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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게시물은 네이버의 것?

출처 : http://www.ngotimes.net/times/news.html?id=times&keyword=서형원&no=21818&ss=on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은 네이버의 것?
 [서형원의 녹색정치] 시민사회단체와 블로그
 
 

작성날짜: 2004/08/25
시민의 신문(http://www.ngotimes.net) 서형원기자

 

연합뉴스 기사 <`블로그 게시물'은 주인이 없다(?)>

 

  나는야 초보 블로거. 방금 연합뉴스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포털 회사들이 네티즌들이 올린 싸이나 네이버의 블로그 게시물를 임의로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탈퇴한 회원들의 게시물도 회사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싸이월드(http://www.cyworld.com)의 경우, 회사나 회사가 허락한 제3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운영, 전시, 홍보할 사용권을 부여받는다는 식으로 약관에 규정되어 있단다. 또한 회사는 네티즌 게시물의 복제, 수정, 개조, 전송, 전시, 배포 등등을 할 수 있으며 탈퇴한 회원의 게시물도 회사가 계속 사용권을 갖도록 했단다. 


1인미디어, 21세기형 대안언론 등 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블로그’는 최근 각 포털뿐 아니라 언론, 주요기업 등 역시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인터넷의 새로운 자유공간이라는 칭송과 달리, 블로그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논란 역시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의 한 블로거 페이지.

 

네이버 블로그는 회원의 게시물에 대한 사용권을 회사가 갖도록 돼 있고, 싸이와 마찬가지로 탈퇴한 회원의 게시물 사용권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 블로그와 까페를 이용하면서, 원작자인 나와는 관계없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블로그가 폐쇄될 수도 있고, 블로그 기능이 맘에 들지 않아도 회사가 투자를 해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 공짜다 보니 광고와 아이템 판매 같은 게 내 집을 어지럽혀도 참아야 한다는... 그런 게 찜찜하긴 했다.

 

그렇지만 사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같은 큰 회사가 구축한 시스템은 나 같은 이용자에겐 매우 편리하고 재미를 줄만큼 기술적으로 앞서 있기 때문에 그런 찜찜함을 참아왔다. 기술적인 안정성이나 편리성... 블로그 같은 걸 이용하다보면 이게 은근히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미디어몹이 더욱 분발하길...!)

 

며칠 전, 에피소드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시민단체(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선배와 대화를 나누면서,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에 대해 불만이 많지 않느냐고 질문 했더니 그런 면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고, 도리어 서로 통하는 사람들이 꾸며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우리 홈페이지, 초록정치에 자체 블로그를 두는 것은 계속 망설였다. 언젠가는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그래야만 알뜰살뜰 가꾼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기업의 변덕에 따라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일 따위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면서 말이다.

 

실제로 98년부터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회사의 사업 철수로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된 아픈 기억이 있다. 엘지가 운영하던 갤럭시라는 홈페이지 서비스... 한때는 매일 500명이 찾아오는 홈페이지였다. 회사가 망하던 때에는 관리를 중단한 상태긴 했지만, 아예 없앨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당시 올려두었던 웹페이지들은 그대로 갖고 있지만, 회사에서 제공했던 게시판에 올라온 소중한 대화와 사연들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인터넷의 활력과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만, 그 공간이 좌우하는 힘이 몇몇 기업들에게 있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꾸며가고 발전시키는 공간, 가능성을 만들지 않는다면, 인터넷은 그곳을 독점한 몇몇 기업들이 제공한 놀이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몇몇 사람들에게 새로운 웹진을 만들어보자고, 이른바 "블로그 기반의 멀티미디어 커뮤니티 초록 웹진"을 만들자고... 그런 이야기를 꺼냈고, 지금도 짬 나는대로 생각은 하고 있는데... 하여간 그런 호화판 커뮤니티 웹진이 아니어도... 뭔가 하긴 해야하지 않을까..?

 

블로그와 까페에 올린 글들이 내 품 안의 자식이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 함 생각해본다. 웹진 초록정치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게 하고 그 블로그를 연계하여 커뮤니티도 만들고 웹진도 되는, 그런 시스템을 얼렁 만들었으면...


 - 서형원 (녹색정치 준비모임 간사, 웹진 초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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