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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래된 기억이라 아마도 미화되었을테지만, 학교로 선본이 총학을 잡았었던 처음 두 해는 참 좋았었다. 이른바 태평성대였다. 그러니까, 총학이 무슨 뻘짓을 할 지 조마조마해 할 필요가 없었다.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 아니면서도(정확히는 "아니기 때문에") 총학이라는 것이 충분히 괜찮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었는데, 사람들은 이제 그걸 잊어가고 있다. 아쉬운 일.
지금 총학은 "운동권이 싫어요!"를 온 몸을 던져가며 외치고 있다. 그 외침은 눈물나게도 진실되어 보인다. 안쓰럽다.
소위 말하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대립은 이제 아주 거대한 감정싸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 대립(혹은 투쟁), 갑자기 완전히 멈춘다고, 지구가 두쪽날까? 혹은, 노동자들이 피를 토하고 쓰러질까? 지금보다 사정이 악화될까? 나는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문득, 아주 래디컬한 상식주의가 그리운 시점. 혹은, '아주' '래디컬한' '자유주의'.
덧) 지금 총학도 '관악 2만 학우' 운운하더라.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는다더니. 봉준호의 괴물이나 보러 가야겠다.
덧2) 자유주의나 개인주의는, 현실에 대한 가장 강력한 치료제이면서도(즉 현실에 가장 필요한 '운동'이면서도), '운동'이 될 수 없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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