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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이셀, 글리벡의 오류를 반복하지 말라

름달님의 ['스프라이셀' 약가협상에 대한 백혈병환우회의 입장] 에 관련된 글.

 

스프라이셀, 글리벡의 오류를 반복하지 말라.

- 약제비적정화방안의 무력함이 스프라이셀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2007년 10월 심평원 약제전문평가위원회의 스프라이셀 보험적용 결정 이후 건강보험공단은 브리스톨마이어스큅 사(이하 BMS)와 약가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BMS는 스프라이셀의 가격을 글리벡 투약비용과 비교하여 주장하고 있는 1정당 69,135원을 고집하여 결국 2008년 1월 14일 약가 협상은 결렬되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스프라이셀이 진료에 필수적인 약제라고 판단하여 3월 첫째 주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의 공급’ 자체가 아니라 실제 환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약값‘이라고 판단한다. 스프라이셀을 가장 간절히 원하고 있는 환자들조차 스프라이셀이 비싼 약값으로 빨리 등재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자들에게 '접근 가능한' 약이 될 수 있도록 먼저 약가 협상이 충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약을 간절히 원하는 당사자인 환자들의 요구가 이러한데, 복지부는 이를 반영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현재 이러한 상황은 한미 FTA 협상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와 미국의 압력에 맞서 약제비적정화방안을 지켜냈다고 자랑했던 보건복지부 주장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이미 알려졌다시피 BMS는 스프라이셀 가격을 또 다른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을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다시피 글리벡은 선진7개국 평균약가(A7 약가)를 기준으로 산정되어 월 300-600만원의 약값을 부담케 하는 대표적인 고가약제 중 하나이다. 약제비적정화방안을 도입하면서 정부는 선진7개국 평균약가라는 기준을 삭제했다고 자랑까지 했다. 그러나 이미 선진7개국 평균약가로 정해진 글리벡 약값이 인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복지부의 약제비적정화방안 ‘약가재평가’에서는 여전히 선진7개국 조정평균가를 기준으로 남겨두고 있어 다른 모든 약품들도 약가를 인하시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A7 조정평균가의 폐단 때문에 이를 삭제하였으면서도 약가재평가에 이 항목을 남겨둔 문제로 인해 국민들은 또 스프라이셀에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처음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던 글리벡은 이미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전문의약품으로 변경되었음에도 약가가 전혀 인하되지 않았다.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약가협상지침을 보면 사용량과 연동하여 약가를 협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 지침은 등재 후 1년간 사용량이 협상 시 제출한 예상사용량의 30%를 초과한 경우, 등재 후 2년 이상 경과한 약제에 대하여는 전년도 보험급여 청구량이 전전년도 보험급여 청구량의 60%를 초과한 경우에 한정하도록 되어있어 약물별로 사용량이 증가하는 시점과 그 비율이 천차만별인 현 상황에서는 가격-수량연동제도를 통해 약가를 인하시킬 수 없는 지침일 뿐이다.


더군다나 글리벡과 같이 약제비적정화방안 이전에 등재되었으나 사용량이 급증한 고가의약품의 약가를 인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상황이다. 즉 선진 7개국 약가를 근거로 약값을 높게 책정해주고, 이후에 약가를 인하시킬 방법도 의지도 없이 다국적제약회사에게 국민의 돈을 그대로 퍼주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약제비적정화방안이 결코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향상시키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임을 다시 한번 스프라이셀과 글리벡을 통해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글리벡과 같이 약가를 높이 책정해주고 대신 제약사의 환자본인부담금 지원이라는 형태를 받아들이는 것은 건강보험재정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퍼주는 동시에 다국적 제약회사의 ‘시혜’를 가장한 고가 유지 정책·마케팅 술수에 놀아나는 것 뿐이다.


한국정부는 또 한번 다국적 제약사들의 마케팅 술수에 놀아날 것인가? 한국정부가 할 일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윤'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는 가격으로 약가를 산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현 시점에서 드러난 약제비적정화방안의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에서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확대를 약속 했다. 그러나 스프라이셀 약가결정과정에서 보이는 것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확대이기는 커녕 중증 환자에게는 고가의 약값을 떠 넘기고 다국적 제약사에게는 최대의 이익을 안기려는 모습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환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건강보험당연지정제 폐지, 민간의료보험활성화를 논할 것이 아니라 당장 스프라이셀 약가를 대폭 인하하고 약제비적정화방을 개선하여 중증질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2008년 2월 29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보공유연대 IPLeft,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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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일정: 2월 6일~7일

찾아간곳: 경주남산, 감은사지 삼층석탑, 문무대왕암/ 불국사

 

1년에 한번, 집에 가야하는 구정.

고등학교때부터 집을 나와 향수병이 좀 심했었는데, 대학을 간 이후로 향수병은 커녕 집에 가기가 싫어졌다.

친지들이 보고싶은 것도 아니고, 만날 친구도 없고, 좋아서 싸돌아다녔던 자연산천도 예전처럼 느껴지지않고, 아빠하고 대화라는 걸 한지도 한참전이라.....보통 2박3일동안 방바닥에 붙어서 텔레비젼보고 먹고 자고 뒹굴뒹굴.....그나마 격식차린다고 설날아침 세배할때는 화장하고 옷도 평소와 달리 입어보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귀찮아지고....동생들은 안그런데 나만 그렇다.

 

이번설에는 연휴도 길다.

그래서 짱돌을 굴려서 경주를 들렀다 집에 가기로 일찌감치 계획을 세웠다. 경주는 중학교 2학년때인가 한번 가봤는데, 겨울안개가 바닥까지 자욱한 날의 느낌이 좋아서 겨울이면 가고 싶었던 곳이다. 5일 오후 2시에 버스를 타고 6시 반경에 도착했다. 농협하나로마트가 보이길래 삼겹살+목살 1근, 고추, 쌈장, 새송이, 깻잎, 쥐포를 샀다. 설준비하는 사람들로 빠글빠글.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데 이미 캄캄해서 주변길이 보이지않았지만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올라.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후라이팬에 삼겹이를 올려놓고 익을동안 막걸리를 마셨다. 일동막걸리는 별로였다. 근데 삼겹살이 정말 정말 쫀득거리고 맛있었다. 겨울밤은 깊어가고 나는 놀러왔고 경주는 어떤 곳일까 설레이고 하아하아 술이 술술 넘어가고.....그래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6일 아침

5시에 깼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는 한달정도는 경주에 머물러야한다고 되어있었지만

나에게는 하루하고 반나절정도의 시간이 있다. 어디를 가야할까 욕심을 부리다가 첫날은 남산, 감은사지, 대왕암/ 다음날은 불국사, 경주박물관로 꼽아봤다. 우동사발면과 빵으로 아침을 먹고 설렁설렁 걸어나왔다. 택시가 옆에 서더니 택시기사아저씨가 우리에게 셈을 해보란다. 버스요금이랑 별로 차이안난다는 말에, 그리고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않다는 생각에 택시를 탔다. 남산쌍탑으로 갈거예요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자기 핸드폰에 찍어놓은 사진이 있다며 보여주었는데 그게 남산쌍탑인지 알 길이 없어 그런가보다고 아저씨에게 모든걸 맡겨야했다. 아저씨는 삼릉으로 가면 된다고 결론을 내리시더니 경주에서 제일 큰산은 '단석산'이라고, 김유신장군이 그 산에서 도를 닦다가 하늘에서 칼을 내려받았는데 그 칼로 바위를 내려쳐서 단방에 잘랐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그 산 정상에 두조각이 난 바위가 있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단석산은 국립공원이었다. 꽤나 큰 산인 모양이다. 경주빵과 황남빵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주었는데, 황남(동네이름)에 살던 분이 만들기시작했는데 돈을 꽤 벌었다고 한다. 그 분이 나이가 들자 황남빵 만드는 기술을 아들에게 전수해주지 않고 함께 빵을 만들었던 이에게 물려줄(?) 생각이었단다. 그런데 아들이 사업을 했는지 우쨌는지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와서는 아버지의 황남빵 사업을 자기가 직접 했단다. 그러면서 '황남빵'에 대한 특허(인지 상표인지...)를 내서 황남빵에 대한 독점을 하게 되면서 다른 이들은 '경주빵'이라는 이름으로 그 빵을 팔게 되었단다. 경주 곳곳에 경주빵, 찰보리빵집이 정말 많았다. 이런 저런 아저씨의 얘기가 재미있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영화'밀양'에서 전도연이 송강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갈때 송강호가 '밀양은 한나라당 도시고예...사람사는데가 똑같지예..' 뭐 이런 대사를 했던거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유쾌했다.

 

9시 45분경에 삼릉에 도착해서 삼릉계곡마애불, 선각육존불-상선암-금오산-용장사지석탑과 석불-임도를 따라 통일전에 이르니 오후 2시경. 금오산은 높거나 험한 산이 아니어서 등산을 하려했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않을 것이다. 남산은 걷고 보고 느끼는 산이다. 그리고 나이가 든 산이다. 느낌이 그렇다. 인왕산도 나이가 든 느낌인데 남산은 좀 귀여운 느낌이 같이 있다. 남산은 빨리 오르면 곳곳의 불상들과 문화재들을 놓치기 싶상이다. 상선암위에 부조로 새겨진 불상도 멀찍이서 봤다. 불상이나 절터나 요란하게 나 여기 있다라고 표시를 내지 않는다. 경주자체가 그런 것 같다. 첨성대와 분황사탑도 버스안에서 우연히 봤다. 경주는 느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따박따박 걸어야 할 것 같다. 통일전으로 내려오니 옆에 화랑교육원이 있고, 남산과는 정말 안어울리게 각을 맞춰서 널찍하게 지어놓고는 무슨무슨 왕의 업적이 어쩌고...안내판을 죽 읽다보니 박정희가 어쩌고 해서 통일전을 만들었다나...딱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걸 떠나 경주와 어울리지않는 저런거를 만들어서 뭘 과시하여 뭘 했나 싶었다. 짐작컨대 경주관광오는 사람들에게 통일전과 화랑교육원이 많이 알려져있는 모양인 듯. 택시기사아저씨도 남산에 데려달라고 했을때 통일전과 화랑교육원으로 갈까를 먼저 물었었다. 여하튼 남산쌍탑은 못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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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일요일에 아침9시부터 저녁9시까지 약국에서 알바를 한다.

근처병원 3곳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서 오전에는 엄청 바쁘고, 오후에는 조금 한산하다가 저녁에는 다시 바빠진다. 대체로.

 

지난주에 있었던 일인데

오후에 할머니가 무좀약을 사러왔다. 연고를 드렸다. 할머니가 누구를 좀 기다렸다 가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서비스로 드리는(약국에서 손님끌려고 공짜로 매실, 비타민, 쌍화탕 같은 음료를 준다) 쌍화탕을 하나 드렸다. 곧 다른 할머니 한분이 오셨다. 두분은 약간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곧 대화를 시작했다.

할머니가 무좀연고 샀다고 하니 친구할머니가 식초에 정로환을 녹여서 발을 담가보라고 권한다. 그러자 할머니가 해봤는데 소용없다고, 각질이 벗겨지고 깨끗해져서 좋아지는 듯 하더니 나중에는 더 안좋아지더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얘기는 이런 저런 주제로 퍼져갔다. 그러기를 1시간 30분 정도 하셨다.

 

대학병원앞이나 중소병원이상의 규모가 있는 병원앞에 있는 약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5초단위로 약을 받아서 가기가 바쁘고 때로는 완전 아수라장 마냥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그러다보면 복약지도나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묻고 답할 시간도 없다. 지금 다니는 곳은 동네약국이다. 시간적 여유가 좀 있고, 오는 환자들이 자기들끼리 아는 경우도 많다.

 

할머니들끼리 나누는 정보공유는 약국에서 혹은 병원에서 듣는 의학, 의약 정보보다 더 유용할 경우가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의 손에 넘겨지면서 저런 정보공유는 비과학적인 혹은 위험한 것으로 취급되어졌던 것 같다. 연달아 드는 생각은 약국은 어떤 공간이면 좋을까란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약국은 '사적 영업소'가 된지 오래된 것 같다. 그리고 굳이 약국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다리가 아파서 잠시 앉았다가거나 아는 사람과 잠시 수다를 떨고 가는 사람, 좀 만만해보이는(?) 약사를 상대로 넉두리를 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역시 내 경험으로는) 대부분 나이가 좀 있는 여성들이다. 아주머니, 할머니. 그녀들이 돈을 내지않고 갈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돈을 내더라도 갈 만한 곳이 별로 없다. 약과 약국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왔고 어떤 공간이면 좋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얽히는 하루.....

 

해가 질 무렵

젊은 여성이 왔다. 필요한 약을 사고는 물어볼 게 있단다.

그 전에 '결혼하셨지요?'라고 묻는 게 쫌 그랬다.

그녀는 '태몽은 임신후에 꾸기도 하나요?'라고 물었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결혼을 했어도 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동네어르신들에게 물어보는게 더 나을텐데 왜 나한테 물어보는거야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듣는 질문이기도 하고 약간 황당함마저 들어서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들었다.

태몽이란게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우쨌든 태몽은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일련의 과정에서

존재를 알리는 첫 징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성은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늙고 아프고 죽는 과정상의 정신적, 신체적 변화에 관해 문의하기위한 1차적으로 혹은 가장 문턱이 낮은  곳을 약국으로 생각한건가?

약국에 와서 약을 안사가지고 나가면 미안해지고 무안해지는 그런 곳이 아니라....사람이 많이 아파야 약국이나 병원이 잘 되는 지금의 현실과 다른 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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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left 엠티

일시: 2월 2일~3일(토,일)

장소: 강촌, 검봉산

등산코스:

○ 효심민박집-(5분)-강선사 입구-(44분) -강선사- 강선봉(485m)-(32분)-제6지점-(13분)-검봉 정상-(45분)-구곡폭포, 문배마을 갈림길-(17분)-구곡폭포-(15분)-구곡폭포관광단지 매표소 ( 약 8km, 4시간 )
http://www.koreasan.com/san-search/san_view_form.php?num=127&p=1&mode=1&keytext=검봉&flag_head=

 

산이 부른다는 홍지, 겨울엔 온천이 좋다는 다섯병과 지성의 의견사이에서 둘 중 산이 더 좋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IT노조 엠티와 겹친 동준이 있어 장소는 고민할 필요없이 강촌으로 정해졌다. 즉 강촌에 있는 산으로 가자가 된 것이다. 그 산은 '검봉산'

토욜 청량리역에서 10시 30분 무궁화호를 타고 12시 14분에 도착.

12시 30분에 따로 차를 굴려 온 오병과 만나 강촌역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출발했다. 아무리 촌스럽다고 하지만 비스듬히 어깨를 부딪히고 15도 각도로 자세를 잡는데는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무엇이 있을 것이다. 숙소에 차와 짐을 놔두고 김밥을 사서 등산을 시작한 시각은 1시 6분.

 

원래 선택한 등산코스는 위의 것이 아니었으나

갈림길을 본 적도 없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올랐는데도 설명에 나와있던 2번의 쇠줄타기가 나오질 않더니 첫번째 봉우리에 올랐는데 그것이 강선봉, 코스변경이 문제가 아니라 순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기때문에 가다보면 길이 있겠지라고 여유있게 생각할 처지가 아니었다. 다행히 등산안내코스에 강선봉을 지나는 위의 코스가 나와있어 시간과 거리를 예상하면서 등산을 할 수 있었다.

강선봉까지는 거의 오르막인데, 다섯병은 어지럽다했고, 희진은 계속 배가 고프다고 했다. 홍지는 젊어서 그런지 산이 그녀를 불러서 그런건지 쑥쑥 올라갔고, 지성은 생기신대로 가벼이 심지어 뛰어올라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옷을 몽땅 지고 올라가는 등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등산하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는데....혼자 혹은 둘이서 등산을 하면 좀 심심하다. 그래서 더 오름과 내림, 오솔길, 나무, 새, 풀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여럿이서 등산을 하면 앞,뒤사람 코훌쩍이는 소리도 들리고 끝없이 수다가 튀어나오고, 서로 가져온것을 필요에 따라 공유하기도 하고-음식뿐아니라 옷, 물품 등-등산의 요령을 배울 수도 있다-다섯병이 왈, 내려갈때는 다리를 약간 벌리고  ㅅ자모양으로 걸으면 균형잡기가 좋단다. 맞더라고. 딱따구리가 나무파는 것도 봤다. 까마귀 소리도 좋았다. 능선따라 난 오솔길..나는 그런 길이 참 좋다)

 

설명에 나와있는 예상시간은 4시간인데 우리는 3시간 45분 걸렸다.

내려오는 길에 동동주집....좁쌀동동주와 감자전, 칡전, 도토리묵...

등산한데다 추운데 있다 따뜻한 곳에서 색깔마저도 찐한 동동주를 마시면 혈관을 타고 솨악 퍼질 거라 기대했는데 느낌이 안왔다. 그래서 더 먹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고만 먹자 했다. 저녁으로 삼겹살에 쇠주를 먹어야하니까. 나는 저녁에 서울로 돌아와야하는데 ㅠㅠ

자전거길을 따라 숙소까지 걸어왔다.

조용한데 집들에서는 다들 불이 켜져있다. 그러면 안무섭다(밤길은 어딜가나 여성에겐 무섭다. 게중 변두리길이나 시골길이 밤에 무서운 이유는 내가 중학생일 무렵 한창 봉고차와 인신매매로 떠들썩했다. 도시에서의 밤길과 달리 한적한 밤길은 어릴적 기억과 함께 무섭다) 

하늘에 별이 떴다. 바람이 차가우면서 시원했다. 그렇게 걷는게 좋았다. 서울로 돌아가야하는데 마음은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얕은 내리막길이 나오자 랄랄라스머프를 하자고 했다. 랄랄라 스머프는 내가 기분좋을때 종종 하는 놀이인데 옆에 있는 사람과 손을 잡고 '랄랄라 랄랄라' 스머프 노래를 부르면서 팔짝팔짝거리며 내려오는거다. 사람들이 해보더니 부끄럽다했다. 나랑 같이 사는 사람도 처음에는 부끄럽다했는데 지금은 좋아한다. 랄랄라 스머프를 하고 나면 기분이 억수 좋아지고 오버모드가 자연스러워진다.

 

숙소-강촌에 살고싶다-에 도착해서 다섯병과 지성이 장을 봐왔다. 햇반을 중탕하고, 삼겹살, 목살 3근과 풍부하게 많은 술들을 펼쳐놓고 먹다보니 술은 안취하는데 가기가 넘 싫어지는 거다. 마지막 기차는 10시. 민호와 동준이 함께 한 시간은 저녁. 정우는 도착하면 내가 떠난 시간....아아하 마음이 약해지는거...

사람들도 은근히 가지말라고 잡네...희진이 새벽기차타고 같이 가자고 한다...그러다 정우가 새벽에 차로 약국까지 태워준단다...그래서 내일 버텨보지머 너무 쉽게 결정을 하고....이미 오버상태에서 기분이 더 좋아져서 술을 막 들어갔다. 그래도 취하지않는 것을 '때가 왔구나'라고 생각하고 엄청 마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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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에 출발하기로 하고 2시반쯤 잤다. 모두들 나를 위해 핸폰알람을 다 맞춰주었다.

5시에 나오는데 바람은 우찌나 찬지...6시 45분쯤 집에 도착할때까지 정우의 분한 사정에 대해 들었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썩을놈의 돈과 돈에 얽힌 사람들....

12시간 일했다. 아침에는 후덜거리더니 점심을 먹고나서 서서히 회복했다. 근데 전날 대부분의 술을 내가 마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좌절했다. 더 우울하게 만든것은 민호, 정우, 희진, 홍지, 동준과 나눈 얘기가 별로 없다는 거. 나는 그 많은 술을 마시면서 뭘한거지? 에효..

사람들은 산뜻하게 축령산휴양림에서 산소를 마시고 있다나...부러워부러워....

 

참 좋았는데 참 재밌었는데

참 잘 놀았는데.....

올해는 좀좀좀 눈빛을 보고 귀를 기울이며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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