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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Roots

뿌리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이고 여성의 역사이다. 남성들이 기술한 역사에서 인류의 존속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의 역사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멋진 나무만 보고 그 뿌리는 보지 않는 것과 닮아있다. 나는 뿌리를 그리면서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대지의 거대한 자궁 속에서 뿌리는 수분과 자양분을 찾아 끊임없이 잔뿌리를 늘려간다. 수많은 잔뿌리로 양분을 흡수하여 위로 빨아올리는 힘은 여성이 아기를 낳을 때 배속에서 밀려오는 파도같은 힘과 흡사하다. 뿌리는 나무를 키우고 잎을 티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만들면서도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뿌리가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뿌리가 상처받았을 때이다. - 김인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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