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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울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애가 울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일찌기 육아 초반에

애 우는 소리를 구분하는 경지에 올랐지만

 

요즘은 미루가 크기도 하고

울음 소리도 좀 달라진 것 같고

 

아무튼 울음소리 구분하는게 다시 어려워졌습니다.

 

게다가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주선생님이나 저나

정신을 못 차려서 적절한 대처를 못하고 허둥대는게 문제입니다.

 

주선생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렇고

저는 좀 괜찮은 듯 하다가 다시 정신없다가 그렇습니다.

 

한때는 이 문제 때문에

제가 주선생님을 구박도 많이 했습니다.

 

"제발 정신 좀 차려...애가 그렇게 우는 데 자꾸 젖만 물릴려고 하면 어떡해..?"

 

미루를 확 뺏어서 등을 퍽퍽 치면

"꺼억~" 트림을 합니다. 울음을 그칩니다.

 

이런 경우가 정말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래도 주선생님은 미루가 울면

애 우는 거 처음 본 사람처럼 당황합니다.

 

"아까 젖먹일 때..미루가 계속 우는 거야...

왜 젖 안 먹고 우나 ..계속 달래도 울어...한참 그러다가 보니까 세상에

오줌을 잔뜩 싸놨더라구..."

 

다른 애들은 오줌 싸도 하루 종일

모르고 잘만 논다더만

 

미루는 오줌싸면 그걸 못 참고

곧바로 예민함을 과시합니다.

즉시 갈아주지 않으면 피곤해집니다.

 

"왜 미루가 울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지지? 기저귀 보면 되는 건데

그걸 그렇게 계속 젖만 먹일려고 했으니...."

 

"그러게..나라도 정신 차려야 하는데, 나도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새 더 그래..."

 

미루가 우는 건

졸리거나, 배고프거나, 트림을 해야 하거나, 똥오줌을 쌌을 때니까

4가지만 확인하고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해주면 되는데

그걸 못합니다.

 

게다가 요즘엔 4가지 이유 말고도

예를 들면 더울 때나 자기 노는 데 옆에 없을 때

칭얼대고 울고 그럽니다.

 

"정신 좀 차리고...잘 해봐야 겠다. 예전처럼..."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집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미루를 목욕시키고

젖을 물려 재우려고 했습니다.

 

미루가 또 꽥꽥 웁니다.

 

"어휴~~진짜.. 얘 왜 또 젖 안 먹고 울어~~"

 

주선생님 너무 짜증이 나나 봅니다.

 

이불 뒤집어 쓰고 소리라도 지를 것을 권하고 싶은 분위기입니다.

 

저도 속에서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일단 참고

 

재빨리 달려가서 미루를 안아 올려서

좀 달래주려고, 등을 토닥여줬습니다.

 

"꺼억~~"

 

미루는 트림을 안해서 운 것이었습니다.

 

잘 해보자고 마음을 다져 놓고

또 이유를 모르고 정신 없어 했습니다.

 

애 낳고 키우는 엄마들을 보니까

대부분 애가 울면 자동적으로 정신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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