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선거구 개편에 대해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현 선거구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표의 등가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것과 특정 정당의 지역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제도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은 '연정론'을 띄웠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선거구 문제를 보면 나름대로 노력하려고 애써고는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론'으로 대통령 권력까지 걸고 한 작업치고는 별로 보잘 것 없네요.
유시민 의원이 텔레비젼 토론에서 나와 소선거구제에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고치자고 이야기 하였으나 열린우리당에서 주로 이야기 되는 것을 보면 이와 같은 유시민 의원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네요. 열린우리당에서 제 1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선거구제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와 '일률배분식 비례대표제' 입니다.
도농복합식 선거구제라는 것은 농촌에서는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도시에서는 중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 의원을 뽑는 제도지요. 이 경우 인구가 대도시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몇을 제외하고 중선거구제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대도시를 중선거구제로 바꾸면 선거구가 넓어지기 때문에 자금력이 딸리는 상황 때문에 선거 치르는데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 정도는 극복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경우 다르죠. 한나라당의 경우 일단 영남권 지역에서 지역구 의석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게거품 물고 반대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도농복합식 선거구제'라는 것은 선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명분도 없고 한나라당의 결사 반대로 현실성도 없는 이야기 입니다.
다음으로 열린우리당에서 말하는 소위 '일률배분식 비례대표제'는 '독일식비례대표제'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언론에서 이야기 되는 바와 같이 독일식은 먼저 그 정당의 비례대표 당선자 수를 할당한 뒤 그 가운데 그 당 전국 득표율에 대한 각 권역에 따라 당선자를 할당해 주지만 '일률배분식'은 그 정당의 전국득표율을 각권역에 차등없이 적용해 당선자를 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요.
결국 열린우리당에서 제 1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선거구제 문제는 일단 현행의 선거구제에서 지역구 몇 석 줄이고 비례대표 몇 석 늘인다는 의미 외에 본질적인 변화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역주의 완화, 표의 등가성 확보, 전문성 제고 등등의 명분을 찾는 방법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이 1대 1에 가까워지는 독일식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한나라당이야 죽어도 현 선거구제를 유지할려고 발악을 하며 "민생, 민생"만 외치고 있지만 열린우리당은 선거구제 개편하자고 깃발 꼿았지 않았나요. 더구나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덤벼들었으면 그에 걸맞게 현선거구제의 뿌리부터 통째로 바꿔야 합니다. 선거구를 바꾸는 가장 본질적인 원칙은 지역주의 완화와 표의 등가성 확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열린우리당안은 이런 본질적 문제를 사실상 우회하고 있는 것 같네요. 독일식 비례대표제에 대해 위헌 운운하지만 사실 본질은 지역구 밥그릇 빼앗길 수 없다는 현 지역구 철밥통들의 기득권 때문이지요.
열린우리당의 선거구 개편안이 이렇게 현행의 제도에서 본질적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열린우리당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 때문이지요. 대통령은 대통령직까지 내놓겠가고 그러는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직이라는 기득권조차 내놓지 않으려는 것은 대체 무슨 심뽀입니까? 대통령이 한나라당에게 일정한 부분의 권력을 양도하겠다는 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면서 권력의 본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선거구제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미지근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현재의 선거구제는 표의 등가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어 권력을 양도받지도 않았는데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며칠 후면 추석이고 둥근 보름달이 떠 있는 것을 보았으면 합니다. 대통령이 '달과 손가락' 놀음 하면서 'X파일'의 내용을 파묻어버렸고, 검찰, 의회, 대통령 등등이 이건희가 해외로 도바리하는데 방조하면서까지 한 작업이 겨우 이것입니까? 열린우리당, '보름달'을 띄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손가락 끝을 따라가보니 '초승달'이었습니다. 이래서야 대통령직까지 건 대통령의 체면이 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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