권리를 지키고 그들의 신음에 응답하는 법과 제도의 제정이야말로 하느님이 원하시는 물길을 내는 일입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하느님의 강물이 닿는 곳에서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 나오고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볼 것입니다. 정의가 하느님 앞을 걸어 나가고, 평화가 그 발자취를 따라갈 것입니다. (시 85:10-11,13)

강한 자와 약한 자의 평화를 위해서는 정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진실에 대한 정직한 갈망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정의가 무너지고 진실이 가리워진 곳은 그곳이 어디이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 곳이며 그를 따르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입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정의를 외치며, 기도하며, 노래하며, 평화를 이루기 위해 함께 싸우고, 웃고, 울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길입니다. 정의의 뒤를 따라 평화를 인도하며 우리는 묵묵히 걸을 것입니다.

그 발걸음에 여러분의 발걸음 또한 더해지기를 기다립니다. 함께 기적을 이룹시다. 더 이상 그 기적이 없어도 되는, 하느님의 강물이 차고 넘쳐 온 세계를 살리는 그 날까지!

구주강생 2014년 6월 27일 혁명기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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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7 15:35 2014/06/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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