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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뒹굴며

요새 사는게 완전 룸펜이다. 집에서 시험 준비를 하는 바람에, 이리저리 집안을 배회하다 나갔다 방황한다. 글이 생각나면 좀 쓰다가 텔레비전 좀 보다 음식 생각이 나면 맛있게 음식도 해먹고 등등... 이런 한량 생활이 어디 있으랴. 곧 여름 학기가 시작되애 학교도 좀 자유롭게 나갈 수 있을 듯 싶다. 집에만 있어도 사람이 한없이 풀어지기 십상이라, 곧 자리를 학교 도서관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필립스 페이퍼를 마쳤다. 대강 손질봐 영국 저널에 보냈다. 기술 이론에 대한 글이라 그 저널 성격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은 보냈다. 예전에 한번 등재된 적도 있어 마음이 끌리는 저널이다. 안되면 다음으로 생각하는 저널에 보내면 그만이다. 오늘은 대강 조 원고를 어찌 쓸지 정했다. 글로벌리제이션 원곤데, 한국의 인터넷 정책 발달사와 맞물려 해석할 생각이다. 7,80년때까지 좌파의 글로벌 해석이 제국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해석이나 왈러스틴 류의 체제론 해석, 이나 남미 종속적 발전, 문화 제국주의 관점에 머문 뒤로, 90년대 이후에 잡종, 복잡성 논리들이 고개를 들었다. 주로 경제적 구조의 강한 경향을 동의하면서도,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의 논리로 글로벌 해석을 확대하는 것이 주류다. 최근에 네그리와 하르트의 "제국"론이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면서, "밖"이 없는 자본주의 조정(modulation)의 총체화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고 있다. 내 논의는 "제국"의 논리, 특히 전자 제국의 논리를 살피면서, 이처럼 신자유주의로 총체화된 자본의 확장이 여전히 강한 논리라면, 전자 제국의 글로벌 네트웨크에 의한 총체화된 논리는 뭔가 미진한 점이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글로벌 논의의 지배적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을 들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자본의 운동 영역과는 좀 더 무관한 자리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오히려 지역의 특수성을 살피는데 한국의 정보화 사례를 들려고 한다. 나는 국내에서 자본의 핵심 통로인 "커뮤니케이션 길"이 글로벌 단일화의 연결 형상을 띠기 보단, 국내의 특수성에 기반한 예외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밝힐 것이다. 최근 U-Korea로 알려진 국가 정책까지 이르는 동안 작동했던 핵심적 메커니즘은 글로벌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혹은 그 허브로 기능하기 위한 재벌위주 경제 정책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군사 독재 시절 이후의 국가 통제 유형의 변화와 그 근친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 거시적이고 경제적인 차원에서 한국의 네트워크 지향성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촉수로의 기능에 있으면서도, 문민 권력의 독자적인 통제 욕망에 기초한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단 얘기다. 어찌 더 논지를 강화시킬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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