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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 뮤직/루저스피릿] 레게그룹 ‘I&I 장단’ 김반장 & 라국산

[O2 뮤직/루저스피릿] 레게그룹 ‘I&I 장단’ 김반장 & 라국산
 
 

 

2010-07-01 19:02 2010-07-12 18:55 여성 | 남성

 

"레게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김반장(35)과 라국산(29)은 레게그룹 'I&I 장단(이하 장단)'의 멤버다. 2년 전 김반장과 프랑스 출신 레게음악가이자 화가인 롸스타만이 만나 시작된 장단은 레게의 하위장르인 덥(dub) 음악을 하는 밴드로 자메이카의 토속음악과 한국 전통 판소리를 섞어 독특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여왔다.

현재 김반장은 I&I 장단 외에도 또 다른 레게그룹 '윈디씨티'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이 두 그룹이 속한 레이블 비빔프로덕션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리고 I&I 장단에서 퍼커션을 맡고 있는 라국산은 마포공동체라디오의 레게 전문방송 '와다다 라디오'에서 DJ로 활동 중이다.


I&I 장단에서 퍼커션을 맡고 있는 라국산. 그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밥 말리의 음악을 듣다가 레게에 매료됐다고 한다. 현재 장단 활동 외에도 마포공동체라디오에서 레게프로그램 '와다다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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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의 인터뷰는 흡사 신앙간증을 떠올리게 한다. 답변을 주로 했던 김반장은 노래 잘하는 전도사(?), 맞장구를 주로 쳤던 라국산은 신실한 신자 같다. 이들에게 레게는 단지 좋아하는 음악을 넘어, 지향하는 삶의 태도이자 하나의 종교다. 2시간의 인터뷰는 주로 레게 용어와 정신에 대한 설명 1시간 + 밥 말리 찬양 30분 + 앨범 소개와 기타 등등에 30분이 소요됐다.

▶ 수유동 비빔프로덕션

소속사 혹은 작업실의 위치는 주류와 비주류 뮤지션을 분류하는 얄팍하고 속물적인, 그러나 편리한 잣대 가운데 하나다. 예컨대 SM엔터테인먼트와 JYP 건물은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있고, 수많은 인디레이블들은 서울 상수동과 합정동(소위 홍대 주변)에 위치해있다. 물론 상수동에 8층 빌딩을 세운 YG엔터테인먼트 같은 예외적인 사례도 있지만 대략 사무실의 위치는 소속 뮤지션 혹은 사장님의 활동반경 및 주요 팬층(또는 타깃소비자) 등등을 짐작하는 근거가 된다.

굳이 이런 구분법을 적용하자면 비빔프로덕션은 비주류 중 비주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터뷰가 진행된 비빔프로덕션 사무실 겸 스튜디오는 서울 수유역에서도 약간 떨어진 주택가, 한 카센터 지하에 있었다.

"홍대만 해도 가격이 비싸요. 여기 온지는 윈디씨티 때부터니까, 한 5년 됐죠. 분주하지 않고 단순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곳이 좋은 작업실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는 산도 있고 그런데 가는 게 좋은데…. 산 주변은 굉장히 비싸더라고요."
 
'인디씬'에 속하는 걸 꺼려한 이들은 스스로를 '레게씬'이라고 규정해서 말했다. 레게음악 밴드들이 속해있는 비빔프로덕션은 지난해 자메이카에 방문한 김반장을 비롯한 몇몇 뮤지션들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대의 사람들을 Roots and Culture(전통과 문화)를 통해 다시 묶어주고, 다양한 색깔의 여러 문화들을 함께 비빈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Q : 비빔프로덕션을 반장님이 만드신건가요? 궁금합니당.
A : (김반장)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칙(JAH)이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빈칸에 제 이름만 채워넣었습니다. <윈디씨티 게시판 질문 중>

▶ 레게 스타일, 레게 스피릿

용어설명

① 레게(Reggae) : 1960년 대 이후 자메이카 대중음악을 통칭하는 넓은 의미의 음악장르. 자메이카 음악의 한 장르인 스카와 록스테디에서 영향을 받아 발전. 루트레게, 덥, 부갈루 등 다양한 하위 장르로 나뉜다. 인터뷰에서는 단지 음악 뿐 아니라 자메이카 라스타(라스타파리안 Rastafarian)의 헤어스타일, 패션, 생활방식과 신념 등등을 통틀어서 레게스타일로 규정한다.
② 밥 말리(Robert Nesta Marley) : 자메이카 태생의 전설적인 레게 뮤지션. 대표곡 'No Woman, No Cry' 'I Shot the Sheriff' 등이 있으며 기념비적 앨범인 'Legend'(1984)는 전 세계적으로 1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림. 1981년 36세의 나이로 요절.
③ 바빌론 : 라스타 용어에서 바빌론이란 서구에 지배당하는 물질만능의 상업적 세계를 뜻함.
④ 드레드 락 : 라스타들이 하는 헤어스타일. 소위 말하는 레게머리.



- 일부에선 윈디씨티와 김반장을 레게 1세대라고 합니다. 1세대라는 게 맞는 표현인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어찌됐건 개인적으론 영광이네요. 사실, 레게라는 말은 1990년대부터 많이 들어왔죠. 닥터레게를 필두로 김건모씨의 핑계라던지… 심지어 김흥국씨도 레게파티라는 곡을 낸 적 있어요. 당시 김흥국씨가 터번 쓰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러니까 그분은 자메이카를 아랍으로 생각한거죠(웃음). 그런 노래들은 레게의 핵심이 담겨 있다기 보단, 레게의 리듬을 차용한 레게풍 가요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한국 레게 1세대로 불리는 김반장. I&I 장단과 윈디씨티의 리더이자 비빔프로덕션의 대표다.

- 그럼, 레게음악의 핵심요소는 뭔가요?
"표면적으론 단순 명확해요. 째각거리는 재그드(jagged) 기타와 깊고 풍부한 베이스, 긴장감 있는 드럼을 갖추고 있어요. 거기에 농부 같은, 흙냄새가 나는 목소리의 가수가 노래를 하죠. 토속적이고, 진솔하고, 울림이 있는 음악이에요. 또 본질을 얘기하자면 레게음악은 자연과 함께 하는 음악이죠. 쉽게 얘기해서 빌딩 짓는 거보다 논밭을 가꾸면서 목가적으로 사는 것, 소박하고 검소하게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삶의 형태를 레게라고 불러요."

- 레게음악에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항음악이라고도 하던데요.
"당연한 거죠. 자연과 더불어 전통과 뿌리를 지키며 살려고 하는데 세상은 계속 도시화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사람 취급을 안하잖아요? 한국이든 자메이카든 마찬가지고. 지구 사람들이 어디가나 비슷하듯, 퍼버티(poverty), 빈민도 어딜 가나 비슷해요. 그 안에서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한 것은 비슷한 거죠. 그걸 우린 바빌론, 물질 만능사회라고 부르는데요. 그 사람 자체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유명세나 가진 것으로 판단하는 것. 예를 들어 '당신이 사는 집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같은, 맙소사! 이런 문명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레게음악은 저항음악이 되지 않았겠죠. 그냥 자연을 노래하는 음악이 됐겠죠."

- 음악이 단순하고 메시지를 담은 게, 포크음악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포크음악에 맞춰 춤추긴 힘들죠? 그런데 레게는 진정한 댄스음악이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춤추기 좋죠. 레게는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 몸이 어떻게 움직여지는지 느낄 수 있어요. 진정한 댄스음악이죠."
 
이들에게 레게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형식의 음악'이다. 단 레게는 탐욕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즉 내면의 자유와 평안함에 더 비중을 두는 듯 했다. 이들은 "(레게와 비교하면) 록의 자유로움은 '방종'에 가깝다"는 말도 했다.

"록 뮤지션은 빨리 죽어요. 반면 레게 뮤지션은 장수하고, 60이 넘어도 청년의 몸이잖아."

- 청빈한 삶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네, 맞아요. 레게음악은 '내가 왜 이게 없지' 생각하기보다, '내가 뭘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죠. 사실 법정스님이나 이런 분도 그런 이야길 많이 하셨는데, 단 레게는 그렇게 헤비(heavy)한 얘기를, 와다디 바디다 바다바바~(노래를 부르면서) 이렇게 신나게 하는 거죠.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런 노래를 듣고 '인생은 이런 거야, 미국의 맨하탄 뭐 그런 데로 떠나는 게 아니라, 땅을 경작하고 나무를 키우고 살자' 이렇게 되는 거죠."

- 철학이 참 멋져요.
"밥 말리 형이 이런 얘길 했어요. '음악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네가 잊고 있던 거를 고통 없이 후려 갈겨 주는 거야.' 저희는 레게음악이 우리의 미래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레게음악은 지역화가 굉장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거든요. 오키나와, 후쿠오카, 하와이, 태국의 여러 지역, 심지어 아이슬란드처럼 추운 나라에서도 파카입고 레게 연주하는 밴드가 있어요."

- 반면 한국은 레게음악의 그런 특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아요.
"한국은 많은 음악장르를 그저 표면적으로 소비하는데 그치잖아요. 지역문화에 흡수해서 젊은 문화와 섞여 발전해 가야 하는데, 우리가 지역문화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지금은 우리가 문화적으로 뿌리를 잊은 상태 같아요."

▶ 라스타 문화

레게음악을 얘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게 자메이카의 라스타 문화다. 라스타(라스타파리안 Rastafarian)은 드레드 락 머리를 하고 평화롭고 욕심 없는 삶을 추구하는, '라스타파리아니즘'을 믿는 이들을 말한다(대표적으로 전설의 레게 뮤지션 밥 말리는 라스타였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라스타파리아니즘'은 1930년대 아프리카에서 자메이카로 끌려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던 흑인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종교운동의 일종이다. 인터뷰에서 이들은 이 자메이카의 종교운동을 우리의 동학운동에 비유해 설명했다.

"원래 자메이카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땅이었어요. 거길 스페인 사람들이 아프리카 사람을 데리고 와서 노예처럼 훈련시킨 거죠. 그 과정에서 도망자들이 생겨났어죠. 채찍을 피해 도망친 흑인 노예들이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이 사람들은 아프리카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한 거죠. 레게는 그 라스타라는 종교에서 나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 roots, 뿌리에 대해 많이 강조하죠."


I&I 장단은 활동 2년여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냈다.

이들은 roots, 뿌리 개념이 레게문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자메이카인)은 그들의 뿌리를 이야기하고, 우리는 그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의 뿌리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예전에 외국잡지 인터뷰를 할 때, 한 기자가 '한국은 GNP도 높고 자메이카와 다른 사회인데 왠 뿌리 타령이냐'는 질문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랬죠. '왜 너희는 보이는 것만 보느냐, 여긴 자메이카보다 더 게토다'. 왜냐, 여긴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피폐하거든. 우린 삶을 영위하지 않고, 생존하고 있잖아요. 그게 더 큰 문제 아닌가요. 결국 우리도 roots에 대해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거죠."

▶ 밥 말리

비빔프로덕션 사무실에는 밥 말리의 사진 여러 장이 벽을 가득히 메우고 있다. 인터뷰 중에 이들은 밥 말리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 김반장과 라국산은 공통적으로 밥 말리의 음악을 듣다가 레게에 빠지게 됐다. 밥 말리는 이처럼 수많은 이들이 레게음악에 빠지는 계기다.

- 유명한 레게 뮤지션이 많을 것 같은데, 왜 특히 밥 말리가 아이콘이 됐을까요?
"밥 말리는 시의적절하게 나타났어요. 그는 칼 대신 기타를 든 장군이었죠. 역사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민중의 난이 일어났는데, 자메이카는 밥 말리 덕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성공한 거죠. 사실 지금은 라스타처럼 드래드 락을 한 사람 많이 볼 수 있지만, 밥 말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쉽게 말하면 이들 라스타는 자메이카에서도 하위 계층이었는데, 우리로 치면 각설이 정도 되는 계층에서 장군이 나온 거죠. 밥 말리는 인류에서 자기가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서구 사람들에게 흙냄새를 알렸죠. 지금 자메이카를 지배했던 영국과 스페인에 라스타가 굉장히 많아요. 힘 안 쓰고, 피 안 흘리고 후려친 거죠."

, Guidance

레게 용어설명부터 자메이카 역사까지 먼 길을 돌아 앨범이야기를 꺼냈다. I&I 장단은 최근 활동한지 2년 만에 첫 공식앨범을 냈다. 앨범 타이틀은 '인도'. 사람의 길이라는 뜻과 '인도하다'의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한다.

"레게가 음악으로만 국한되진 않을 거예요. 길 잃은 많은 친구들에게 장단의 음악이 인도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가치고 그게 우리의 진짜 목표니까요."

- 사실 윈디씨티도 레게음악을 하고, 장단도 레게음악을 하는데, 한 그룹에서 다 할 순 없나요?
"윈디씨티는 부갈루라는 뉴욕 슬럼가 라틴계에서 나온 레게를 해요. 반면 장단은 자메이카 레게와 우리 판소리를 함께 담죠. 윈디씨티 음악은 세련되게 바뀐 지역화 된 레게음악이라면 장단은 자메이카 흙과 한국의 흙을 섞은 더 뿌리에 가까운 음악이예요."


자메이카 레게와 한국의 판소리를 섞은 I&I 장단의 음악이 좀 더 전통에 가깝다면, 윈디씨티의 음악은 좀 더 도시화되고 지역화 된 레게이다. 사진은 윈디씨티.

- 두 그룹의 팬이 다른가요?
"윈디씨티 좋아하는 사람은 장단 음악이 어렵다고 하고, 장단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드코어한 곰삭은 음악을 좋아해요. 최근 발견한 특징이 있다면 윈디씨티 음악을 연주할 때 사람들이 눈을 뜨고 보고 있는 반면, 장단 음악을 연주할 땐 다들 눈을 감고 듣고 있더라고요. 둘 다 방방 뜨는 음악인 건 마찬가진데…."

- 한국보다 외국 언론에서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서운하진 않나요?
"일말의 서운함이 있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지금 상황이 그런 건데. 그래도 할 일이 있다는 건 즐거운 거죠. 더 해볼 만 한거죠. 한편으론 이해가 가긴 해요. 많은 한국 음악들이 사람을 지치게 하잖아요. 지나갈 때 듣는 음악들을 보면 다들 '너 얼마 있어? 이거 빨리 사. 너의 주머니가 궁금해' 이렇게 얘기하는 거 같아요."

▶ 너희가 레게를 믿느냐

- 레게음악을 종교처럼 여기는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선 맞아요. 잘 알지도 못하고 돈 벌기도 어려운 레게음악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 음악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죠. 마치 우연히 심령대부흥회 갔다가 감동받고 교회 다니기 시작한 친구와 비슷한 거예요. 단, 음악은 훨씬 더 세죠. 나이 드신 뮤지션이 '유 가트 노우 유어 셀프~ 유 갓트 노 유어 루츠~' 이렇게 노래하면, 우리는 '오케이, 아멘하자' 이러는 거죠. 종교는 마루 종자에 가르칠 교인데, 레게음악은 우리에게 많은 걸 가르치기 보단, 일깨워줬어요."

- 음악이 사람의 영혼을 달래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네, 우리는 그게 바로 뿌리라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은 미흡하죠. 하지만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나이 먹는 걸 환영해요. 좀 더 강해지고 좀 더 성숙하고 좀 더 넓게 표현할 수 있겠죠."


김반장(왼쪽)과 라국산은 3년 전 우연히 만나, 레게를 계기로 친구가 됐다. 이들에게 레게는 음악을 넘어 삶의 지향점이다.

- 늙게 되면 새로운 음악을 못하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고 허리가 굽어서 늙었다고 하는 건 옷 잘 입은 사람이 행복해 보이는 것과 비슷한 거 아닐까요. 젊다는 건 삶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밥 말리가 죽었다고 하지만 그는 살아있다고 생각해요. 영혼이 있으니까요. 밖에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 중에 영혼이 죽은 사람이 더 많잖아요? 청년은 열정과 패기가 있어야 하는데 어디 수험생이 그런가요? 오히려 아침에 산에 오르는 할아버지가 청년이죠."

- 음악을 하는 즐거움은 뭔가요?
"삼시 세끼 꼬박 먹고, 즐거운 음악을 하고, 사람들이 우리 연주에 치유 받는 것. 사실 공연 끝난 뒤 페이를 나누면 얼마 되지 않지만, 사람에게 즐거움을 나눠준다는 자부심이 있죠."

- 내가 가는 길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은 없나요?
"세상의 많은 가치가 있잖아요. 보통 자기가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겠죠. 다만 레게음악을 하면서 그 가치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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