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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5
    놀이집 첫날(6)
    너나나나
  2. 2007/03/05
    놀이집(3)
    너나나나

놀이집 첫날

"휴..앞으로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을까.."

 

놀이집에 데려갈려고

미루 옷을 입히는 데

한숨이 나옵니다.

 

가서 잘할 지 울진 않을 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내가 어젯밤에 바로 그랬어~~"

 

"더웠다며?"

 

주선생님이 가슴을

퍽퍽 칩니다.

 

"마음이 더웠지, 마음이..."

 

미루가 놀이집에 가는 첫날

어제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어제까지는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오늘은 영하랍니다. 바람도 엄청 붑니다.

 

놀이집에 도착하니까

선생님이 미루를 확 뺏어갑니다.

 

장난감을 마구 보여주면서

울 타이밍을 안 줍니다.

 

주선생님과 저는

가져간 준비물을 드리고

미루에게 떨리는 인사를 했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려는 데

미루가 안기려고 합니다.

 

주선생님은 손만 흔들었습니다.

저는 손도 못 흔들었습니다.

 

"빠이빠이~~"

 

미루의 당황스러워하는 눈빛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말 없이 걸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말하면 입 속으로 찬바람 다 들어옵니다.

 

문득 주선생님이 말을 건넵니다.

 

"이게 얼마만이야~~~"

 

둘이서만 걷는 게 미루 낳고 처음입니다.

 

"슬픈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있구만..안 그래 미루~~? 아니 상구~~?"

 

저 앞에 골목에서

잘 생기고 튼튼하게 생긴 젊은 남자 하나가

걸어 옵니다.

 

미루도 나중에 저렇게

건강하게 키워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 추운 날씨에,

반팔 면티에 할머니 몸빼를 입고

슈퍼로 걸어 들어가고

 

주선생님과 저는

근처의 주선생님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시간이 흐릅니다.

 

"인제 미루 데리러 가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미루를 데리러 가는 시간입니다.

 

떨립니다.

다시 얼굴을 보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합니다.

 

"미루야~~~!!!"

 

미루가 너무 반가워합니다.

우리도 반갑습니다.

 

별로 안 울었답니다.

역시 미루는 굉장합니다.

그 동안 엄마아빠 없이 잘 지내준 게 너무 고맙습니다.

 

헤어지고 1시간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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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집

어린이집에 미루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적응 못 했을 경우 대책도 세워야 해서

애초 생각보다 좀 빨리 맡기기로 한 겁니다.

 

"미루도 인제 사회생활해야죠.."

 

걱정하시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미루 걱정 말라며 이러십니다.

 

"니네들이 걱정이지...한번 떨어져봐, 어쩐가.."

 

주선생님이 신이 났습니다.

 

"미루 가방도 생기는거야? 가방에 이름 써야지~~"

 

어린이집에서 준 봉투에

미루 학부모님 귀하라고 써 있는 걸

재밌어라 합니다.

 

"상구, 있잖아~우리 어린이집이라고 하지 말고 놀이방이라고 하자~"

 

미루가 가서 맘껏 놀다오라고

놀이방이라고 하기로 했다가

큰 집을 방이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놀이집이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보고..

나갔다가  적응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자..."

 

주선생님이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몇일 전부터 부쩍 말이 많아졌습니다.

 

"근데 현숙아..미루가 요새 오전 10시에 오전잠 드는데

그 시간까지 놀이집에 데려가야하잖아...미루가 힘들 것 같애.."

 

저도 말이 많아졌습니다.

걱정도 많아졌습니다.

 

"울면 어쩌지?"

"첫날이니까 울겠지.."

 

"불쌍하다."

"우는 게 나을지도 몰라, 낯선 데서 힘든데 참는 것 보다 실컷 우는 게 나을걸?

그러고 나서 우리가 풀어주면 돼...좋은 생각이지?"

 

놀이집 가기 전날 밤

열심히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기저귀 50개, 물티슈 2개는 됐고.. 사진 2장 챙겼어?"

"응, 챙겼어..근데 칫솔은 어떡할까?"

"젖병은 2개 내일 아침에 씻으면 되고......"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자려고 불을 껐는데

주선생님이 눈을 껌벅거리고 안 잡니다.

 

"왜..잠이 안 와?"

"응"

 

"괜찮아..미루는 잘 할거야.."

"알어...근데 내가 걱정이 돼서..."

 

주선생님은 방이 덥다면서

새벽 3시까지 거실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저는 너무 걱정이 돼서

침대에 눕자마자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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