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광주여행 후기...

[잡생각]

 

주말, 1박2일 짧게 광주를 다녀왔다. 바람도 쐴겸 사람도 만날겸. 자본주의적으로 말해서, 가성비는 별로였다. 첫날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시내를 돌아다니지 못한 탓이리라. 개인적으로 도시여행의 묘미는 걸어서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건데 그렇지 못한 탓이리라. 광주의 우중충하고 퇴락해가는  구도심을 자동차로 지나가다 보니, 짧은 인상에 광주사람들은 '무등산'을 엄청 좋아하구나 하는 시덥잖은 생각만 하게 되더라. 안내자가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나와 돌아다니는 포인트가 다른 건지 모르겠지만, 광주에 대한 특색이 남는 게 없다. 그냥 자동차로 이동하고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이 남아 영화도 한편보고, 전국적으로 표준화된 식사를 하고, 인공미를 가미한 관광지를 훑고, 흔하디 흔한 모텔에서 잠시 몸을 누이고, 새로 만난 사람들과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고. 그랬다. 
 
광주에 대한 느낌은 딱 인천 구도심과 비슷한 정도였고, 10년 전 쇠락해가는 어수선하고 종로통 같았다. 한가하다기 보다는 뭔가 처진 느낌. 이런 느낌은 다음날 광주의 신도시를 보고 다소 당혹감으로 변했다. 여긴, 분당이나 일산이 아닌가?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광고판이 예전 방식이라서 위압적인 위세를 자랑하여 머리가 어지럽다는 정도일까. 하긴 광주 인구가 30%정도 빠졌다고 하니, 내가 인천을 떠올린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도시를 새로운 곳에 (막)건설하고 구도심을 버리는 재개발. 그리고 남은 곳에는 곳곳에 붙은 임대딱지와 문화 컨벤션 센터들을 짓고 있는 행태. 이른바 편리함과 재산축적을 위해 새로 만든 도회로 가는 거야 인지상정이라고 정리하자. 서울과 일부 수도권이야 사람들이 몰려드니, 신도시를 만들어도 기존 도시의 공동화 문제가 가시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층민이나 실업자, 구직자, 학생, 이주민 등이 빈자리를 메꿔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만 해도 그렇고, 부산도 그렇고, 광주도 그렇고...빈 곳을 메꿀 여력이 없다. 특정 지역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하하고 다른 곳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상하는 이 자본의 메커니즘이란! 전국의 도시가 분당의 짝퉁이 되는 현실이란! 
 
그래도 소득이라면, 전남대에서 홀로 묵묵히 자기 공부를 해나가는 분들을 만났다는 건데...짧은 시간이라 깊은 이야기를 못해서 아쉽긴 하다. 
 
덧붙여, 내가 광주까지 가서 영화 <베를린>을 볼 줄 몰랐다. 별 세개 반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은 2개, 액션은 반개, 한석규 연기에 반개 이렇게 3개 밖에 못주겠더라. 본시리즈의 대실패작, <본레거시>의 한국판. 인물의 캐릭터는 무너져있고, 서사구조도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고, 연기도 평면적이고, 특히 전지현의 인물은 계속 겉돌고, 남북한의 시대상도 철학도 없고. 그렇다고 액션과 음악은 우리가 본시리즈를 듣고보지 말았어야 했고. 게다가 서스펜스나 정보 게임도 없고. 킬링타임 용으로도 웰메이드는 아니다. 이 영화를 좋다고 하는 영화관계자와 언론은 국산품 애용운동에 공모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류 감독은 <부당거래>에서 보여줬던 힘빼기와 통찰력에서 벗어나 진화한 게 아닐 다시 액션과 장르영화 강박증으로 회귀한 것 같다. 그래도 재미 있는 점은 과거에 사로잡힌 '진정한' 요원들 -- 한석규와 하정우 -- 이 폐(기)물로 등장한다는 거다. 이념이 지나간 시대에 이념을 붙잡고, 정확히는 자신의 '일'을 붙잡고 있는 자들은 퇴물인 거다. 
 
어쨋든, 날 풀리면 광주를 다시 다녀와야 겠다. 그때는 이래저래 소개받은 곳을 천천히 돌아봐야  것다. 광주분들은 많은 소개를 해주시길!
 
광주에 대한 느낌은 딱 인천 구도심과 비슷한 정도였고, 10년 전 쇠락해가는 어수선하고 종로통 같았다. 한가하다기 보다는 뭔가 처진 느낌. 이런 느낌은 다음날 광주의 신도시를 보고 다소 당혹감으로 변했다. 여긴, 분당이나 일산이 아닌가?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광고판이 예전 방식이라서 위압적인 위세를 자랑하여 머리가 어지럽다는 정도일까. 하긴 광주 인구가 30%정도 빠졌다고 하니, 내가 인천을 떠올린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도시를 새로운 곳에 (막)건설하고 구도심을 버리는 재개발. 그리고 남은 곳에는 곳곳에 붙은 임대딱지와 문화 컨벤션 센터들을 짓고 있는 행태. 이른바 편리함과 재산축적을 위해 새로 만든 도회로 가는 거야 인지상정이라고 정리하자. 서울과 일부 수도권이야 사람들이 몰려드니, 신도시를 만들어도 기존 도시의 공동화 문제가 가시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층민이나 실업자, 구직자, 학생, 이주민 등이 빈자리를 메꿔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만 해도 그렇고, 부산도 그렇고, 광주도 그렇고...빈 곳을 메꿀 여력이 없다. 특정 지역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하하고 다른 곳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상하는 이 자본의 메커니즘이란! 
 
덧붙여, 내가 광주까지 가서 영화 <베를린>을 볼 줄 몰랐다. 별 세개 반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은 2개, 액션은 반개, 한석규 연기에 반개 이렇게 3개 밖에 못주겠더라. 본시리즈의 대실패작, <본레거시>의 한국판. 인물의 캐릭터는 무너져있고, 서사구조도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고, 연기도 평면적이고, 특히 전지현의 인물은 계속 겉돌고, 남북한의 시대상도 철학도 없고. 그렇다고 액션과 음악은 우리가 본시리즈를 듣고보지 말았어야 했고. 게다가 서스펜스나 정보 게임도 없고. 킬링타임 용으로도 웰메이드는 아니다. 이 영화를 좋다고 하는 영화관계자와 언론은 국산품 애용운동에 공모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류 감독은 <부당거래>에서 보여줬던 힘빼기와 통찰력에서 벗어나 진화한 게 아닐 다시 액션과 장르영화 강박증으로 회귀한 것 같다. 
주말, 1박2일 짧게 광주를 다녀왔다. 바람도 쐴겸 사람도 만날겸. 자본주의적으로 말해서, 가성비는 별로였다. 첫날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시내를 돌아다니지 못한 탓이리라. 개인적으로 도시여행의 묘미는 걸어서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건데 그렇지 못한 탓이리라. 광주의 우중충하고 퇴락해가는  구도심을 자동차로 지나가다 보니, 짧은 인상에 광주사람들은 '무등산'을 엄청 좋아하구나 하는 시덥잖은 생각만 하게 되더라. 안내자가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나와 돌아다니는 포인트가 다른 건지 모르겠지만, 광주에 대한 특색이 남는 게 없다. 그냥 자동차로 이동하고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이 남아 영화도 한편보고, 전국적으로 표준화된 식사를 하고, 인공미를 가미한 관광지를 훑고, 흔하디 흔한 모텔에서 잠시 몸을 누이고, 새로 만난 사람들과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고. 그랬다. 
 
광주에 대한 느낌은 딱 인천 구도심과 비슷한 정도였고, 10년 전 쇠락해가는 어수선하고 종로통 같았다. 한가하다기 보다는 뭔가 처진 느낌. 이런 느낌은 다음날 광주의 신도시를 보고 다소 당혹감으로 변했다. 여긴, 분당이나 일산이 아닌가?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광고판이 예전 방식이라서 위압적인 위세를 자랑하여 머리가 어지럽다는 정도일까. 하긴 광주 인구가 30%정도 빠졌다고 하니, 내가 인천을 떠올린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도시를 새로운 곳에 (막)건설하고 구도심을 버리는 재개발. 그리고 남은 곳에는 곳곳에 붙은 임대딱지와 문화 컨벤션 센터들을 짓고 있는 행태. 이른바 편리함과 재산축적을 위해 새로 만든 도회로 가는 거야 인지상정이라고 정리하자. 서울과 일부 수도권이야 사람들이 몰려드니, 신도시를 만들어도 기존 도시의 공동화 문제가 가시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층민이나 실업자, 구직자, 학생, 이주민 등이 빈자리를 메꿔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만 해도 그렇고, 부산도 그렇고, 광주도 그렇고...빈 곳을 메꿀 여력이 없다. 특정 지역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하하고 다른 곳의 가치를 급격하게 절상하는 이 자본의 메커니즘이란! 
 
덧붙여, 내가 광주까지 가서 영화 <베를린>을 볼 줄 몰랐다. 별 세개 반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은 2개, 액션은 반개, 한석규 연기에 반개 이렇게 3개 밖에 못주겠더라. 본시리즈의 대실패작, <본레거시>의 한국판. 인물의 캐릭터는 무너져있고, 서사구조도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고, 연기도 평면적이고, 특히 전지현의 인물은 계속 겉돌고, 남북한의 시대상도 철학도 없고. 그렇다고 액션과 음악은 우리가 본시리즈를 듣고보지 말았어야 했고. 게다가 서스펜스나 정보 게임도 없고. 킬링타임 용으로도 웰메이드는 아니다. 이 영화를 좋다고 하는 영화관계자와 언론은 국산품 애용운동에 공모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류 감독은 <부당거래>에서 보여줬던 힘빼기와 통찰력에서 벗어나 진화한 게 아닐 다시 액션과 장르영화 강박증으로 회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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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4 17:44 2013/02/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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