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시에르: 정치에 관한 10개의 테제 6

[사고들]

테제6: 만약 정치가, 사회의 부분들과 [부분들에 할당된] 몫들의 분배를 가능하게 하는, 사라지는 차이가 취하는 외형이라면, 정치의 현존상태는 결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배 형식들의 역사에서 [형성된] 하나의 일시적인 우연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이점에서 볼 때 정치적 소송은 정치의 현존상태를 자신의 필수적인 대상으로 가진다.

 

정치는 공동체로 인민을 모은다는 당연한 결과에서 연역될 수 없다. 반대로 정치는 공동체로의 이러한 모임을 작동시키는 원리들에 대한 예외이다. 사물의 ‘정상적’ 질서는, 인간 공동체들이 지배할 자격을 갖춘 자들의 통치에 따라 [인민을] 모은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들의 [통치할] 자격들은 단지 그들이 통치하고 있다는 그 사실에 의해 합법화된다. 이러한 통치하는 자격들은 두 가지 핵심 원리에 따라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 원리는 사회를, 인간적이고 종교적인, 혈통의 질서에 귀속시킨다. 이것은 태생의 권력이다. 두 번째 원리는 사회를 자신의 활동들 중에서 핵심적인 원리에 귀속시킨다. 이것은 부(富)의 권력이다. 요컨대 사회의 ‘정상적’ 진화는 우리에게 태생의 통치로부터 부의 통치로의 진보로 비춰진다. 따라서 정치는 위와 같은 사물의 정상적 질서로부터의 편차[일탈]로 존재한다. 바로 이러한 예외(즉, 편차)가 정치적 주체들의 본성으로 표현되는 것이며, 그래서 정치적 주체들은 사회적 집단들이 아니라 분명히 말해 ‘셈해지지 않는 자들에 대한 셈(설명)’을 각인하고 있는 형식들이다.

 

‘인민’이 인종이나 인구와 동일시되지 않는 한에서, 가난한 자가 혜택 받지 못한 특수한 분파의 사람들과 동일시되지 않는 한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산업노동자의 집단과 동일시되지 않는 등등인 한에서, 정치는 존재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민’이 사회의 부분들의 셈에서 하나의 보충(물)을 각인하고 있는 주체들, 즉 ‘어떤 몫도 갖지 못한 자들의 부분’의 어떤 특정한 형상을 가리키는 한에서, 정치는 존재한다. 이러한 부분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정치적 논쟁점이며, 그것은 정치적 소송의 대상이다. 정치 투쟁은 미리 규정되어 있는 이익 집단들 간 갈등이 아니다. 정치 투쟁은 공동체의 당파들과 부분들을 상이한 방식으로 셈하는 논리들의 대립이다. 예컨대,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의 충돌[불일치]이란, 이들 두 단어들[‘부유한’, ‘가난한’]이 한 쌍으로 결부될 수 있는 가능성 자체, 즉 이 단어들이 공동체를 또 다른 방식으로 셈(설명)하는데 필요한 범주들을 정립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향한 투쟁이다. 공동체의 부분들을 셈하는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첫 번째 방식은 오직 경험적인 부분들만 ― 다시 말해, 태생의 차이들에 의해, 또한 사회적 신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능, 위치, 이익에 따라 규정되는 현행상태의 집단들만을 셈한다. 두 번째 방식은 [첫 번째 셈에] 비(非)부분이라는 부분[몫이 없는 부분]을 ‘추가로’ 셈한다. 우리는 첫 번째 방식을 경찰(police)이라 하고 두 번째 방식을 정치(politics)라고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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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8 20:49 2008/04/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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