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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사이트 담당제’ 108개조 여론몰이

명실상부한 알바로써 돈을 받는지 안받는지는 모르겠다만

좌우간 쌍방향 인터넷을 일방향 조작 대상으로 보는 이들이 과연 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사모 ‘사이트 담당제’ 108개조 여론몰이
[한겨레 2005-08-22 01:18]

[한겨레]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사이버전사대’라는 이름의 조직을 만들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론몰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략대상 사이트를 108개로 나눠 전담조를 편성하고 책임자까지 지정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박사모의 이런 행태는 누리꾼(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의견표출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사이버상의 여론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론몰이가 주요 목표=‘사이버전사대’ 108개조의 존재는 최근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라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박사모’ 카페의 내부 파일(사진 참조)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이 파일은 각종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 보수 및 진보단체, 정당 및 공공기관의 인터넷 사이트를 성격별로 분류하고, 대상 사이트별로 각각 담당자의 아이디를 지정한 내역을 담고 있다. 1조부터 108조에 이른다.

사이버전사대에는 조별로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20명 이상이 소속돼 활동한 것으로 나온다. 제1조의 경우 출범을 전후한 지난해 11월23일 무렵 21명이 참여했다고 적시돼 있다.

당시 ‘초지일관’이라는 아이디의 소유자는 “박근혜 대표님을 음해하는 세력과 중도에서 정치를 관망하는 국민들에게 박 대표님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사이버에서 바른 여론몰이를 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췤y백’이라는 아이디의 소유자는 “작성한 글을 복사해서 황금시간대에 시차를 두고 반복해서 올리되, 수십만명의 부동층을 염두에 두고 꼬리를 달아야 효과적”이라고 효율적인 ‘알바성’ 댓글 게시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네티즌들의 여론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형성된다”며 “직접 박 대표님을 지지하는 것보다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잡아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조직적인 사이버 활동 전개=‘사이버전사대’는 실제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된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의 독자게시판에는 ‘개나리’와 ‘돌체’라는 아이디로 작성된 글이 여럿 올라 있다. 내부문건에 ‘사이버전사대 71조’ 담당자로 지정된 아이디들이다. 박사모 내부문건에는 71조의 대상사이트로 <연합뉴스> <프레시안> <미디어몹> 등 3곳이 지정돼있다.

 글의 내용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상영중지를 촉구하고,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것이다. ‘개나리’는 지난 6월18일치 글에서 “별것도 아닌 시민단체들이 한 줌도 안되는 영향력으로 삼성을 괴롭혀댄다”고 퍼부었다.

<문화일보>를 담당한 65조의 ‘빗속을 둘이서’라는 아이디의 소유자는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과거사 진상규명을 거칠게 비난했다. <경향신문>을 담당하는 64조의 ‘자갈치’도 참여연대에게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최근 ‘디시인사이드’의 ‘이슈-정치, 사회 갤러리’에서도 이 사이트를 담당했던 83조를 둘러싼 논란이 치열했다.

한나라당과는 무관하나?=‘사이버전사대’의 활동을 두고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과의 연관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표가 지난해 11월24일 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인 김희정 의원에게 ‘네티즌 운동’의 조직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사이버 정치에 특히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의 네티즌들도 이곳에 출몰하는 한나라당 및 박근혜 대표 지지자들을 ‘사이버전사대’ 소속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김희정 의원은 “‘박사모’와 당 조직은 무관하다”며 “박사모 회원들이 당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으나, 당으로선 이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광용 박사모 대표는 “사이버전사대는 박사모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일 뿐, 공식적인 기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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