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erson Airplane Somebody to Love (Monterey '67)

[펀펀펀]
지난 주말, K.

자네가 평소 즐겨듣는 음악이 든 USB에 담아 얻었잖은가, 그걸 이리저리 훝어 듣는데 R.E.M이며 브루스 스프링턴이며 딥 퍼플이며 도어스며, 이제는 음악이라곤 소녀시대의 Gee를 반짝반짝 흥얼거릴뿐, 음악이라곤 찾아듣지는 않는 나도 주억거릴 곡들이 여럿있더군. 자전거를 타듯이 감각이란 몸에 익으면 시간도 거스러는지, 오랜만에 듣는 오래된 사운드에, 문득  한창 어린날 딴따라 친구네 자취방을 드나들 때마다 하나씩 들고 나왔던 테잎이 떠오르더군. 당시 유행했던 얼터너티브나 모던락보다 60-70년대 소리들이 좋았네. 그 중에서 아직 돌려주지 않아 저 창고 박스 속에 잠자고 있을 자주색 라벨이 붙은 그 테잎, 그게 제퍼슨 에어플레인이라네. 멋지지 않은가? 비행기라니...어딘가로 날아갈 수 있는 듯한, 게다가 Somebody to Love - 저마다 위안받고 싶은 세태에 딱 들어 맞지 않는가? 공상적이나마 세상 사람들이 이러면 좋겠네. 사실 JA 노래 중에서 나는 담배...라는 곡을 좋아했다네. 담배도 안 피우면서 나는 담배가 좋다는 둥의 가사를 읊조리곤 했었지. 애연인지는 모르나 끽연가인 자네를 위해 전해주려 했으나, 아쉽게도 이 곡은 인터넷에서 찾기가 힘들구만. 대신 사랑이 필요한, 나나 자네에게 이 곡이라도 좋겠지. 그런데 지금 내가 의문이 드는 것은, 그리 열심히 듣지도 않은 곡이 머리에 남아있고, 가끔은 흥얼거리는 거라네. R.E.M의 라이브 엘범은 늘어지게 들었는데도 기억이 가물한데 말이지. 아마도 다소 몽환적이면서 당찬 음색! 그 시절 내 삶이 몽환적인 혼란을 걷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무엇보다도 당차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네. 글쎄나,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고, 오늘 밤도 갑자기 이 곡이 떠오른 것을 보니 지금 이순간도 몽환적이고 당차고 싶은 것은 아닐까. 어쨌든 조만간에 창고 속 박스를 뜯어볼 것 같고, 오랜만에 카세트를 틀어볼 것 같네. K, 자네도, 몽환의 시대에 당차게나.

S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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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03:17 2009/03/0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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