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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주인이다”…촛불 속에 울려퍼진 희망의 함성

음, 또라이 한명 떴더군... 서울대 심재철 '대학의 서열화는 어쩔 수 없다. 본질적으로 (입시방식을) 대학의 자율에 맞겨야 한다’...

학생들이 옳다. ‘모든 문제의 시작이 대학 서열화에 있다’

심재철이는 뭐하러 거기 갔을까? ㅠ.ㅠ

 

학생들이 대학 서열화 타파를 위해 서울대 해체/국립대 통합 이런 본질적인거 좀 주장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집단 자위에 그치고 마는거다.

 

교육이 단순히 그냥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성수대교 김영삼때 무너졌다고 다 김영삼 책임으로 모는 또라이는 없겠지

 

 

 

“청소년이 주인이다”…촛불 속에 울려퍼진 희망의 함성
고교생 촛불 추모제, 500여명 학생 참석한 가운데 질서정연하게 끝나
2005-05-08 09:06 안성모 (momo@dailyseop.com)기자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경쟁 위주의 교육제도에 시달려온 고교생들이 광장에 함께 모여 ‘꿈꾸지 못하게 하는 현실’을 규탄하며 ‘희망’을 노래했다.

7일 저녁 6시 광화문 교보빌딩 앞 광장. 입시 경쟁 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촛불 추모제가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당초 수천명 이상의 학생들이 집결할지도 모른다는 교육당국 및 경찰의 추측과는 달리 참석 학생들은 많지 않았지만 교육 개혁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 7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 앞 에서 시작된 `상대평가 내신 위주 대학입시제 반대 촛불집회' 및 `자살학생 추모제'에 여고생들이 교복차림으로 참석해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교육청·학교 교사들 일찌감치 자리 지켜…“선생님들도 우리들 고통 듣게 될 것”

이들 학생들은 ‘지옥같은 입시경쟁’이 가져온 ‘친구들의 죽음’에 눈물짓고 ‘차별없는 세상’을 향해 환호성을 질렀다. 내신 상대평가, 교교등급제, 본고사 부활 등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일부 기성세대들이 우려했던 ‘무질서한 집단행동’은 어디에도 없었다.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주최한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관계자들의 지시와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한 모습을 내내 보여줬다.

참가 학생수보다 10여배 넘게 ‘불상사’를 대비해 나온 6000여 명의 경찰들도 식순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는 행사를 지켜보고는 상당 부분 자리를 떠났다.

▲ 광화문 교보문고앞에서 열린 '입시경쟁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추모제'에 참석한 한 고등학생이 주최측이 준비해 배포한 유인물을 읽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일부 어른들의 우려처럼 돌발 행동이 아닌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들의 요구를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에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서울시 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나온 교사들로 인해 행사 중간중간 고성이 오갔다. 학생들은 “단속하러 나온 선생님들이 무서워 학생들이 되돌아가고 있다”며 철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실제 교복을 입고 행사장에 들어서려던 몇몇 학생들은 주변의 어른들의 시선과 행사장 주변을 가득메운 취재진을 보고는 발걸음을 되돌렸다. 행사장 입구에 ‘촛불시위 정당하다, 징계운운 하지말라’라는 손푯말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실업계 고교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우리 학교에서는 몇 명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에 이런 집회에 참석하면 짤린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혹시나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것일 뿐 행사를 방해하러 온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을 지도하러 왔다”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과 교육부 관계자분께서 학생들의 참석을 막으러 오셨는지 진의는 알 수 없지만 여기서 우리들의 고통을 듣게 될 것”이라며 ‘부탁의 박수를 보내자’는 사회자의 말에 박수와 함께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고개숙인 선생님 “아이들 죽어가고 분노하는 모습…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 없다”

▲ 추모제 행사로 인해 광화문 교보문고 일대가 혼잡을 이루자 지나가던 한시민이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손푯말을 쳐다보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추모제는 촛불을 든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시 경쟁에 시달리다 자살한 ‘친구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개학 후 두달만에 20여명의 학생이 입시 경쟁에 비관해 목숨을 버렸다. 중간고사 기간인 지난 1일부터 일주동안에도 4명이 학생이 꽃다운 나이에 자살을 선택했다.

연단에 오른 고교 3학년 여학생은 “꿈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고개를 숙인 후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내운 현실이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목메인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현실을 되물림해서는 안된다”며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여학생도 “어떻게 한 개인의 자살사건으로 끝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는 “이 사회가 불러온 끔찍하고 악스런 상황을 어떡하던지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청소년은 냄비근성이 있다’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자”고도 했다.

서울 모 중학교 교사도 제자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이를 분노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움에 도저히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했다.

행사장 들린 심재철 의원 “항의 정당하다”…학생들 요구와 상반된 “대학 서열화 어쩔 수 없다”는 입장 밝혀

▲ 행사장 주위의 취재진들의 모습을 본 한 여학생이 긴장한 표정으로 얼굴을 유인물로 가린채 주위를 살펴보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행사 도중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이 행사장에 모습을 보여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예전에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는 심 의원은 “걱정이 되어서 살펴보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잘못된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죽했으면 학생들이 나왔겠냐”고도 했다. 그는 “한창 꿈을 먹을 나이인 고등학생들이 데모하러 나오는 사회는 올바른 사회가 아니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심 의원은 “내신제가 내 친구를 죽여야 내가 살도록 만들었다”며 “교육 현장이 제로섬 게임의 장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심 의원이 안타까운 마음을 강조했지만 이날 행사장에 모여든 학생들의 요구인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대안과 심 의원이 밝힌 대책은 상당부분 거리가 있었다.

‘대학의 서열화는 어쩔 수 없다. 본질적으로 (입시방식을) 대학의 자율에 맞겨야 한다’는 심 의원의 해결방안과 달리 학생들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 대학 서열화에 있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했다.

자살한 아들 생각에 눈물 흘린 어머니…학생들 “힘네세요” 함께 눈물

학생들의 목소리는 행사 막바지까지 계속 이어졌다. 한 여학생은 “내신등급제도 본고사도 싫다.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며 “경쟁만 유도하는 학교는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 후 “학교에서는 징계하겠다며 협박하지만 한 명이 외치는 것 보다 수백명이 외치는 것이 더 힘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 영광에서 학교를 마친 후 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는 한 남학생은 “TV토론회에 참석한 분들을 보고 느낀 것은 그분들이 진정 학생을 위해 바꿀려는 게 아니다는 것”이었다며 “입장이 난처하니까 토론에 나간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 입시경쟁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추모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촛불을 높이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연설은 참여한 학생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어머니는 “친구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말한 후, 참석한 학생들을 바라보며 “아들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어머니는 “학생들은 절대 나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며 ‘엄마’라고 불러달라고 하자 학생들도 눈물을 지으며 ‘엄마’를 외쳤다. “어머니 힘 내세요”라는 함성도 울려퍼졌다.

학생들이 못다한 요구사항은 쪽지에 담아 교육부로 전달키로 했다. 주최측은 학생들의 희망사항이 담긴 상자를 교육부로 보내 답변을 반드시 듣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시간 남짓 지난 8시 30분께 행사는 막을 내렸고 삼삼오오 자리를 떠나는 학생들은 “속에 담고 있던 답답함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편, 다음 주말인 14일에도 청소년 거리시위가 예정되어 있어 이날에도 학생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인권수호네트워크 등이 주최하는 이 집회는 두발 제한 폐지 등 학생 인권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예정된 자리이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 안성모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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