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

2007/11/02 20:08

요 몇달간 언제나 그래왔듯 오늘도 역시 나의 내면은 엉망이고

 

그것에 비해 나의 외면은 멀쩡한편에 속하기 때문에 아무도 내 속이 그렇게 엉망인줄 모른다.

 

최근 내가 알게 된 것은, 난 그다지 좋은 사람의 축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건 의외로 날 그렇게 슬프게 하진 않는다.  뭐 꼭 대단히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지.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살아오면서 내가 상실한 것때문이라기보다는

 

이것저것에 대해서 전혀 마음 편하지 못하다는 것때문이다.

 

 

뭘 잃어버려서 슬퍼한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차피 가진것도 많지 않은데, 하나쯤 더 잃는다고해서 뭘.....

 

내 인생에서 잃은것에 대해서 두고두고 아쉬웠던 것은 몇년전의 딱한번정도...

 

그래 그 한번에 대해서는 내 미스판단만큼이나 잃어버린것에 대해서도 아쉬웠다.

 

그리고 그 상실자체가 날 슬프게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내게 일어난 사건들 중에

 

상실자체가 그렇게 슬픈일은 없었다.

 

다만 일을 그르친 주 원인이 나인지 아닌지가 중요했다.

 

내가 주 원인이 아니라면, 그리고 내가 속상한 것이 나때문이 아니라 타인때문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오케 난 그다지 잘못한 것 없어!

 

싶으면 시간이 지났을때 거의 말끔해졌다.

 

 

이렇게 내가  일관성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 자신이 비 이성적이고 상황에 맞지 않는 설익고 감정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철없다든지 미성숙하다든지 하는 평가를 듣지 않기 위하여 너무 억제하고 있는 것

 

아닌지.

 

그런면에 있어서 자신의 실수나 오판을 너무나 두려워하는 것은 이건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언제나 타인과의 충돌이 생기면, 나는 내가 일관성있고 합당하게 행동을 했는지 아닌지부터

 

살핀다.  그리고 그게 분명치 않으면 계속 그걸 생각하면서 괴로워한다.  

 

 

 

 

그냥 내 실수가 오지라지게 많았다고 팍 수그리고 인정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한껏 100% 상대를 비난할 수 있다면 그건 유쾌하고 깨끗한 결론이겠지만 사람사이에

 

그렇게 명쾌한 일들이 어디있어.

 

그냥 나는 적당히 실수도하고 충동적이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

 

살면서 질곡에 빠질수도 있고 나를 사람들이 다 좋아할수 없고

 

나 또한 내가 접하는 사람들을 다 좋아할 수 없음을 깨끗이 인정해야 할텐데

 

그렇게 다 인정해버린다 하여도 풀리지 않는 것은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랑과 따뜻한 마음보다 정당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이럴수록 점점더 정당함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결핍에서 이렇게 되는 걸까?

 

 

매번 어리석게 감정에 자신을 맡기면서 메멘토같이 행불행을 반복하는 것보다

 

나는 더 어리석게 살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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