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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26
    어떤나라; A State Of Mind(3)
    겨울철쭉

어떤나라; A State Of Mind

어떤나라 ; A State Of Mind

북조선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는 것으로 잘 알려진 다큐. 다니엘 고든 감독은 평양의 '평범한' 소녀 두 명에 대한 다큐를 통해서 (배급사 혹은 민족주의 진영의 표현에 의하면)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말한다. 내가 즐겨보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원작보다 축약된 40여분 가량으로 방영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축약본은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는데, 다만 대사가 영어이고 자막은 없다. 아래 링크 참조. (자막이라도 있으면 볼 만 할 텐데; ㅋ)

이 작품의 장점은, 감독이 자신의 어떤 의도를 덧칠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사고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는 것같다.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두 소녀의 이야기. (전작인 <천리마 축구단>은 보지 못해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걸 안 본 것은 무엇보다 내가 남북일관 민족동원 스포츠로서 축구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평양이, '전시도시'라는 것은 알려져있고, 작품 중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어떤 면에서는 더 장점인데, 북조선 체제가 "원하는 것" 혹은 "전시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큐의 한 부문에서 자막이 나온다.
Developing mass gymnastics is important in training school childern to be fully developed Communist people - Kim Jong Il, 1987

이 구절만으로도 '꾸웩'이지만, 장군님 말씀에 이어지는 구절을 보자.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 찾았다.)
Developing mass gymnastics is important in training children to be fully developed communist people, to be a fully developed communist man, one must acquire a revolutionary ideology, the knowledge of many fields, rich cultural attainments and a healthy and strong physique. These are the basic qualities required of a man of the communist type. Mass gymnastics play an important role in training schoolchildren to acquire these communist qualities. Mass gymnastics foster particularly healthy and strong physiques, a high degree of organization, discipline and collectivism in schoolchildren, The schoolchildren, conscious that a single slip in their action may spoil their mass gymnastic performance, make every effort to subordinate all their thoughts and actions to the collective.'
On Further Developing Mass Gymnastics. Talk to mass Gymnastics Producers. April 11th 1987 Kim Jong Il

밑줄 친 부분만 번역해보면,
집단체조를 발전시키는 것은 어린 학생들을 완숙한 공산주의자로 훈련시키는 데 중요하다... 어린 학생들은 그들의 전체 사고와 행동을 공동체에 복속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게 된다. (김정일 발언, 1987.4.11)



보고 나서 사람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테고, 특히 영화사의 홍보처럼, 북조선 인민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거나, 혹은 그들의 '고난의 행군'이 이유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너무 뻔한 것들이고, 미국-남한 보수 언론들의 프로파겐다를 그대로 믿지 않는 바에야..) 그러나 위의 김정일 장군의 말씀은 다큐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상기해야한다.

대단히 미안한 말씀이지만, "공산주의"가, 위에 김정일 장군님 말씀같은 거라면, 나는 그거 안 할한다.
역겹다.
인민을 공동체에 복속시키기 위한 육체적-정신적 훈육체계를 발전시켜야한다는 것이,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두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연합 an association, in which the free development of each is the condition for the free development of all",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사람들이 할일인가? 그것은 감옥-공장-학교로 발전된 자본주의 훈육체계를 그대로 모방할 뿐 아니라, 조선식으로('우리식'이라곤 말하지 말아줘) '발전'시키고 있지 않은가?

씨네21에 영화5자평을 쓴 박평식이란 분은 다큐에 대해서 "미선이 효순이처럼 불행하진 않을 어떤 소녀들"이라고 썼는데, 대단히 미안한 말씀이지만, 박현순, 김송연 두 평양 소녀뿐 아니라 무엇보다 미선, 효순을 위해서라도 그런 식으로 후안무치한 말장난을 해서는 안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아래 포스트에 쓴 것처럼 우리가 2007년 현재에도 공산주의자이고자 한다면, 그것은 국가이데올로기가 된 스탈린주의, 김일성주의가 아닌 다른 이념이어야할 것이다.(이런 점에서도 대안세계화-다음 세대의 공산주의의 이념과 상을 사고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는 그것을 무엇보다 "지성의 명철함과 지성에 대한 대중운동들의 우위" 속에서 찾아가는 중이지만, 적어도 집단체조로 키워지는 사람들을 만들어갈 사회가 아닐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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