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원희룡과 임종석이 가장 존경하는 김근태와 손학규

황금분할?

 

 

원희룡과 임종석이 가장 존경하는 김근태와 손학규
14일 KBS 파워인터뷰 출연… ‘광야에서’ 합창하며 우의 다져
입력 :2006-01-15 17:37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 원희룡 의원과 임종석 의원이 출연한 14일 KBS '파워 인터뷰' ⓒKBS 화면 캡쳐 

여야에서 각각 ‘40대기수론’을 내세우고 있는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과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상대당의 대권주자 중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과 원 의원은 14일 저녁 KBS1TV ‘파워인터뷰’에 나란히 출연해 현 정국과 관련된 견해를 밝혔다. 이들 의원은 특히 프로그램 막판에 상대당 대권주자 중 누굴 존경하느냐는 가수 이안 씨의 질문에 각각 김 의원과 손 지사를 선택해 눈길을 모았다.

당최고위원이라는 타이틀 덕에 ‘서열대우’를 받으며 먼저 의견을 밝힌 원 의원은 김 의원에 대해 “민주화과정에서 일관되게 유지해온 일관성을 존경한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의 문제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을 갖고 계시더라”며 “끊임없이 화합하려는 면에서 상대적으로 김 의원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선 임 의원은 “선거를 해서 여당이 지고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는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남북관계와 균형발전”이라며 “더 구체적인 정책을 들어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손 지사가 가깝게 노력해 오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손 지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원희룡 “정치도 게임처럼 전략 필요하다”

▲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 ⓒKBS 화면캡쳐 
“가장 불리한 종족인 테란을 가지고 새로운 전략으로 테란의 황제라는 신화를 일궈냈다”며 프로게이머 임요한의 ‘왕팬’임을 자처한 원 의원은 “자원이든 환경이든 여러 가지로 불리하지 않느냐”며 “세계적인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략을 가지고 혁신적으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이금희 씨로부터 “역시 정치인은 게임도 아무렇게나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널로 나선 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게임만 하고 정치는 안 한다”는 비판을 소개하자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팬클럽의 주장을 그냥 들으신 모양”이라며 “잠깐 게임하는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 당일로 선거운동이 금지된 날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 게임하는데 보통 3분에서 5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며 ‘휴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개인갤러리를 오픈했다가 일부 네티즌들의 반발을 야기했던 임 의원은 “진정으로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호되게 맞았다”면서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누구나 개혁에 동의하지만 개혁은 과정에 있다”며 “과감히 도전했는데 많이 질책을 받아도 계속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가수 이안 씨가 다시 “젊은 층을 위한 인기관리 아니냐”고 뼈있는 질문을 던지자 임 의원은 “정치인이 인기를 받으려고 하고 유권자의 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을 밉게 보지 말아 달라”며 “여기 와서 두들겨 맞으면서도 소통하려고 한다”고 거듭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패널 “그런 생각 가진 분이 어떻게 한나라당에 있나”

‘결정된 당론은 따라야 한다(이규택 의원)’ ‘원내 병행투쟁에 공감 못한다(엄호성 이윤성 의원)’ ‘신당을 만들거나 탈당을 하는 게 낫다(시민)’ 등 ‘자기 골대를 향해 공을 찬다’는 비판이 소개되자 원 의원은 “전교조가 사학을 장악한다든가 우리 아이들에게 친북이념 심으려는 의도라는 주장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고 지나치게 과장된 주장”이라며 소신을 반복했다.

그는 “이런 주장들이 당내에서 너무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고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했다”며 “그 과정에서 비판이 강해지다 보니 지나치게 이념에 집착하는 것은 거의 병에 가깝다고 말했는데 굳이 그런 표현을 쓸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사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용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민주주의 진전과정에서 누군가는 맞아야할 매”라고 말했다.

연극배우 오지혜 씨가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 어떻게 한나라당을 선택했는지 신기하다”며 “어쨌든 열린우리당 첩자라는 소문도 있는데 왕따 아니냐”고 물었다. 원 의원은 “사실 외로울 때도 있다”고 말했지만 “왕따는 순간적 현상들”이라며 “집단 내부의 문제에 대해 먼저 자각을 느끼고 쓴 소리를 낼 수 있는 자정기능이 있어야 건전한 집단”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강정구 교수사건 등에서 수용적 입장을 보였던 원 의원은 “21세기는 이념의 세기가 아니다”며 “너는 빨갱이, 너는 꼴통 등 관념적 편싸움을 누가 시작했는지 묻지 말고 총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념 지팡이를 들고 나설 때마다 제발 그만하자고 하다 보니 목소리가 올라간다”고 말하자 이금희 씨가 “지금도 올라갔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이안 씨가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자 원 의원은 “집단 논리에 갇혀있다 보면 또 너냐, 대체 왜 그러냐고 한다”며 “지금도 부끄럽게 느끼는 건 탄핵 때”라고 말했다. 그는 “끝까지 반대하다 타협하고 집단논리에 굴복했는데 지나고 보니 옳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낭떠러지 끝에서 공중에 발을 내딛더라도 소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임종석 “보수집권 막을 선거연합 필요” 강조

▲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아예 “중요한 대목마다 주장이 열린우리당과 일치한다”며 “항간에 원 의원 말은 다 옳은데 다만 잘못된 한 가지는 소속된 당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과 임 의원이 활짝 웃었다. 진 교수는 또 “임 의원이 같은 당에 있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본인이 한나라당으로 가겠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을 물었다.

원 의원이 “지금 열린우리당도 언제 갈라질지 모르는…”이라고 말하자 임 의원도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지나가면서 한 소리”라고 말한 원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어려움 많을 것이라고 각오하고 왔다”며 현재 열린우리당에 소속된 ‘독수리5형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또 “1~2년이 아니고 짧아도 5년 길면 10년, 될 때까지 도전하고 부딪히겠다”고 덧붙였다.

‘정책비전 없는 중도통합노선은 정치철학이 아니다(김재홍 의원)’ ‘결국 40대라고 하지만 기존 정당생활에서 체화 습관화 돼있어서 새로운 도전 개혁 변화에 불안을 느낀다(이광철 의원)’ 등의 지적에 임 의원은 “실제로 저는 지금 여당이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보수에 동의하지 않은 국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의 ‘창당초심’ 발언을 소개하며 민주당과의 합당가능성을 묻자 임 의원은 “적어도 수도권에는 선거연합이 필요하다”며 “실제 민심이 압도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는데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그런 얘기를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나선 배경을 소개했다.

이날 관심을 모은 대목은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반대해온 이유를 묻는 박 화백의 질문. 임 의원은 “굉장히 곤란한 질문을 하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개혁은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매우 낮은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데 유 의원이 자기 자신의 가치철학을 주장했던 방법과 절차가 많은 의원들에게 걱정을 샀던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한나라당에 적응하면 편하긴 하지만…”

▲ 14일 파워인터뷰에 함께 출연한 원희룡 의원과 임종석 의원은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KBS 화면캡쳐 

‘마른 잎 다시 살아나’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영상이 끝나자 “노래를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감회를 소개한 오지혜 씨는 “정치를 하시려면 새로운 대안의 진보정당을 만드실 줄 알았는데 오래된 거대 정당을 선택했다”며 원 의원과 임 의원에게 기존 정당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원 의원은 “80년대 같은 세대들의 수많은 희생 위에 올려진 민주화의 노력이자 성과”라며 ‘빚진 마음’을 소개하고, “과연 변했는가를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철들고 가장 재미있었던 일이 87년 6월 10일 거리 시위였다”고 말했지만 “결국 정치변화가 되지는 않았다”며 민주화운동 지도부가 대거 정치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왜 하필 한나라당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서도 입당제의가 있었다”고 말한 원 의원은 “민주당에는 개혁세력이 많아 치일 정도”라며 “거기서 할 역할이 있고 여기서 할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건전한 변화를 위해 입당했다는 것. 자신을 한나라당으로 끌어들인 주역들이 현재 열린우리당에 있다고 말할 때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진 교수가 한나라당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지를 묻자 원 의원은 “한나라당이 점진적 변화를 게을리하다보니 많이 쌓였다”고 지적하고, “그래서 오히려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역설적으로 ‘보수의 혁명’을 주장했다. ‘원 의원이 변한 건 아니냐’는 오 씨의 질문에는 “적응하면 편하고 귀여움 받고 살 수 있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귀여움 받으면 존재 이유 없다. 당장 눈앞의 사람들 아니라 어디선가 바라보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 한나라당이 아직도 과거의 가문의 영광에 머물러서 아직도 여당인줄 알고 아직도 기득권세력인줄 알면 더욱더 미래는 없다. 세상이 변하기 때문에 보수도 변해야 한다. 이게 당연한 소리인데 돌출적 목소리로 들리는 게 방법이 잘못됐나 생각하기도 한다.”

임종석 “정치인은 옳은가 그른가에 앞서 되느냐를 생각”

독일에서의 추억을 거론하며 진 교수가 “진보정당을 만들지 않을까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며 “당내에서 왼쪽에 있어야 하는데 중간이나 오히려 오른쪽에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왼쪽의 의견을 오른쪽이 이해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훨씬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데 개혁세력이 참 소홀하다”며 소신을 이어갔다.

임 의원은 “시민운동에 있을 때는 옳은가 그른가만을 생각하면 됐지만 정치인으로서 옳은가 그른가에 앞에 ‘되느냐 안 되느냐, 어떻게 해야 되느냐’를 생각하게 된다”며 “시민사회 진보정당의 친구들이 볼 때는 항상 후퇴한 것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밤새워 논의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고, “현실 정치에 들어왔으니 감수해야 한다”며 담담히 말했다.

‘40대기수론’과 관련해 임 의원은 “민주화의 가치를 체득하고 있고 사회에서 엔진역할”로 규정하고, “특히 한국사회의 40대가 역사적으로 그만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은 대세론이나 과거의 낡은 보수의 틀에 안주하면서 국민의 기대에서 동떨어져있다”고 말하고, 여당에 대해선 “도덕성 뿐 아니라 실력을 보여 달라”고 지적했다.

오는 2월과 6월 양당의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묻자 원 의원은 “유권자의 70%를 점하는 40대 이하와의 교감을 통해 다리가 필요하다”며 “당내 40대가 분발해서 국민들에게 당당히 나서야 한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드러냈다. 임 의원은 “과거에는 오히려 20대에 국회의원, 30대 초반 총리도 있었고 70년대 40대 기수론으로 전국을 휩쓸었다”며 출마의사를 공식화했다. 임 의원은 방송 다음날인 15일 정식으로 출마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원 의원과 임 의원은 프로그램 말미에 박재동 화백의 기타 반주로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KBS 화면캡쳐 

한편 원 의원과 임 의원은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어깨동무를 한 채 '광야에서'를 합창했다. 원 의원은“우리 젊은 시절의 공통된 정서였던 노래”라며 선곡 배경을 밝혔으며 노래와 반주는 다소 어긋났지만 박 화백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타실력을 보여줬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