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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책

[***한 달 전쯤에 종이에 끄적여 놨던 글인데 인제 올립니다***]

 

주선생님이

미루를 엄청 이뻐합니다.

 

"으하하하하~"

 

미루를 안고 뒹굽니다.

 

미루도 소리를 냅니다.

"낑낑"

 

또 한 바퀴 뒹굽니다.

 

"낑낑...낑"

 

다시 한 바퀴 뒹굽니다.

미루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이제 그만 하지'

 

속으로 생각하는데

딱 그때 주선생님이 말합니다.

 

"미루는 엄마가 이렇게 괴롭히는데 안 힘든가 보네..."

 

그러더니 또 계속 뒹굽니다.

 

미루는 너무 괴로워하고

주선생님은 혼자 신났습니다.

 

봄이 되니까 주선생님이 힘이 넘칩니다.

 

미루를 놀이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집앞 공원에 들렀습니다.

 

미루를 낳고 처음 맞는 봄

살구꽃, 매화, 벚꽃이 사방에 뿌려져 있습니다.

 

세심한 집중력으로

공원을 정밀 탐구하는데

'복자기'라는 식물도 보입니다.

 

잎이 꽃봉오리처럼 모여 있는게

아주 신기합니다.

 

"어? 저쪽 봐..잎이 펼쳐져 있는 것도 있어"

 

남 집중탐구할 때

꼭 딴 데 보는 주선생님이

 

10미터 쯤 뒤에 잎이 활짝 핀

복자기를 발견했습니다.

 

꽃이 아니라 잎만으로도 너무 이쁩니다.

 

"역시 과정 하나하나가 다 이뻐~미루 키우는 것도 그럴거야"

 

언제나 생활 속에서

교훈을 찾기에 여념 없는

주선생님의 말입니다.

 

아침엔 괴롭히더니

봄을 보니까 미루가 생각나는 모양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미루한테도 꽃과 나무를 보여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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