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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과 사라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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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과 사라지는 것들
청계천에 말걸기
류제홍 
지난 6월초 청계천의 출발지인 청계광장에서는 원활한 용수 공급을 점검하는 통수식이 열렸다. 현재 90%가 넘는 공정을 보이고 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은 7월초 종합적인 통수시험 이후 교량공사, 반차도와 각종 경관조명시설 등의 설치를 거쳐 10월에 완공될 계획이다. 한편 복원사업 진행 중 문화재 파괴의 문재와 함께 청계천 일대가 문화유적으로 지정되면서 청계천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이들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청계천은 안녕하게 '복원'되고 있는가. '복원' 혹은 '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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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보면 내 몸에서 녹 냄새가 나는지 잘 몰라. 그런데 하루는 집에 가서 포옹 신고를 하는데 아내가 녹 냄새를 맡더군. 고마웠어. 내 존재를 알아주니 말이야…장기 계획? 확실한 건 없어. 청계천에 들어온 지 26년째인데 솔직히 다른 데로 옮긴다는 게 쉽나? 우리같은 금형이나 기계 산업은 옮기면 망하기 십상이야. 기계나 금형 같은 산업은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거든. 주문 받아서 재료 구해서 만들고 납품하는 게 이 동네 안에서 완벽하게 돌아가거든. 서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거지.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옮기라고 하면 인맥이나 일하는 네트워크가 와해될 수밖에 없잖아. 시간이 지나면 적응을 하겠지만 어디 그 공백을 서울시나 정부에서 메워주나?…요샌 그냥 장기나 두는 게 편해. 뭐 사람들도 복원 공사나 이전 문제에 대해서 별 말도 없고…앞으로 2년 동안 내가 어떻게 소멸해 가는지 봐 두게. 그게 청계천의 역사일 거야.

―이용진 (을지로 3가 대진정밀)

2002년 6월 서울시장 선거 공약으로 청계천 복원이 대중적인 이슈로 대두된 이후 현재 서울시장이 당선되자 청계천추진본부가 구성되어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리고 상인과 시민단체들은 각기 복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던 상황이었다. 청계천 환경 복원에는 찬성하되 그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는 속도조절론, 용수를 끌어 대는 인공공원 대신 상류 지천부터 살려야 한다는 자연생태론, 매몰되거나 사라져 가는 문화재를 발굴하고 지켜야 한다는 원형복원론, 천변 상인들을 포함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민주절차론, 고층·고밀화와 난개발을 막고 상인대책과 교통대책 등을 실제로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대책론 등이 다 같이 서울시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했다. 하지만 이들이 교차하는 전체 지형은 불안하게 봉합되어 있으며 각각의 입장은 서로 충돌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 나는 우선 청계천을 복원을 바라보는 내 나름의 접근방법을 찾기 위해 청계천의 특수함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단서는 ‘삶의 기술’과 ‘공간의 동력’을 살피는 것으로 좁혀졌고, 이는 다시 ‘근대적 공간을 비근대적으로 살아 낸 삶의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다시 말해서 천변은 기본적으로 근대적 공간으로, 그 속의 삶은 비근대적인 것으로 규정하였다. 여기서 낙후되고 지저분한 근대적 공간에 깃들어 있는 ‘삶의 기술’ 부분은 천변 사람들의 오래된 집단적 꿈과 연결되는 것으로 가시성을 초월하는 측면이 강하다.

과거의 개발이 고가도로와 대형 복합상가라는 근대화된 도시공간의 환영을 통해 천변의 역사, 문화, 환경을 보이지 않도록 했다면,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은 천변의 역사, 문화, 특히 환경을 가시화한다면서도 실상 역사-문화-환경과 천변의 삶-공간이 맺는 관계나 맥락들을 보이지 않도록 만들고 있으며, 대신 국제금융업, IT-부품산업, 의류-패션업 등을 위한 지구들을 조성하여 고층·고밀의 도시상업공간들을 가시화하려는 듯하다. 이런 의미에서 ‘청계천 복원’계획은 청계천을 ‘복원’하되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며, 문화적 맥락 없는 생태복원과 역사문화복원은 그 자체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원형보존신화에 불과하다.

이 ‘이상한’ 현상은 복원과 개발에 대한 고민 이전에 청계천이라는 공간의 삶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부재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새로운 공간을 대규모로 조성하는 것, 그것도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대체하는 것은 긍정적 의미에서나 부정적 의미에서나 공간파괴라고 할 수 있다. 청계천의 경우는 부정적 공간파괴다. 왜냐하면 이번 청계천 복원과 천변 개발은 청계천 공간의 문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청계천이라는 공간의 삶과 그곳을 살아낸 삶의 방식들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자연성과 역사성

‘청계천 복원’ 사업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공간적인 것으로 개천으로서의 청계천을 입체적이고 가상적인 홍보 이미지들을 통해 환히 비춤으로서 청계천 주변, 즉 천변의 (재)개발 공간을 시계(視界)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다른 하나는 시간적으로 ‘역사문화 복원’이라는 명목을 통해 역사를 근대 이전으로 퇴행시킴으로서 근대역사를 역사의 시계(時計)에서 폐기해야 할 것으로 치부하게 만든다.

자연은 자연 그 자체 그대로가 아니며 거의 항상 인간의 시공간과 상호침투하면서 자기 흔적을 갖는다. 따라서 자연은 역사화, 정치화, 경제화, 사회화, 문화화를 거친다. 이러한 자연의 역사성, 정치성, 경제성, 사회성, 문화성 때문에 나는 ‘Nature’를 ‘자연’이 아니라 ‘자연성’이라 부른다.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청계천을 하천 자체의 ‘자연’으로 규정하고 청계천의 ‘자연성’을 보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인다. 영조 이후부터 청계천은 준설을 통해 만들어진 도심부 하수천이며 ‘개발시대’에는 복개된 대형 하수로라는 자연성을 갖는다. 건천에서 하수천으로, 다시 하수천에서 하수로로 자연성이 변하여 온 ‘자연사’(Natural History)를 갖지만, 하수를 담는 통로라는 점에 청계천의 한결같은 정체성이 있다.

이는 동시에 주변 공간의 ‘자연사’를 형성한다. ‘청계천’이 하천이면서 주변 지역 또한 지칭하는 이름이듯이 하수에서 살아가는 등이 휜 물고기처럼 천변의 열악하고 치열한 삶은 청계천의 또 다른 생태환경이 아닌가. 따라서 청계천을 복원해야 한다면 그것은 어항과 같은 인공 공원의 조성이 아닌 하수천을 정화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천변의 지난한 삶의 허리를 펴주는 방식으로 청계천의 자연성을 변화시켜야 한다.

서울시의 역사관을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거칠게 보면, 개천에 대해서는 전(前)근대 역사로서 복원의 가치가 절대적이라고 하며, 주변에 대해서는 현대 또는 탈근대적 도시공간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복원할 수 있지만 ‘역사성’은 역사를 복원하는 것에 제한되지 않는다. 역사성에 대한 협의적 이해는 역사를 전근대적 범주로 국한하여 박제화하는 결과를 낳고 문화를 현대적인 것, 즉 현대문화로 국한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현재의 천변공간과 문화를 역사화한다는 명분하에 현재까지 삶의 맥락이 이어지고 있는 천변문화를 박제화하거나 과거의 문화로 기념하는 것에 찬성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청계천의 근대는 현대의 삶과 문화와 경제에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계천 주변의 근대적 삶의 문화와 공간의 동력에 대한 문화가치평가가 필요하다. 전근대의 역사와 현대적인 문화가 근대적인 것을 매개로 이어질 때 역사는 문화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천변은 기본적으로 근대적 공간이며, 잘못 조성된 근대적 구조물이라 하더라도 그 그늘에서 30-40년을 살아 낸 천변 사람들의 삶의 문화가 축적된 역사적 공간이다. 지금까지 우리네 삶에 자양분을 공급해 온 천변문화에 대한 고민과 구체적 상이 없는 청계천 복원사업은 처음부터 허상에 불과한 또 하나의 개발신화에 불과하다.

청계천을 재생천으로

앞서 서술하였던 ‘청계천 복원’ 사업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들, 즉 ‘자연성’과 ‘역사성’의 문제들을 염두해 두면 하나의 해결 방안이 도출될 수 있다. 청계천과 천변을 기본적으로 근대적 공간으로 한 덩어리로 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청계천을 그 자연사적 존재에 따라 근대적 도심 하수가 흐르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천변의 온갖 재생산업의 개념에 맞게 하수가 정화되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물길을 만드는 것이다. 생성과 됨의 과정을 담는 물길 말이다. 필요하다면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하수를 정화조와 같은 형태로 1차 처리하고 갖가지 정화 기술을 동원하여 하류로 갈수록 상급수로 변화시킬 수 있다. 더불어 상류 지천을 살리고 우기때 물 모아 건기때 방수한다든지, 다양한 자연정화기술을 동원할 수도 있겠다.

서울시의 계획처럼 하수를 따로 처리하고 어항과 같은 인공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청계천과는 상관도 없을뿐더러 다른 도시공간에도 좋은 리가 없다. 과도하게 시각중심적인 청계천 기본 설계안을 보면 너무 조경적인 경관만 중시하는 한편 사실상의 계획의 중심이 삶의 질보다는 경제중심적인 개발논리에 치우치는 이중성을 드러낸다. 또한 생태적 환경만 고집하는 것도 하수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다면 진정한 고집도 아니려니와 청계천과도 상관없는 ‘자연주의’에 불과할 것이다. ‘자연’ 자체를 중심으로 고려한다면 오히려 삼청동천을 복원한다면 청계천의 상류도 살리면서 경복궁과 사간동, 열린시민공원을 경유하여 문화관광부와 미대사관 뒤를 지나 청계천 복원의 시점부까지 멋진 자연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천변 개발의 문제다. 천변 속에서도 내성을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낸 공간의 문화를 만들어 냈다. 피상적으로 보면 청계천의 자연성은 비유컨대 청계천의 하수에서 살아가는 등이 휜 물고기처럼 천변의 열악하고 지난한 삶이 되겠다. 하지만 천변 사람들은 근대의 괴물같은 공간의 그림자와 공해 물건을 재생시키듯이 말이다. 개발이 필요하다면 청계천 공간의 동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생산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해체와 재생 및 모방기술을 체계적으로 재생산 할 수 있도록 공간구조를 정비하여야 한다. 고층으로 공간가치를 높이려면 기존의 저층 구조의 공간 네트워크를 최대한 살리면서 상층구조는 새로운 공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안이 있겠다. 공간의 역능이 필요한 부분들은 단순히 파괴하고 새 공간으로 대치할 것이 아니라, 덧붙이고 변형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하여 생성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아야 한다.


류제홍, 시각문화비평가
누가 전문가인가 http://weekly.culturalaction.org/maynews/read2.php?table=organ&item=3&no=2078
청계천 박람회… 그리고 만물공원 http://weekly.culturalaction.org/maynews/read2.php?table=organ&item=3&no=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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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2년, 그곳에 다시 가다

 
    칼럼 > 칼럼
청계천 복원 2년, 그곳에 다시 가다
최인기 
다쓰러지는 건물의 끝에서 포크레인이 고개질 한다. 거리는 여전히 무덥고 을씨년스럽다, 차도위에 갇힌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문채 끝간데 없이 이어져 있다. 복원공사의 막바지를 알리는 소리가 요란해도 청계천 8가 황학동 뒷골목은 옛날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위 빽판이라 불리는 음반을 유통하던 레코드사들도 그대로 이곳을 지키고 있다. 80년대 모든게 척박한 시절 음악 좀 들었다는 이들에게 청계천은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던 샘물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중 필자가 자주 가던 ‘장안레코드사’ 의 간판도 그대로다. 교복의 갈래머리 소녀는 지금 아주머니가 되어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아 가게를 지키고 있다. 아니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가게 입구에는 중년의 신사가 신청한 듯 진공관식 아날로그 전축의 낡은 스피커에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그 앞 대로변에는 20년 넘게 신발을 만들어 파는 소순관(남52) 씨가 있다. 그를 만나 노점상과 상인들의 이주 문제에 대하여 들어봤다.

‘이곳에 장사를 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장사를 하던 노점상들은 떠났다. 가장 많을 때는 3천 명이 넘었다. 이중 2천 명은 어디로 뿔뿔히 흩어졌는지 모른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보나마나 어디에선가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하지 않겠나 나머지 노점상은 동대문 운동장에 들어가서 장사를 하고 있다.

‘상인들도 이전을 시킨다는데’

‘그렇다 청계천변의 상인들은 송파구 문정동으로 이전을 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2003년 7월 1일 이후 상가에 입주한 세입자들은 이전하는데 있어서 대상이 아니다. 이전이 확정된 상인들도 현재와 같이 불황이 계속된다면 장사가 될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기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용산 전자 상가와 같이 성공 사례도 있지 않은가?’

‘현재 황학동에 남아있는 업종은 고물을 수리해서 재활용해 팔거나 중고서적과 비디오판매 같은 사양업종들이다 이들 업종은 이전하면 모두 죽는다. 다만 이들은 문정동 지구에 상가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야말로 투기효과나 노려보자는 것이다’

이미 지나 버린 것, 낡은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 과거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 청계천은 고집스러운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 인가? 자고 나면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속도의 시대에 어찌보면 그들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데이 서울에 실려 있는 영화배우 정윤희의 빛바랜 사진은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도톰한 입술과 노란수영복을 걸친 채 미소를 날리고 있다. 그렇다. 청계천은 지난한 시절의 슬픔과 기쁨의 아련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청계천은 없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 7월 2일 청계천 삼일 아파트

부슬부슬 내리는 장마 비를 맞으며 약 50여 명의 학생과 사회단체 회원들이 청계천 구석을 구석을 돌았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 갔던 길도 갑자기 낮설다. 자고 나면 건물이 들어서서 그 길이 이 길인가 도통 헷갈리고 의심이 간다.

한 떼의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자 주민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이들을 지켜본다. 어둡고 적막한 골목의 일상을 깨트리고 이들이 던지는 선동에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삼일고가도로를 따라 청계천 변에 줄을 지어 서있던 판자촌을 가리기 위해 지어졌다는 삼일 아파트는 숭인동만 남겨 진채 거의 철거를 당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콘크리트 더미 사이사이에는 부랴부랴 떠난 세간살이들이 앙상한 뼈를 들어낸 채 마냥 뒹굴고 있다. 철지난 달력과 찢긴 신문들, 연체료 고지서, 버리고 간 겨울옷과 신발, 교과서 몇 권과 주인 잃은 곰 인형, 곰팡이가 검게 피어오른 벽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가족사진은 집안의 내력을 알려준다. 멈춰버린 쾌종시계가 2시 즈음을 알리고 있다.

청계천 삼일아파트 철대위 임병근 (남 58세) 위원장에게 이곳의 상황을 들어 봤다.

"이제 몇 집이 있나?"

"약 50세대 명 정도가 있다"

"왜 아직도 이주를 못하고 있나"

"임대주택을 줘도 이들은 입주비 천5백여만이 없기에 들어 갈 수가 없다.
주민 대부분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다 다시 말해서 더 이상 갖은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몇 년째 주거공간을 지키기 위하여 싸움을 하다보니 생활은 완전 파탄 지경에 왔다."

"지난번 종로구청에서 약속이 있었지 않았나?"

"지난 3월에 전빈련 차원의 투쟁을 통해서 가수 용 단지를 주는 것으로 약속을 얻어냈다 하지만 보다시피 전기도 수도도 모두 끊어버리고 주민들을 고립 시킨 채 계속 위협을 가하고 있다. 올 초는 장애인과 노숙자들까지 동원을 하여 없는 사람들끼리 싸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파렴치한 작태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구청과 건설회사에서는 7월 18일 이후 강제로 행정집행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대를 호소하는 세대위 위원장의 간절한 눈길을 뒤로 우리는 삼일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주민들은 수고들 한다고 우리들에게 간단한 음료를 대접하며 어깨를 다독여 준다. 학생들의 온몸에서는 단내가 폴폴 난다 잔잔히 내리는 비를 맞아서 만은 아니다 열정으로 발산되는 열기 때문이리라

- 청계천 공구상가 -

우리는 무슨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마냥 텔레비전과 냉장고들이 층층히 쌓여있는 가게를 지나 공구상가 골목에 섰다. 스페너, 망치, 그리고 드릴 같은 것들이 천장 높이 촘촘히 쌓여 있다. 누군가 건들면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져내릴 것 같은 위태위태한 모습이지만 천만에 끄떡 없다. 그들 방식의 경험과 지혜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망치 하나, 못 하나, 아무렇게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자리에 놓여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눈을 감고 손만 뻗어면 쥘 수 있는 적재적소에 공구들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 사이사이를 저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누볐는지 모른다. 때로는 공구사이의 틈바구니에 끼어 한낮의 달콤한 잠에 취했으리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신문도 봤을 것이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한 끼의 식사도 마쳤을 것이다. 어두워질 무렵이면 자신의 전 재산일 수도 있는 물건들을 살아온 만큼이나 견고한 쇠사슬로 칭칭 동여매고 하루의 노동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를 붙잡고 막걸리 한사발로 시름을 달랠 것이다.

-10월이면 청계천이 새롭게 열립니다?-


서울시에서 내건 프랭카드가 거리 곳곳에 걸린채 부푼 몸을 날리며 펄럭인다. 청계천 복원사업 2년째다. 외국에서는 보통 10년을 걸려 완공을 한다는 사업을 2년 동안 밀어붙여 공정률 98%를 보이고 있단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수구 신문들은 이를 기념하듯 치적을 알리는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포털싸이트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처음에는 개발을 반대하고 극렬하게 투쟁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서울시의 절대 지지자가 됐습니다. 상인들과 우리는 얼마 전까지 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서울시가 이렇게까지 우리를 배려해 줄 줄은 몰랐다고 감동했다"고 한다.

도대체 누굴 만났기게 감동을 했다는 것인가. 근대화라는 미명아래 밀려난 사람들 이들이 다시 수십 년 동안 군락을 형성해오며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촘촘히 엮인 그물망처럼 청계천에 생계의 터전을 닦아 왔다.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의 2년 동안의 밀어붙이기 사업으로 이들을 내몰고 있는 것이다.

경쟁은 노동현장에 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은 도시공간을 배외하며 이윤을 낳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서울 전역에 환경과 문화 역사복원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을 쓰고 도시곳곳을 휩쓸고 있다. 지난번 양윤재 부시장의 구속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청계천 복원 사업은 이명박 서울 시장의 정치적 야욕과 비리로 점철된 사업에 불과 하다. 서울 전역에 자본의 이윤을 넓히기 위한 그리고 이를 지리적으로 원활히 집중하고 배분하기 위한 민관합작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이글의 일부는 필자의 청계천 관련 다른 자료에도 쓰여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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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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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너희가 전태일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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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전태일거리,다리’에 박힐 황동에 전현직 대통령 친필...
조수빈 기자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청계천 6~7가를 전태일거리로 조성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태일기념사업회’는 ‘역사와 일상, 그리고 미래 전망’이란 제목의 ‘전태일거리조성안’을 18일 제출했으며 서울시의 최종 심의만 남아 있다. 심의 결과는 제출일로부터 2주후인 8월 1일 발표된다.

노무현 대통령 “사람 사는 세상”(?)


지난 15일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청계천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가 ‘청계천전태일기념관 건립기본계획안 발표회와 전태일거리,다리조성사업’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은 것.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각계각층에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양대노총 위원장까지 각계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청계천 6~7가에 설치될 전태일다리와 거리의 주테마는 ‘전태일 이어달리기’와 ‘전태일모뉴멘트’다. ‘전태일모뉴멘트’는 전태일 기념 조형물로 청년 전태일이 남긴 ‘나는 돌아가야 한다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라는 ‘말의 꽃’을 든 소녀상이다.

‘전태일 이어달리기’는 벽돌모양의 판돌에 시민들의 친필을 새겨 전태일거리 바닥을 조성하는 것으로, 손학규 경기지사,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가수 안치환 등 각계의 인사들과 시민 6천여 명이 참여한다. 즉, ‘전태일다리(‘버들다리’)’ 바닥에 전태일에게 혹은 자신의 염원과 희망을 직접 써서 담은 글을 모아 황동을 제작하여 설치하는 것.


‘전태일이어달리기’ 프로젝트 참여 인단 중 주목할 만한 이들이 있었으니 소위 ‘좋아보인다 싶으면 꼭 끼는 사람들’, 바로 노무현, 김영삼, 김대중 전현직 대통령 그들이다.

이들이 황동에 남긴 한마디는 다음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 “사람 사는 세상”
김대중 전 대통령 “행동하는 양심 전태일! 영원한 우리들의 영웅 전태일!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民主主義(민주주의)와 自由(자유), 人權(인권)을 향한 高貴(고귀)한 犧牲(희생) 2005년 7월 金泳三(김영삼)”

‘만나달라고 만나달라고’ 죽도록 면담요청해도 코빼기도 안보이던 그들 아니던가! 아니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도 안 들어주던 그들이 어쩐 일이란 말인가! 도대체 ‘전태일’이 누구이기에. ‘전태일’은 누구인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이다. 500여 명의 노동자들과 경찰, 평화시장 경비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평화시장, 전태일이 자신의 온몸에 석유를 끼얹고 나타난 그날이. 그는 근로기준법 책을 손에 쥔 채로 몸에 불을 당겼다. 이른바 ‘근로기준법’ 화형식, 온몸이 불길에 휩싸인 가운데 그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짦고 긴 세 마디 외침을 남겼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둘이었다.

1965년 열일곱의 나이로 평화시장 재단사로 일을 시작하여 70년까지 성장지상주의와 산업현장의 비인간화 현실에 맞선 그는 오늘의 대다수 지식인들에게 또 노동자들에게 한국노동의 역사로 동시에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 놓인 ‘자신’으로 투영되고 있다.

전태일은...

‘전태일’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실 기자가 태어난 지 10여 년 전에 이미 세상을 달리 했을 그를 기억할 리 만무하나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는 ‘참여정부 1년’ 되던 2003년,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며 목숨을 끊은 ‘김주익 열사 같은 이’다. 2003년 10월17일 사측에 성실교섭을 요구하며 129일 동안 투쟁광장 앞에 있는 35미터 높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김주익 열사.

‘국민의 정부 5년’ 되던 2002년 노점 단속에 항의하다 중구청장실에서 분신한 ‘박봉규 열사 같은 이’는 또 아니었을까! 2002년 8월23일 청계천 시장에서 공구좌판을 하던 노점상 고 박봉규 씨는 구청의 노점 단속에 항의하며 중구청장실에서 분신자살을 기도, 같은 해 9월6일 숨을 거둔다. 서울시의 대대적인 단속계획과 도시빈민의 삶이 배제된 청계천복원 사업으로 삶을 터전을 잃은 박봉규 열사의 죽음이 전태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문민정부 3년’ 되던 1995년 현대중공업 본관 정문 앞에서 어용 노조 집행부의 노동 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한 ‘양봉수 열사’ 또한 그렇다. 1995년 5월 12일 사측과 어용 집행부의 노동탄압 및 민주노조 말살 책동은 한 젊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으며 “노동탄압 분쇄하고 민주노조 사수할 것”을 요구하던 양봉수열사의 죽음 또한 전태일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많다.

그리하여 기자가 곰곰이 되짚어 본 결과 아마도 ‘전태일’은 김주익, 박봉규, 양봉수 같은 이였을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순간 주책스럽게 2003년 4월 국회등원을 앞두고 캐주얼 복장을 한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사당 단상 앞에서 의원 선서가 좌절된 해프닝이 생각난다. 그가 현재 어디서 개혁이란 이름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으나 그 당시 잠시 동안, 그래 아주 잠시 동안 많은 이들이 ‘그의 넥타이를 매지 않은 평상복 차림에’ 속았지 않았나! 결국 유시민 의원의 국회등원이 그 다음날로 미루어지긴 했지만 이날의 해프닝으로 유시민 의원은 ‘권위주의에 맞선 진보적 더 나아가 개혁적 인물’로 평가되는 울지 못해 웃어야 하는 낯 뜨거운 시츄에이션이 발생한 것.

이때부터였던가 요즘 “보혁, 보혁” 하는데 당최 누가 ‘보수’고 ‘개혁’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4대 개혁입법’하며 ‘개혁’, ‘개혁’하는 요즘 우리는 도통 무감각하다. 어떤 이는 이런 것을 두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오히려 울고 싶다. IMF 관리체제를 불러온 누가, 또한 IMF를 내세운 초국적 자본의 요구에 순응한 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을 재물 삼은 누가, 노동자들의 머리에 신자유주의 칼바람을 꽂고 있는 또 누군가, ‘전태일’이라는 네임밸류를 이미지 쇄신용으로 톡톡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한마디 하겠다는데 갸륵하게 생각지 못하는 기자의 못된 심사도 원망스럽지만 ‘전태일’은 전태일 한 개인이 아닌 까닭에 그들의 제스츄어는 가당찮기 짝이 없다.

청계천 복원으로 많은 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그 자리를 대신해 초국적자본으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노무현(직업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 사는 세상”은 무엇이며 김대중(전 대통령)이 언급한 “양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영삼(전 대통령), 그가 인권을 알긴 아는가!

도대체 너희가 ‘전태일’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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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청계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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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청계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미흡"
인권위, 서울시에 개선권고…장애단체들, "청계천은 차별천" 거리행진
강성준 
10월 1일로 다가온 청계천 복원공사 완공을 한 달 앞두고, 국가인권위(아래 인권위)가 장애인·임산부·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도록 개선할 것을 서울시(시장 이명박)에 권고했다.

1일 인권위는 "(청계천) 보도의 폭은 1.5m이나 보도에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가로수가 있는 곳의 통행가능 유효폭은 60∼70cm 밖에 되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지나가기가 어려워…이동권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휠체어 사용자가 통행할 수 있는 보도 등의 유효폭은 1.2m 이상으로 해야한다', '보행장애물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장애인 등의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제2조에 위반된다는 것.

청계천 보도. 휠체어 한 대도 지나갈 수 없다.

또 인권위는 △청계천변 산책로의 바닥 마감재료가 바뀌는 곳에 석재분리대가 높게 설치되어 턱을 이루고 있고 △교량 밑과 옹벽 수문 아래에 설치된 자연석 산책로의 요철이 심하며 △보도와 차도가 만나는 지점에 불필요한 돌말뚝이 설치되어 있어 이동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계천변 산책로의 석재분리대(왼쪽)와 요철이 심한 자연석 산책로(가운데), 보도와 차도가 만나는 곳에 설치된 돌말뚝(오른쪽) [출처] 인권위

인권위는 △제1공구 출발지인 경사로에서 이어진 산책로는 각이 지고 홈이 파인 구조물로 되어 하천과 맞닿아 설치되어 있지만 난간 등 안전시설이 없고 △같은 구간내에 있는 하천 횡단교량의 난간이 너무 낮으며 △산책로변과 연결된 상단 통행로는 높이가 높은데도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는 등 교통약자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의 안전한 접근과 이동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이 지고 홈이 파인 산책로(왼쪽)와 낮은 난간의 하천 횡단교량(가운데), 그리고 안전시설 없는 상단 통행로(오른쪽) [출처] 인권위

인권위는 청계천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개선여부를 확인하는 점검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공공사업 시행에서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사회적 약자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초부터 4차례 청계천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10일에는 장애인·환경단체와의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발견된) 문제점들 중에는 남은 공사 기간 동안 마무리 작업을 통해서 해결할 예정인 것도 있고, 청계천 공간의 구조적 한계로 불가피한 것들도 있"지만 최소한 개선이 필요한 문제는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이진순 조사관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도 있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있다"며 "특히 좁은 보도를 넓히려면 주변 상가와 협의하거나 가로수를 뽑아내야 하는데, 서울시가 빨리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완공 연기까지 권고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관은 "인권위가 좀더 일찍 개입할 수 있었으면 상황이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권고에 대해 박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아래 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청계천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에 문제가 있음을 국가기관인 인권위도 인정했다는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선례를 봤을 때 권고 정도로 얼마나 바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2년 인권위는 발산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 △장애인의 특성을 배려한 안전대책 강구 △안내전담요원 배치 등을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권고했으나, 서울시는 최근 46개 역사에 승강기 대신 리프트를 설치하겠다고 밝혀 장애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박 공동대표는 "장애인에게는 이동권 보장이 하루가 급한 문제인데, 개선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 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청계천은 차별천"

한편 지난달 31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아래 서울장차연)와 이동권연대는 청계천이 시작되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계천은 차별천' 선포식을 가졌다. 이들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야심찬 계획 속에 추진된 청계천 복원 사업은 정식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휠체어 장애인은 천변 보행통로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등 장애인의 접근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차별천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청계천변과 청계5가를 거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했다.

서울장차연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을 '장애인차별철폐 행동의 날'(가제)로 이름짓고, 장애인 이동권·교육권·자립생활 보장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거리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청계천에 새로 붙은 이름 '차별천'

8월 31일 '청계천은 차별천' 선포식에 참여한 한 장애인

'청계천은 차별천' 선포식 참가자들이 청계천변을 따라 행진하고 있다.

거리행진 중 대열을 막아선 경찰들이 한 참가자의 휠체어를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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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차별천은 싫어요! 청계천은 행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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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차별천은 싫어요! 청계천은 행복천!
임은주 
나는 청계천이에요.

인왕산과 북악산, 남산에서 시작! 서울을 좌우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강이랍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흘러왔어요. 한편 서울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도로를 넓히고 가게를 지을, 보다 넓은 땅이 필요해지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덮개를 덮어 내 위로 길을 트고 가게를 만들기로 결정했지요. 벌써 5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나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 덮개가 부서지기 시작한 거예요. 게다가 많은 서울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요.

청계천의 모습이에요.

그래서 나는 50여 년만에 햇빛을 보게 된 것이지요. 내가 흐르는 물길 따라 사람들은 공원도 만들고 도로도 만들었어요. 바람도 느낄 수 있고 꽃길도 펼쳐질 거예요. 그리고 동무들도 많이 생기겠지요, 나무, 새, 사람……. 아침부터 밤까지 많은 이들이 나를 보며 밝은 웃음을 짓겠지요?!


나는 어린이예요.

이제, 우리 엄마 가게 옆에 아름다운 강이 흐를 거래요. 가게 근처에 놀만한 곳도 없고 교통사고라도 날까봐, 종일 엄마 가게에서만 있었는데 이제는 달라질 거래요. 청계천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 뚜껑을 열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원도 생기고 물고기 동무도 생길 거래요. 나보다 엄마가 더 신이 났어요. 그런데 어떤 어른들이 청계천 살리기 공사가 잘 되고 있나 알아봤는데, 나들이 길하고 이어지는 위층 길은 높이가 높은데도 안전시설이 없더래요.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은 다닐 수 없게 막았다는 거예요. 또, 가파른 길(경사로)과 이어지는 나들이 길은 각이 지고 홈이 파여 우리들이 뛰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 있겠더래요. 어른들은 앉아서 쉬기에 딱 좋을지 몰라도 말이지요. 게다가 하천과 맞닿아있는데도 난간 같은 안전시설도 없다고 하던걸요. 아름다운 청계천에서 우리도 마음 편히 쉬고 뛰어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이에요.

내가 다니는 회사는 청계천 근처에 있답니다. 뿌연 매연 때문에 숨쉬기 힘들던 그곳에 강물이 흐르고 공원이 생긴다니, 상상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제 점심시간이면 나들이도 할 수 있고 새소리도 들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청계천을 건너는 다리 난간의 높이가 너무 낮다고 하더군요. 앞을 볼 수 없어, 다리를 건널 때 난간을 잡고 건너야 하는 내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답니다. 나들이 가서도, 회사와 집을 오고갈 때도, 매번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나들이 길에 깐 바닥 재료가 달라지는 곳에는 턱의 높이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바닥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낮아져 깜짝 놀라는 내 모습을 떠올리니 청계천이 아름답게 변하다고 해도 잘 다닐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갓난아기를 키우는 부부랍니다.

우리는 청계천에서 밤늦도록 일을 합니다. 우리 아기는 어머니께서 키워주시지요. 그러니까 아기는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아기를 자주 보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는 아기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제 청계천의 콘크리트 덮개가 열리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원과 나들이 길이 생긴다고요? 그러면 어머니 보고 아기와 함께 나들이 나오시라고 해야겠어요. 그러면 아기와 잠깐이라도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런데 청계천 보도(다니는 길)의 너비가 좁아 유모차는 다니기 힘들다더군요. 그렇다면 휠체어를 탄 이들에게도 다니기 힘든 길이 될 텐데 말이지요. 좀더 많은 사람들이 다니기 쉬운 길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진짜! 모두를 위한

우리 주위를 흐르던 강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콘크리트 덮개로 덮였던 강들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기도 하고요(청계천처럼).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버려지고 죽어가던 강이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변하고 있기도 해요. 하지만 그 길들을 떠올려볼까요?

흔히 건강하다고 하는 어른들에게만 어울리지는 않나요? 난간은 낮고 계단의 높이는 높고 길은 심하게 울퉁불퉁하고……. 그렇다면 유모차에 앉은 아기들은 어떨까요? 키가 작은 어린이들은요? 앞이 잘 안 보이거나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은 또 어떻고요. 그래서 어떤 어른들은 '청계천은 차별천'이라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청계천이 몇몇 어른들에게만 편하고 좋은, 차별천이 될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래요. 그렇다면 청계천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없을 거예요. 청계천이 말한 대로, 모두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으려면, 두루두루 많은 이들이 편하게 오가고 쉴 수 있어야 할 거예요.

[생각해봅시다] '교통약자'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길(인도), 버스, 전철, 전철역 등은 우리 모두가 편하게 누려야 할 것들이랍니다. 그런데 몇몇에게만 편한 것이 무척 많아요. 유모차를 탄 갓난아기에게 길(인도)의 턱은, 키가 작은 어린이들에게 버스 손잡이는 너무 높아요. 전철역 계단은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너무 버겁고, 다리가 불편한 동무들에게 리프트는 너무 느리고 위험하기까지 할 때가 많아요. 이렇듯 어디에서 어디를 갈 때 이용하게 되는 탈 것 등을 교통수단이라고 하는데, 이런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고 힘든 이들을 교통약자라고 합니다. 누구나 교통약자가 될 수 있는데, 누구도 교통약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지금 여기에는, 정말 많은, 다른 이들이 더불어 살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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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장애인계,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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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장애인계,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
28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범
김삼권 기자 quanny@jinbo.net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범

전국단위의 진보적 장애인운동단체의 연대기구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서울지역 장애인 단체들의 연대체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장연)의 출범식이 열렸다.

장애인단체들은 그간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비롯해 교육권, 자립생활 등 각 장애인 관련 의제들을 중심으로 연대체를 구성해 현장투쟁을 벌여왔다. 또 장애인단체들은 공동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4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구성해 3개 영역에 걸쳐 총 11개 정책요구안을 발표하는 등 통합적인 연대의 경험을 구축해왔다.

이번에 출범한 서장연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각 영역에서 치열한 현장투쟁을 전개해온 25개 진보적 장애인 운동단체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이들은 이날 출범식에서 친정부적이고, 보수적인 주류 장애인 운동과의 선을 분명히 그었다. 서장연은 "한국 사회의 장애인계는 90년대 중반 이후 점점 보수화되어 주류세력은 국가의 지원금에 의존하면서 정부의 정책 파트너와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했다"며 "그들의 운동은 운동 산업으로 변질되어가는 역사를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향후 “아래로부터의 대중 대중투쟁을 통해 장애인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운동의 원칙을 고수하는 한편, 이 원칙 하에 공동의 투쟁을 벌여간다는 계획이다.

류홍주 서장연 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은 이땅에서 기뻐하고, 꿈을 꾸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서장연 출범을 기점으로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의 굴레와 쇠사슬을 끊어내자"고 역설했다.

서장연 뿐만 아니라 조만간 충북, 울산, 광주전남 등 각 지역 연대체들의 출범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서장연 출범을 준비해온 박경석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현재 각 지역에서도 전국단위의 진보적장애운동연대체 건설을 위한 논의가 끝난 상태"라며 "10월 말 경 각 지역단위를 포괄하는 전국적인 연대기구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별의 천, 청계천

이날 출범식이 끝난 후 행사참가자들은 청계천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청계천 주변 곳곳에 ‘청계천은 차별천’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등 청계천 복원 사업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러나 경찰이 참가자들의 스티커 부착을 가로막아 곳곳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간 장애인단체들은 개통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에 대해 "휠체어 장애인은 천변 보행통로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등 장애인의 접근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차별천"이라며 “청계천 복원에서 장애인을 배제한 사업”이라고 주장해왔다. 인권위도 지난 1일 “청계천 산책로의 통행가능 유효 폭이 60-70cm밖에 되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지나가기가 어렵다”며 “장애인·임산부·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도록 개선하라”고 서울시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장애인단체들과 인권위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청계천은 장애인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청계천은 장애인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차별의 천”이라고 서울시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이런 분노 탓이었는지, 이날 행진 도중 참가자 20여 명은 기습적으로 청계천 3가 부근 진입로를 통해 청계천 산책로로 진입했고, 이들은 10여분 간 산책로와 주변 벽에 스프레이 락카로 ‘장애해방’, ‘차별철폐’, ‘청계천은 차별천’ 등의 글씨를 새기기도 했다.

경찰이 스티커를 뺐어가자 한 장애인이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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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새물맞이' 그들만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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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새물맞이' 그들만의 축제
"그들만의 서울이 영원하다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오히려 고통”
김삼권 기자 quanny@jinbo.net


서장연․이동권연대 거리선전전 진행

1일 역사적인 청계천 개통식이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서울시는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성대하게 열었고, 온 나라가 47년 만에 열리는 물길을 축하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떠들썩한 축제의 현장 한 귀퉁이에서는 ‘청계천은 차별천’이라는 장애인들의 처절한 외침이 있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장연)와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동권연대) 회원 20여 명은 광교 부근 청계천 변 일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장애인 등의 접근권 확보를 위한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려 했다.

장애인들은 그간 서울시에 수차례에 걸쳐 “청계천 복원 기본 계획 수립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복원되는 청계천에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개선조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이번에 개통된 청계천이 산책로의 좁은 유효보도폭(40-50cm) 그리고 장애인등이 이동할 수 있는 청계천 횡단교량과 진입경사로 부족으로 “장애인등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이날 선전전을 통해 청계천 복원에서 간과되고 있는 교통약자의 접근권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었다.


경찰, 선전전 원천봉쇄 및 해산조차 가로막아

그러나 이날 장애인들은 선전전을 진행할 수 없었다. 경찰은 이날 3시 30분 경 서장연과 이동권연대 회원들이 광교 조흥은행 본점 건너편 부근에서 선전전을 시작하려 하자마자, 이들을 겹겹이 에워싸고 이동을 완전히 봉쇄했다. 장애인들은 경찰의 조치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조치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역사적인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는 ‘조용히’ 그리고 성대하게 치러져야 했고, 따라서 장애인들의 ‘시끄러운’ 요구는 ‘무시’되어져야 했던 것.

장애인들은 경찰들의 벽에 가로막힌 채 그 자리에서 ‘장애인을 배제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사과하라’,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2시간 가량 농성을 벌였다. 한편, 장애인들의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청계천을 복원하는데 돈을 수천억이나 쏟아 부었다고 하는데, 장애인 이동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하며 “장애인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청계천이 되어야 한다”고 장애인들의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반면,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좋은 날에 왜 길을 막고 데모를 하냐”며 장애인 단체 회원들을 향해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장애인들도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알겠는데, 이런 식으로 오늘 같은 날 데모를 하면 정치적 사주를 받았다고밖에 볼 수 없지 않냐”며 뜬금없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이날 경찰은 장애인들의 선전전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이동까지 가로막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로 장애인들을 비롯해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옴짝달싹 못하는 장애인들은 그 자리에서 정리 집회를 진행 한 뒤 5시 40분경 해산하려했다. 그러나 경찰은 정리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려는 장애인들을 막아섰다. 이에 장애인들은 “집에도 맘대로 못 가게 하냐”며 “통행을 가로막는 법적근거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끝내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고, 종로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단체로 해산하지 말고, 1명 혹은 2명 씩 따로 떨어져 종로 3가까지 가서 집에 가라”며 “그렇지 않으면 길을 열어줄 수 없다”는 황당한 제안을 내놨다. 결국 장애인들은 해산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통행권 보장을 요구하며, 또 다시 농성을 벌여야만 했다.


노 대통령과 이 시장, 덕담 나누며 청계천 개통 축하

한편, 장애인들이 집에도 가지 못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던 오후 6시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노무현 대통령은 서로의 공을 한껏 치켜세워주며, 청계천 개통을 축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착공 전 2003년 6월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의 뜻을 이해해주시고, 지원을 약속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다”며 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명박 시장은 “600년 고도 서울이 잃어버렸던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 길을 이제야 다시 찾게 됐다”며 “서울이여 영원하라”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결단을 내리고 강력한 의지로 이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서울시장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화답하며 “청계천은 복원 사업을 통해 서울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의미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누구를 위한 서울시인가?”

전경들의 어깨 넘어, 대형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이 시장과 노 대통령의 축사를 듣고 있던 한 장애인은 “누구를 위한 서울시인가? 이명박 시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바라는 서울에는 장애인은 없다”고 읍소하며 “그들만의 서울이 영원하다는 것은 장애인들에게는 오히려 고통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장애인들은 결국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물론 장애인들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휠체어를 탄 장애인 1명 당 5-6명의 '호위대'를 붙여 종로 4가 까지 ‘안내’한 뒤 이들을 해산시켰다. 이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해산하는 동안 청계천 일대에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청계천 개통을 축하하는 ‘축제’를 즐겼다.


"주류 장애인계,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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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물길' 열리자마자 시민 추락 사망사고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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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물길' 열리자마자 시민 추락 사망사고 발생
50대 여성 삼일교 위에서 청계천으로 추락해 사망
김삼권 기자 quanny@jinbo.net

그간 시민사회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해 온 청계천의 안전문제가 개통된지 하루도 안지나 도마 위에 올랐다. 청계천을 방문한 50대 여성이 청계천 다리 위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성대한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1일 밤, 시민 유 모 씨가 구 청계2가 부근에 위치한 삼일교 위에서 청계천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유 씨가 당일 삼일교 상판 차도 위에 설치된 조형물 사이에 난 구멍을 통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계천을 가로질러 종로2가와 을지로2가를 잇고 있는 삼일교는 왕복 6차선의 교량. 과거에는 이곳이 청계로를 사이에 두고 종로와 을지로를 연결하는 도로였지만, 청계천 복원 후 다리가 된 곳이다. 이 삼일교 위에는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8개의 원형조형물이 연달아 설치되어있고, 총 길이는 약 12m에 이른다. 사고를 부른 곳은 바로 원형조형물 사이에 뚫려있는 가로 1.5m, 세로 1m가량의 사각 구멍. 이 구멍을 통해 유 씨는 청계천 바닥으로 추락했고, 추락 이후 인근병원으로 옮겼으나 2일 새벽 5시경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일단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청계천복원본부 등은 청계천 전체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청계천 일대에 당시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중앙분리대는 통행이 금지된 곳이라는 점을 들어 '어쩔수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사고 이후 원형조형물 주변에 안전펜스와 임시바리케이트를 설치했고, 향후 뚫려있는 구멍을 강화유리로 막을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개통 후 연휴기간 동안 청계천을 방문한 인파는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락사고가 발생한 원형조형물 사이 구멍에 임시로 안전펜스가 덮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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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차별천 -장애인들도 청계천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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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차별천 -장애인들도 청계천에 가고 싶다!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제작: 참세상
촬영: 안창영
편집: 안창영
10월 1일 역사적인 청계천 개통식이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서울시는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성대하게 열었고, 온 나라가 47년 만에 열리는 물길을 축하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떠들썩한 축제의 현장 한 귀퉁이에서는 ‘청계천은 차별천’이라는 장애인들의 처절한 외침이 있었다.

전경들의 어깨 넘어, 대형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이 시장과 노 대통령의 축사를 듣고 있던 한 장애인은 “누구를 위한 서울시인가? 이명박 시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바라는 서울에는 장애인은 없다”고 읍소하며 “그들만의 서울이 영원하다는 것은 장애인들에게는 오히려 고통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장애인들은 결국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경찰은 이날 휠체어를 탄 장애인 1명 당 4명의 '호위대'를 붙여 종로 4가 까지 ‘안내’한 뒤 이들을 해산시켰다. 이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해산하는 동안 청계천 일대에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청계천 개통을 축하하는 ‘축제’를 즐겼다.
'청계천 새물맞이' 그들만의 축제
장애인이동권연대 http://access.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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