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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상 갈등만 하고 고민만 했다. 그리고 난 글을 잘 쓴다는 생각 절반과, 능력 없다는 생각 절반을 가지고 살았다. 기자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시민의 소리 기자학교 프로그램도 듣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었지만 열심히 쓰지 않았다. 항상 내 마음 한 켠에는 응어리가 있었는데 마을조사단을 하면서 기록자로서 일을 할 적에는 그런 응어리가 많이 풀렸다. 하지만 과거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기록할 필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꿈을 이루는 방법은 꼭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직업 기자가 되지 않아도 글을 쓸 수는 있으니까말이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고민은 많이 줄었고
시민기자로 글을 때때로 쓰던 2001년의 나는..9년이 지나서야 다시 글을 쓰고 있다.그 동안 그렇게 여러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곳에 있었으면서 왜 글을 써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가... 이제 9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내 마음 속에서 쓰고 싶어진 것일까?
강이 나를 움직였다. 강을 걷고 와 이것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고 너무 쓰고 싶었기 때문에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시덥쟎은 글도 쓰고 싶지만, 그래도 밥값을 하는 글을 쓰고 싶다. 아무도 쓰지 않는 것에 대해서 쓰고 싶다.. 써야 한다...
그 동안 놓친 글감과 열정,경험들이 무지 후회스럽지기는 하다...
예전에 사귀던 선배가 일 하면서 열심히 글을 써 보라고 했던 말이 이제서야 실감난다.
그 선배의 말은 이제서야 내 마음에 박혀온다. 많이 사랑했고, 보지 않지만 선배는 종종 댓글로 나를 격려해준다. 선배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요즈음 내가 드는 생각은 말이다.살아간다는 건, 사랑이라든가 하는 감정따위가 아니라.."서로가 서로를 기억해 주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여긴단다.
그러게요, 그게 맞는 듯해요. 난 기억을 잘 지우지 못하거든요.
# 2
어제는 해외에 나가있는 친구에게서 이메일 답장도왔고
돕 님께서 다정한 댓글도 달아주셨고
섬진강 은어님께서 한 달 전에 달아준 댓글을 우연히 확인했다
그리고 기타로 김광석 노래를 연주하는 기쁨도 누렸다.
그리고 땅의 여자를 보고 감독님이 존경스러웠다. 솔직히 질투심도 있다. 여성농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때때로 하고 있기에... 그래도 존경스럽다.같은 여자로서 더.
그리고 오늘아침엔 이사를 했다. 행거가 필요했는데 마침 하나 있었다. 더 이상 살림을 살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다.고맙고 반가운 인연이다. 행복한 일이 많다.
#3.낙동강을 가려다가 여주로 발길을 틀기로 했다.
낙동강은 차편이 이루말할 수 없이 복잡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제 그렇게 낙동강이 확 땡기지 않았던 것이었군
#4
난 지금 이 곳에서 출퇴근하면서 논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곧 흙을 만질 것이기에 행복하다.
사랑과 상처에 대한 부담없이 눈 마주치고 만질 수 있는 강아지가 있어서 행복하다
강아지에게 다시 사랑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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