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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 일어나더니

미루가 잠이 드는

저녁 8시 이후는 우리의 자유시간입니다.

 

근데 요새는 미루가 자다 깨는 날이 많아서

별로 자유롭지 않습니다.

 

"끼잉~"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달려가느라고

항상 대기 상태입니다.

 

두 달 전 일입니다.

 

"끼잉~"

"미루 깼다"

 

젖 먹을 시간은 아니고

토닥 거리면 금방 잠 들 것 같을 때는

제가 달려갑니다.

 

문을 열었습니다.

 

미루가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졸려서 눈은 못 뜨는 게

두 손을 열심히 부딪힙니다.

 

"현숙아~미루가 일어나서 박수 쳐..."

"히히. 정말? 어디어디"

 

주선생님은 좋은 구경거리 났다고 좋아하고

미루는 인상을 쓰면서 계속 박수를 쳤습니다.

 

한 달 전 일입니다.

 

"미루 깼다"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미루가 방에서 기어 나오고 있습니다.

눈은 여전히 감고 있습니다.

 

보름 전쯤 일입니다.

 

"미루 깬 거 같애"

"현숙아 문 조심해서 열어"

 

주선생님이 달려 갔습니다.

문을 조심 조심 엽니다.

미루가 기어 오다가 부딪히면 큰 일 납니다.

 

문을 열던 주선생님이

깜짝 놀랍니다.

 

미루는 진작에 다 기어와서

문을 잡고 서서 문을 긁고 있었습니다.

탈출을 시도했던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루가 자다가 깨서 하는 짓은 모두

그 시기에 한참 재미 붙인 것들입니다.

 

한참 박수 칠 때는 자다가 일어나서 박수 치고

한참 길 때는 자다 일어나서 깁니다.

 

열흘 쯤 전에는

미루가 깨서 갔더니

침대를 잡고 서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상구~미루 봐~"

 

주선생님의 외침에 안방에 달려간 저는

눈은 감고, 입은 울면서

침대에 막 올라가고 있는 미루를 발견했습니다.

 

눈 뜨고도 한참 용을 써야 올라가는 침대를

눈 감고 올라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발은 침대에 걸치고 있습니다.

 

나중에 걷기 시작했을 때

잠결에 막 걸어다니면 어쩌나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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