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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그러니까

7년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언제나 크게 감동하고 크게 슬퍼하는 그녀 앞에서

난 늘 어색하게 서 있곤 했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음악을 그것도 작곡을 한다는 것도

너무나 천진하고 순수하게 보이는 것도

나에겐 아픔없이 곱게 자란 사람이라는 이물감으로 다가왔었다.

 

그 때 

그녀와 나를 포함한 네명의 여인네들은

몇 달 동안 매주 만났고

많은 밤을 술과 함께 보냈고

신나게 여행을 가기도 했었는데

음악과 연극과 문학을 사랑하는 그녀들 앞에서

난 짐짓 활동가의 심각함으로 무장한 채

그녀들의 커다란 감정 곡선을 관조하는 포지션에 날 놓아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

강렬했지만 멀리있던 기억속의 그녀가 내 앞에 다시 출현했다.

 

인사동 한 까페에 앉아

그저 목이나 축이려했던 맥주가 낮술로 변하고

유쾌하고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난 그녀를 다시 보았다.

아니 처음 보았다.

 

그건 짜릿함이었다.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흡수되고 있다는.

그저 듣는 것이 아니라 귀에 쏙쏙 들어오는 그녀의 이야기 또한.

가볍게 날아가는 내 언어와

묵직하게 내 가슴으로 되돌아온 그녀의 언어가

조금은 가슴을 벅차게 했다.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

보고 싶은 친구가 한 명 생긴 뿌듯함을 느끼면서

그동안 사람들을 향해 내가 쌓아두고 있었던 벽에 대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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