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개막식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여성운동, 노동운동이 등장했다고 찬사를 보내는 건 호들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편집당한 개막식을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개막식에 등장한 그 운동들은 모두 '지금 이 올림픽 열리고 있는 런던'이 있기까지의 과정에 배치되었다고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5개의 링을 만들어내는 장면=지금이 있기까지의 사건들일 뿐이다. 그 저항은 현재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미 4.19와 6월 항쟁이 그렇게 남아있듯이. 
이런 식으로 그려지는 역사인식은 우리가 사회 교과서에서 배우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자신이 속한 위대한 국가에 대한 자긍심 혹은 노스탤지어를 불러올 뿐이 아닐까. 
템즈강을 따라 가는 영상에서 섹스 피스톨즈의 God Save The Queen이 잠깐 흘러나오기도 했다. 템즈강에서 여왕을 모독하는 노래를 부르다가 체포된 사건을 얘기하는 것일 텐데. 우리가 이제 70~80년대를 민주화 운동이 아닌 7080 콘서트로 기억해야 하듯이, 섹스 피스톨즈로 표상되는 당시 세대와 계급의 정서는 '그땐 그랬지'로 남아있는 것 아닐까. 물론 영국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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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22:06 2013/12/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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