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노래듣기 가 참 어려웠던 때로부터 시작하여 참 쉬웠던 때를 지나 다시 참 어려워졌다.

다시 어려워진지 퍽 오래되고 방법을 찾지 못해서 못 듣고 안 듣고 산지도 참 오래되었다.

 

고향에 살던 무렵, 아직 인터넷전용선 같은 것도 없었던 시절.

우선은 라디오.

매일밤 라디오를 소중히 들었다. 내게 음악을 안내해주는 라디오.

그리고 PC통신천리안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의 안내. 천리안의 자료실을 통해 접하는 자료들.

음악잡지. 잡지를 통해 알게 되는 음악들.

 

음악에 대한 정보에 비해 실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시절이었다.

 

왜냐하면

그 땐  mp3같은 음원들이 막 돌아다니던 때가 아니었고,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직접 CD를 사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입CD는 보다 더 비쌌고, 그나마 수입이 안 되는 것들도 많았고, 그나마 지방에 살았던 덕에 구경도 하기 힘들었다. 국내인디씬은 정말 소문으로만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슬픈시절. 뮤직비디오나 공연 동영상을 보는 것도 참 소중했는데, 역시나 지방이어서 TV채널도 잘 나오지 않았고, 라디오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친하게 지내던, 다른 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자기들도 시골이라고 답답하다 했지만 내가 사는 동네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아서 음악감상실이니 악기체험실 따위를 휘젓고 다녔으며 난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공연.

공연은 거의 꿈이었지..

 

그러다 mp3며, 공연동영상, 뮤직비디오 등이 마구마구 돌아다니기 시작한 꿈의 시절이 도래했었다.

 

음악 듣는 건 그저 쉬울 뿐이었다.

이전에 듣고 싶어하던 음악들은 물론이거니와,

이제 그런 정보를 굳이 알지 않아도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예상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키워드창에 아무 생각나는 단어를 치면 뭐든지 검색되기 마련이다. 또 아무 거나 듣다 보면 정말 맘에 드는 걸 만날 때도 있는 거다.

 

늘 컴퓨터가 터져나가도록 mp3와 동영상들이 가득차있었는데.

 

너무 헤플 정도라서 그저 다운만 받아놓고 한번도 듣지 못한 곡들도 쌓여있었다.

 

거 참...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점 음악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더더욱 마음 에만 머무르게 되었고

그래서 음악정보 자체도, 또 관련시장의 소식도 참 더더욱 몰라갔었다.

 

하나하나 닫혀져가던 문들.

더불어 더욱 심해져가는 나의 게으름과 무관심.

 

흑.

 

대체 어디서 mp3를 구하는 걸까?

예전에 돈 주고 다운받는 걸 그나마 한창 했었는데, 그것도 금지검색어가 하나둘 늘어가면서 당췌 써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

 

아... 그렇게 우울하게 지내던 중,

어제 오랜만에 반가운 음원들을 몇개 찾아 다운받을 수 있었다.

보니까 확장자가 mp3는 아니던데 ㅋ

어쨌거나.저쨌거나.

 

옛날 노래를 듣고 있자니.

기분이 좋다.

 

여하튼..

첫째 게을러서 정보를 일단 모르고

둘째 검색능력이 부족하고

셋째 게을러서 두가지를 보완할 줄 모르고

 

이렇게 하여 음악은 완전히 내게서 멀어져갔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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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 19:20 2010/02/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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