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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우리당, 병신과 머저리

머저리 열우당... 정말 열우스럽지 않은가?

다만 창 제거의 박살모 변수도 고려

 

 

한나라당과 우리당, 병신과 머저리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병풍 특검, 열린우리당은 수용해야만 한다
2005-05-16 20:05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du0280@dailyseop.com)
이청준 선생의 소설 중에 ‘병신과 머저리’란 게 있다.

30년도 전에 읽은 소설이라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대략 형과 아우가 주인공인데, 전쟁을 체험한 세대인 형과 미체험 세대인 동생을 내세워 두 인물의 아픔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병신은 정신적 상처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분출구가 어디인지 모르는 형을 가리키는 말이고, 머저리는 아픔의 원인조차 알지 못하는 동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상 네이버 지식검색)

이회창 씨 아들 정연씨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공방을 보면 정말 이청준 선생의 소설 제목 그대로란 생각이 절로 난다.

병풍 사건으로 상처를 입었으나 그 원인이 이회창 씨 자신의 아들 단속 잘못이란 점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세상에 널리 알린 김대업 씨를 원망하는 한나라당이 이청준씨 소설에 나오는 병신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또한 선거에 일정하게 도움이 됐던 병풍 사건의 본질이 이회창 씨 개인에 대한 비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자로서는 결격사유로 유권자들에게 비쳤다는데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하고 야당이 하자니까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열린우리당은 이청준 선생 소설의 머저리에 해당하지 않는가.

정말 이청준 선생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오늘날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행태를 빗대 소설을 쓴 것이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병풍 사건은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하자는 특검 그대로라도 좋다.

우선 김대업 씨가 주장했던 바, 이회창 씨 아들 정연 씨의 병역비리를 감추기 위해 했다는 은폐대책회의의 존재 여부는 반드시 특검대상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언론에 거론된 사람들로 은폐대책회의 관련 특검을 한다면 증인으로 채택돼야 할 사람들은 대략 이렇다.

김길부 전 병무청장.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권영해 전 안기부장.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 여춘욱 전 병무청 차장. 박기석 전 병무청장 비서실장. 당시 병무청장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및 비서실 여직원. 그리고 김대업 씨가 있다.

두번째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테이프 조작사건이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병풍을 조작이라고 주장한 것과 이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반대주장 등도 특검 대상에 당연히 포함돼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를 특검한다면 누가 증인으로 신청돼야 할까. 지금까지 언론에 거론된 사람들로 대략 짚어보면 이렇다.

테이프를 함께 조작했다고 주장했던 금모 씨.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그리고 김대업 씨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연 씨의 병역비리가 과연 사실인지 여부를 반드시 따져야 한다. 이회창 씨 본인과 부인, 그리고 아들 정연 씨 및 수연씨가 증인으로 채택돼야 할 것이다.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면, 그리고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권력층들로 은폐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주장이 나왔다면, 공소시효는 지났다 하더라도 이 문제 자체에 대한 진위도 반드시 특검 대상에 들어가야만 한다.

김대업 씨의 폭로 등 모든 후폭풍이 바로 병역을 기피했을 것이란 의혹 속에서 나온 것인 만큼 반드시 그 사실여부는 가려져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02년 병풍 수사 당시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핵심적인 증인들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도피했다는 사실은 지금 묻혀 있다. 특검은 이들을 소환해 반드시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

이건 정치적 손익 여부를 떠나 제대로 된 나라라면 반드시 밝혀야 할 사실들이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김대업 씨와 관련이 있다느니 어쩌니 하는 얘기들도 특검을 하면 다 나올 사실들이다.

▲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항간에는 한나라당의 특검 요구가 이회창 씨의 정계 복귀를 무산시키려는 박근혜 대표 측의 음모란 얘기도 나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대법 판결을 빌미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흠집을 내기 위해 특검을 하려한다는 얘기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의도가 있으면 어떤가. 병풍 사건의 진실을 특검을 통해 밝히는 것이 유권자들을 위해서도 좋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정말 이회창 씨가 억울한 것인지, 아니면 억울할 것 하나도 없는 일인지 파헤치면 나올 것 아닌가.

한나라당도 병풍 특검을 하자는 초심을 잃지 말고 말을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이 하자고 하는 일이라도 옳은 일이면 과감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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