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6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01
    글쓰기
    pug
  2. 2006/01/31
    블로그
    pug

글쓰기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는 중이다. 그 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해 둘 것이 있다.

 

내가 왜 글을 쓰는지, 왜 한동안 쓰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기어코 다시 쓰기 시작하려는지. 뭐 이런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 필요하다. 잠깐이라도 붙들 수 있는 어떤 확신이 없다면 나는 다시금 곧 주저앉을 것이다.

 

공유욕 때문일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알게 하고픈 욕망이 내게 있는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쳐도, 그 욕망으로부터 또 다른 욕망, 즉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나의 욕망을 분리해낼 수 없다. 내가 정말로 읽고 감명받은 책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서 그들로 하여금 어떤 종류의 반응, 이를테면 존경이나 부러움 따위를 유도하려는 책인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면 둘은 섞여 있을 테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나를 보여주려는 욕망을 갖고 있다는 것, 그것이 순수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그 고민의 와중에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저 서둘러서 무언가라도 끄집어내고 만들어내려는 욕심이 내게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게 있으며, 그게 꼭 그렇게 나쁜 마음은 아니라는 것 등을 나는 알고 있다. 여기서 이렇게 이러한 것들을 명백하게 해 두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준다는 것은, 강요하는 것도 소리 높여 고함을 지르는 것도 아니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무언가 항상 급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어야만 했다. 그런게 적으면 적을수록, 나는 그저 고함만 질렀을 것이었으며, 지금에서야 이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자연스러워질 때도 되었다. 그러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러울 수 있을 테니까. 결국은 소통을 갈망하는 것이지만, 내 모습을 온전히 보여줌으로써, 그 이외의 다른 불필요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서로 침묵함으로써 맺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소통을 나는 갈망한다.

 

아니어도 좋다. 기록해두지 못하는 아쉬움이 그간 나를 괴롭혀왔다. 이제 내 손끝은 내가 보고 느낀 것만을 기록하도록, 그 이상의 더 많은 것들을 주조해내지 않도록, 더욱 예민해져야 할 것이다. 거짓말은 이제 그만이다, 정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블로그

여기저기 블로그 옮겨다니는 것도 이제 끝!

 

여기 잘 정착해서,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뒤적여볼 수 있는 일기장같은 공간으로 만들까 한다. 돌아보면 어떻게든 기록해 두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운 그런 순간들 때문에 이렇게라도 끄적끄적 남기는 거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