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리고 보니 수습 안되는 한나라당
- 희망만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판도라의 상자는 열려야
김찬식
한나라 박근혜 대표가 명언을 남겼습니다. “한나라당은 헌법적 가치를 매우 충실히 지키는 정당” 이라고 하더군요. 웃기죠? 웃깁니다. 요즘 헌법적 가치를 매우 충실히 지키는 정당은 차떼기로 돈 받아먹고 대통령 탄핵 시키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특검에 관한 법률적 해석까지 다 끝내놓고 법안 발의하려 하자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발뺌을 하려고 합니다. 박근혜 대표가 그렇게도 걱정하는 도청 테이프 조사에 관한 위법 시비는 우리당이 주장하는 특별법을 만들면 그런 걱정이 일거에 해소되는 것입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도청 테이프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던 그 기개는 다 어디가고 헌법적 가치를 가장 똥같이 생각하는 정당이 헌법 운운하며 웃기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헌법 파괴 입니다. 사실 한나라당의 그간 행태를 보면 이번 도청건도 헌법 파괴의 정신에 따라 이것 저것 눈치 볼 것 없이 도청 테이프를 공개해도 무방하다는 유추해석이 가능 합니다.
박근혜 대표가 갑자기 오리발을 내미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 한창 도청을 누가 했느냐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러우니 이제 곧 도청 테이프 공개 문제로 넘어갈 것을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언제까지 도청을 했었느냐에 대한 논란으로 도청 테이프 공개건이 후순위로 밀렸지만 다음주 부터는 도청 테이프의 공개가 선순위로 위치변동 하게 됩니다. 이제 여론의 관심사가 누가 도청했냐에서 도대체 뭘 도청했냐로 바뀌고 있습니다.
처음에야 분위기에 휩쓸려 도청 공개하자고 목소리를 올렸지만 막상 공개할 시점에 다다르니 정형근류가 공개하면 개박살 난다고 코치를 했을 것이고 그 코치를 받은 박근혜 대표가 다시 제정신이 돌아와 도청 공개 곤란을 말하는 겁니다. 어머나. 골때리게 됐네.
박근혜 대표의 말대로 위법의 소지가 있다면 우선 위법성에 대한 보완입법을 만들고 도청 공개를 추진하면 됩니다. 이미 우리당에서 특별법 설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표의 주장이 그러하다면 박근혜 대표는 우리당의 특별법 추진을 반대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지지 해야 이치가 맞는 겁니다.
만일 박근혜 대표가 특별법도 싫다. 도청 공개도 싫다 하면 박근혜 대표 스스로 자신의 발언을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한마디로 이도 저도 다 싫고 그냥 뭉개고 넘어가자는 거죠.
박근혜 대표가 정말 위헌성에 대한 고민 때문에 특검을 주저한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특별법과 특검법을 동시에 추진 하면 됩니다. 법률적 안전장치도 만들고 그 안전장치를 토대로 도청 내용을 공개 한다면, 그리고 여 야 할것없이 모두 합의를 한다면 위헌성을 따지고 들 주체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위헌을 들먹일 만한 주체가 없다면 그리고 법률적 보완이 이루어 진다면 특검도 수사에 날개를 달 수 있겠죠.
만일 박근혜 대표가 계속해서 위헌성 문제를 거론하며 발뺌을 한다면 민노당과 민주당은 우리당에게 역으로 특볍법 제정과 특검제 도입을 제안 하면 됩니다. 어차피 검찰 조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 특검이 후속 수사를 하게 하여 미진한 부분을 국민들에게 밝히면 되고 한나라당 혼자 떠들어 댈 위헌 어쩌구는 특별법 제정을 통하여 차단 시키면 되는 겁니다.
우리당도 만일 민노당과 민주당이 두 법안 동시 추진을 요구 한다면 무조건 특별법 만을 고집지 말고 두 야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이 아무리 진상조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삼성의 돈을 받은 삼성 장학생 검사가 존재하는 이상 국민들은 검찰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의구심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제의 도입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도청 사건은 두가지의 본질적 파악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누가 도청을 지시했나. 또 하나는 테이프에서 무슨 소리가 오고 갔나 입니다. 지긍은 전자인 누가 도청을 지시했나가 주된 테마 이지만 이번주를 고비로 서서히 테이프에서 무슨 소리를 했나로 테마가 넘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음모론 등등 도 잠잠해 지겠죠.
이번 도청 파문은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금년 내내 수사가 필요하고 진상 파악이 필요한 엄청난 파문을 예고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때 누가 더 타격을 받느냐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가적 혼란을 이유로 도청 테이프 공개가 흐지부지 되는 황당한 상황은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반 쯤 열다가 닫아버리면 그것이 더 더욱 국가적 혼란을 촉발 시키는 것입니다. 기왕 연다면 활짝 열어버리는 것이 국민의 의문을 근본적으로 가라앉히는 방법이 될 겁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