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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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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누적된 피로가 채 풀리기도 전에 이틀을 꼬박 빡빡한 일정과 부족한 수면으로

골골거리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그래도 오랜만에 시원스레 비가 오니 좋네.....

그냥 아랫집에 앉아 비오는거 보고 담배피고 있으니 운치있고 좋으네....

 

1. 독립된 공간

 

내 방이 처음 생긴건 재수할 적이다. 언니들하고 나이차가 많이 나서 어릴땐 그냥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뭉개면 그만이었고.... 고등학교 들어가선 하루에 집에 있는

시간이 3~4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잠만 자고 하루종일 학교에 쳐박혀 앉아있었으니....

 

언니들이 서울로 모두 올라가고 처음으로 내 방이 생겼었다. 재수하던 시절이었다.

그 때에도 집에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고 내 기억에 내 방은 항상 어두컴컴 침대에

누워 잠만 자던 기억뿐이다. 그래도 그 땐 안하던 공부 몰아서 하느라 힘들어서

아늑하고 따뜻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서울에 올라와 언니들과 좁은 집구석에 서로 부대끼며 산지 벌써 6년째이다.

맨날 이사를 노래불렀는데..... 드디어 이사하기로 결정!!!!!!

각자 방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기로 했다! 아싸~~ 완전 신난다.

이제 독립할 이유도 없어져버렸다. ㅋㅋㅋㅋ



 

2. 악연 

 

살다보면 인연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지금까진 인연이 아닌 사람들이 악연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니란걸 깨달았다.

인연이 아닌 사람들은 그냥 자연스레 이별하게 된다. 그런데 악연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질기디 질긴 인연을 가지고 서로의 삶을 갉아먹는게 악연의 특징인 것 같다.

 

살다보면 악연인 사람들은 만나기도 한다.

자기 편할대로 필요한 것만 쏙쏙 빼먹는 완전 지랄맞게 재수없는 인간들이 있다.

비겁하게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는 인간들이 있다. 비겁하게 도망가는 인간들이 있다.

 

악연은 끊어내기도 힘들다. 그냥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 한다.

살다보니 그렇게 악연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인생 구질구질해지게 말이다. 으~

 

 

3. 자리찾기

 

언제나 내 운동의 중심에 있는 고민은 병역거부운동에서 내 자리찾기이다.

사실 자리찾기가 쉽지 않았고 쉽지 않다. 그래서 힘이 빠질 때도 많았다.

 

언젠가부터 병역거부운동에서 슬며시 빠져나와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전쟁없는세상 일도 더럽게 안하고, 병역거부 관련해선 일을 정말 안했다.

 

자리찾기는 커녕 낼름 비겁하게 비켜서있던 내 자신을 발견하고 대략 난감이었다.

물론 운동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는 것이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거칠게 표현하면 그렇다. 애포에 내가 하고싶고 해야할 일들을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일을 맡아서 시작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살짝 떨리고 긴장이 된다.

잘하고싶고 잘해야겠단 마음이 너무 앞서서일지도 모른다. 잘 해야겠지....

오랜만에 병역거부자들 면회 계획도 잡았고. 오랜만에 그들에게 편지도 써야겠다.

 

 

4. 이비인후과

 

건강한 나에게 코와 목은 유일하게 일상적으로 날 괴롭히는 부위이다.

코는 환절기성 비염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말 구찮아진다. 우엑~

목은 어렸을 때부터 염증이 있었다. 그래서 헛기침을 하는 것이 버릇이다.

 

목의 염증은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사실 어렸을 때 나름의 상처들을 많이 받았다.

헛기침 때문에 초등학교때 대부분의 친구들의 로망이었던 학교방송 아나운서 시험에서

떨어졌었고 성악을 해보라는 음악선생님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포기해야 했던 이유도

돈과 목때문이었다. 지금은 그냥 생각하면 재밌는 추억일 뿐이지만.....

 

코와 목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

코는 여름감기를 된통 겪고나서 코맹맹이가 사라지질 않는다. 심각하다 -_-;;;;;;;

목은 담배때문에 상태가 계속 안좋아지고 있다. (그래도 끊을 생각은 아직 없다 ㅋ)

 

학원에 있을 땐 신경이 곤두서있는만큼 반사적으로 담배도 많이 피게 된다.

심할 땐 하루에 한갑도 해치워버리곤 한다. 그리고 요즘은 막바지(?) 가슴앓이에

담배도 많이 피우게 된다. (재성의 말대로 이건 분명히 핑계임은 분명하다 ㅋㅋ)

나에겐 담배연기를 뿜으며 내쉬는 한숨이 많은 위로가 된다. 그래서 요즘은 많이 핀다.

 

여튼 코와 목의 상태가 많이 안좋다. 병원에 가야하는데 귀찮다. 으으으으으~~

 

 

5. 수다

 

말이 많아질 땐 무언가 정리가 되어가는 시점이다. 머리가 복잡할 땐 정리가 되지 않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데... 조금 정리가 되면 그 속시원함을 말과 글로 자꾸 풀어낸다.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이젠 조금은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됐다.

그래서 많이 안정되어가고 있고 삶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싫지 않다.

 

살다보면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때론 도망가고싶어질 때가 생긴다.

그런데 정말 잘 사는건 비겁하지 않게 사는거란 생각이 들었다.

 

비겁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비겁한 사람이랑은 놀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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