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15 15:34

또 중얼중얼

* 이 글은 레이님의 [짜증나는 구글 이미지.] 에 관련된 글입니다.

예전에 엠티가다가 차 안에서 담배얘기와 패스트푸드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즈음 나왔던 담배산업과 패스트푸드를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읽은 언니가 얘기를 해 줬는데, 비판의 요지는 두 산업이 다 지역농업을 단조롭게 만들어서 생태계를 해치고, 농민들을 수탈구조에 편입하고, 만드는 과정에 3세계와 어린이 노동력을 착취하고, 판매에 있어서도 '문화'를 이용한 공세로 3세계를 1세계에 종속시킨다는 (옛날이라서 기억이 조금 가물거린다. 그새 주워들은 얘기들이 덧붙여졌을 수도 있고. 그래도 대강 이정도 얘기였던 듯) 암튼 대략 이정도 얘기였던 듯. 역시 담배얘기때는 맞아요맞아요 하면서 얘기를 했지만 패스트푸드 얘기때는 별로 그럴 수가 없었다. 파파이스 치킨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ㅂ= (흑흑 불쌍한 나.. 그런 걸 좋아하지 말던지, 그런 얘기를 듣지 말고 살던지.) 그후로 오래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예전만큼 파파이스 치킨이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쩐지 두어달에 한번은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어진다. 두어달에 한번이 아닐지도. 걸어다니는 길이면 길마다 저렇게 금방 만든 햄버거사진을 커다랗게 붙여두었는데, 역시 배고플때면 쳐다보게 된다. (어쩐지 더 불쌍한 듯;;) + 사실 이 얘기, 옛날에 갈월동이야기에서도 한적이 있다. 제목이 기억이 안나서 검색은 못하겠지만;; 암튼 그 글을 읽고 김진균선생님이 파파이스 치킨을 사주신다고 학교로 부르신적이 있었다. 지희언니랑 학교에 같이 가서 연구실 구경도 하고, 학교에서 팥빙수먹고, 선생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파파이스 치킨집을 못 찾아서 찜닭을 먹고, 지리산에 혼자 가는 이상한 녀석이란 얘기도 듣고, 그러면서 내내 내일은 이 모임의 후기를 갈월동 이야기에 올려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력도 받고, ,그랬다. 나는 할아버지들이랑 잘 못 지낸다. 대학다닐때 교수님들과도 잘 못 지냈고(아니 그 이전에 우리 과에는 할아버지 교수님은 없었지만) 통일운동하면서 이상한 할아버지들도 너무나 많이 만났고(서명부스차리면 꼭 달려와서 마구마구 시비하는 무서운 할아버지들. 시비는 걸지만 내 얘기는 절대 듣지 않는다.) 김진균선생님은 내가 최초로 잘 지낸 할아버지다. 선생님 몇번 뵈면서 나두 이제 나이도 먹었으니 할아버지들과도 잘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했다. 하지만 왠걸, 나이들면서 더 고집불통이 되어 정말 할아버지들과는 절대 친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 김진균선생님은 참 특별한 할아버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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