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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데이트

미루를 낳고 처음으로

주선생님과 저 둘이서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흐흐...떨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미루를 놀이집에서 찾는 4시까지

그야말로 실컷 놀기로 했습니다.

 

"점심은 뭐 사먹을까? 초밥 어때?초밥?"

 

뭐든지 좋습니다.

 

둘이 같이 놀러간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습니다.

 

열심히 부지런을 떨었지만 우리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결국 12시가 넘어서야

가까운 극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현숙아, 어떡하냐. 이렇게 늦어져서..."

"괜찮아, 괜찮아...일단 우리 둘이서 극장에 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뻐할 일이야"

 

버스를 두 대 갈아타고

극장 앞에 도착했습니다.

 

뛰다시피해서 6층 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몇 시지?"

"12시 40분"

"그래?그럼 1시 10분 영화 끊자"

 

영화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또 열심히 뛰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식당이 어디지?"

"저기 돌아가면 있잖아"

"우리 쌀국수 먹는거지?"

"그렇지, 어서 뛰자"

 

쌀국수 집엔 사람이

득실득실합니다.

 

"안되겠다! 저기 스파게티집 가자"

"그러자"

 

스파게티집에 도착하자

12시 45분입니다.

 

가장 빨리 나오는 스파게티를 시켰습니다.

"최대한 빨리 먹어야겠다."

"그러게"

"이렇게 자꾸 쫓겨서 어쩌냐"

"괜찮아, 그래도 이게 어디야"

 

스파게티는 55분이 되어 나왔습니다.

거의 마시다시피 먹었습니다.

5분이 남았습니다.

 

"뛰자"

"상구 나 돈 찾아서 팝콘 살테니까 기다려"

 

"..."

"샀어. 어서 가자"

 

영화는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오랜만에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영화가 끝났습니다.

 

"상구, 우리 영화 잘 골랐다. 그치?"

"응. 근데 이 영화 되게 길다."

"그런가?"

"지금 시간이...어?! 3시 50분이다"

 

우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극장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왔습니다.

 

"현숙아, 놀이집 전화해서 늦는다고 해야겠다"

"알았어. 근데, 여의도 가서 소고기 분쇄육도 사야 되는데..."

"그래? 그럼 어떡하지?"

"둘이 찢어지자. 상구는 여의도로 나는 놀이집으로.."

"그래 알았어. 급해도 조심해서 다녀"

 

둘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뛰고 또 뛰어서

한 사람은 미루를 찾았고,

한 사람은 고기랑 브로콜리를 샀습니다.

 

오늘 1년 만의 데이트의 주제는

달리기였고

부제는 영화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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