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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의원들 “연정론은 잘 막았지만…”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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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는 박 대표가 이겼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졌다,

정치개혁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예상한 그대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점이 박 대표의 한계였다,

이제 대통령의 ‘다음 수’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뭐 이런 내용을 다 고려하면

2%만 부족한 것도 아니네 

 

 

한나라 의원들 “연정론은 잘 막았지만…” 2% 부족
차별성 부각해 협상력 부재 노출...지역구도 타파 대책도 미비 지적
입력 :2005-09-09 14:21   동성혜 (jungtun@dailyseop.com)기자
한나라당은 7일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회담을 두고 싱글벙글이다. 노 대통령의 연정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 박 대표가 완승이라는 것이다.

8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는 이강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어제 회담은 이상주의 정치학자와 경제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회담 같았다”고 말했다. 즉 이상주의 정치학자는 노무현 대통령이고 경제를 걱정하는 대통령은 박근혜 대표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당 지도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녹록치 않다.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8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권과 우리나라 전체가 소통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상황을 보는 인식이 다르고 그 차이를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박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대통령도 박 대표도 서로가 하고 싶은 말만했던 상황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 8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김양수 의원은 재정경제위원답게 경제부분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경제에 대해 확신에 차있는 것 같다”며 “문제는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체감과 차이가 있고 야당이 갖고 있는 통계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계수치는 평균치이고 중요한 것은 의미있는 통계 내용”이라며 “대통령이 평균치인 통계 결과만 관심갖지 말고 그 내용을 분석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표를 향해서도 “종합부동산세 1%를 올리는 것에 서민이 부담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과연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서민 혹은 중산층이 누구인지 고민스럽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의원은 박 대표의 정치력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지난번 의원총회에서 참석 자체도 안된다는 의견부터 오히려 한발 앞서 선 제안을 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박 대표가 당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연정을 거부한 것은 잘했지만 제1야당의 대표로써 정치력을 발휘한 것은 상당히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게 박 대표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장점으로 보는 부분은 (박 대표가) 원칙적이고 꼼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지난 행정수도법과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투표했던 것을 두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런 투표 행위를 보면서 느낀 것은 모든 문제를 다수결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고 그런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영남을 지역구로 둔 다른 초선 의원은 “이번 회담을 보면서 느낀 것은 무조건 연정을 거부한다고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당론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연정이 정략적이라고는 하나 한나라당 역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했어야 했다”며 “단기적으로는 박 대표가 이겼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여권의 의도대로 정치 구도가 진행될 텐데 대통령이 제안했기 때문에 안된다고 외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젠 그 결론이 어떻게 나든 정치권이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시점은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생경제와 정치는 별개의 문제지만 함께 진행해야 할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알면서도 탄핵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조금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 8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 회의장에 박근혜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이명박 계열 측의 한 의원은 “박 대표가 대통령의 연정 제안을 잘 막아냈다”고 호평하면서도 “하지만 예상한 그대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점이 박 대표의 한계였다”고 밝혔다.

당내 핵심 당직자는 “더 이상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게 연정 제안을 하지 못하도록 잘라 말했고 박 대표는 끊임없이 민생경제를 이야기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전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후에 노 대통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에게 소연정을 제안할 것이고 두 당에 장관 입각을 제의할 것”이라고 노 대통령의 ‘다음 수’에 촉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빌미로 대통령이 이렇게 제안을 했는데도 한나라당은 거부했다며 대통령이 계산하고 있는 원래 로드맵대로 진행할 것 같다”면서 “이제 한나라당이 준비할 것은 대통령의 ‘다음 수’에 대한 대책이다”고 전략적 사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대통령과 제1야당의 박 대표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 그 가운데 박 대표를 두고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시각도 있다. 노 대통령과의 공통분모를 찾아 논의를 진전시키기보다 차별성만 부각시킨 것은 협상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

또한 정치개혁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제기됐다.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통령에게 민생경제에 전념할 것을 요구하면서 ‘민생경제 초당내각 구성’제안을 뿌리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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