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

칼럼

가상화폐는 다단계사기를 매개하고 있을 뿐이다. 그 가격이 오르려면 추격매수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폰지게임의 속성상 계속될 수 없다. 아니면 가상화폐를 만든 기업가가 왜 자기가 가진 가상화폐를 처분하겠는가?

정부가 만일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시장에 다음과 같은 신호를 줄 것이다.

첫째, 정부는 이 새로운 형태의 다단계사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
둘째, 정부는 이 새로운 형태의 다단계사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첫번째는 부패를, 두번째는 무능을 뜻한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아래에서 비슷한 형태의 다단계 사기가 폭증할 것이고,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초기진압에 실패한 인질극처럼 점점 다루기 어려워지고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 이 다단계사기에 걸려드는 사람의 숫자는 급증할 것이고, 이들은 이 거대한 사기의 구조에 연결된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런 형태의 사기를 옹호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인질 구출을 어렵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인질들이 희생당하는 지점, 즉 거품이 꺼질 때, 그 인질들이 여태까지 들어보지도 못했던 도둑한테 스스로 전재산을 헌납하였음을 깨닫게 되어 삶을 완전히 포기하게 되는 지점까지 나아가면 정부는 그동안 보여준 우유부단함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배 한 척 때문에 무너졌다. 가상화폐 다단계사기는 그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다. 세월호에서는 사람들이 물에 빠졌지만, 가상화폐 다단계사기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물로 들어갈 것이다. 정부가 시간을 끌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한강에 갈 것이고 우유부단하고 무능한 정부는 교체될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방치한 것은 한국정치사에서 최악의 실수로 기록될 것이다.

가상화폐 다단계사기에 참여한 국민들보다 참여하지 않은 국민들이 아직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정부는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그리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을 놓치게 되면 실기失期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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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4 23:31 2018/01/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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