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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1
    근황 공지
    wooll
  2. 2009/05/23
    이런 결말
    wooll
  3. 2009/04/27
    생존신고
    wooll

원하는 세상

 이해한다. 그 심정. 정말로.

지난 정권 시절 탄핵 정국 지나고 총선이 있을 무렵 써놨던 글들 보면 알 거다.
가장 냄새나는 똥더미가 저기 있고 우선적으로 그걸 치워버리자는데,
어째서 동의하질 않는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탁상 공론만 하는 것들이 원칙만 앞세우느라 전략전술은 쓸 줄도 모르거나,
더 크게는 결국 지들의 정치적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나도 그 심정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이제는 그 입장이 아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적을 이기자는,
그렇게 싸울 선수를 링에 올려보내야 할 게 아니냐는 대의에
이젠 옳다꾸나가 안되는 게,
10년 간의 지난 정권을 지나며 사람들이 그 정권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노무현을 뽑으면서,
아니 '대통령'을 뽑으면서 가졌던 기대치의 정체가 어떤 것이었는지,
5년간 참여정부가 겪었던 부침들과
5년이 끝나갈 무렵엔 '모든 게 다 놈현 때문이다'란 말을 달고 다니에 됐던 일반 대중과
결국 그들이 이명박을 같은 자리에 뽑아 올려놓은 것을 보면서,
이 사회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기반 자체가 이런 이상,
어떤 '나름 괜찮아 보이는' 놈 몇몇을 정치판에 올려다 놔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여기에서 정치란
정치판 리그가 세상과 똑 따로 떨어져
거기 올라간 걔네들끼리 노는 걸 우리가 객석에서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성원들이 가진 욕망을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진보적 사회는, '진보적이어 보이는 인사'가 링에 올라가는 것 자체로는 와 주지 않는다.
지금의 이 상태에서 그 사회가 오게 만드려면,
더더욱 뿌리깊은 기저에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건 근시안적으로 당장 이번 싸움에서
대장으로 앞에 서 있는 놈 쓰러뜨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놈이 대장으로 앞에 설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준 베이스가 대장 뒤엔 버티고 있다.
그 베이스는 추상적인 악이 아니라,
실체를 지니고,
어디 따로 떨어진 곳이 아닌 바로 내 옆을 오늘도 스치고 지나가고 있는 수백만명의,
나랑 더도 덜도 아닌 등가를 지닌 사람들이다.
 
대장의 실체는 그들이다. 대장 자체가 아닌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져서 분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들이 욕망하는 세상도 내가 욕망하는 세상과 큰 출혈로 상충하지 않아질 때,
그 때에 가서야 나도 비로소 행복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의 대장이 져봐야 내 괴로움이 절대로 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적 교훈을,
나는 지난 정권 때 얻은 거였다.
 
그런 근본적 사회의식 변화를...
당면한 선거에서 당장 될성싶은 야권인사가 이기게 만든다-
-가 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 정권이 들어설 무렵 난 그게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사회 정도면 될 거라고 봤지만
그걸로는 안되는 거였다.
참여정부 시절 난 노무현과 민주/열우당의 한계보다도,
그들을 통해 고스란히 비추이는 사회의 한계를 절감했고
그게 너무나도 나를 괴롭게 했다.
확실한 수구인 한나라는 거부했으니까,
민주/열우/혹은 노무현을 지지했다는 건 그럼 확실한 수구는 싫다는 거니까,
그 정도면 더 나은 방향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거지.
헌데 유럽같은 데다 갖다놓으면 잘 봐줘봐야 중도 우파 정도일 민주계열을
보수에 확실히 반하는 세력으로 위치시키는 레벨의 사회 의식으론,
안되는 거였단 거다.
나는 뽕발 넘치는 핑크색이어야겠는데,
그레이스케일만 난무하던 세상에 사람들이 틔미한 연분홍도 이쁘다고 해주기 시작하니깐
아 이제 됐나부다, 했는데,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한 건 약간의 데코레이션을 가미한 모노톤이었지
여전히 뽕발 컬러는 생경하고 불온했던 거라.
그래서 이젠 생각하는 거지.
꽃핑크 세상을 원하면, 결국은 꽃핑크를 집어들고 칠할 수 있는 세상이어야 된다는 걸.
 
사람들의 방향성이 컬러풀이었더라면, 그럼 난 눈 앞의 현실은 연분홍이어도 좋았을 것이다.
 
혹여 당신들은 대장을 쓰러뜨리는 것 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 뒤에 야기돼야 할 좋은 세상까지를 상정해야한 하겠고,
그것은 가장 그런 의식에 가까운 자를 링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회라야 가능하고,
내 목표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지
저 대장을 쓰러뜨리는 게 아닌 것이다.
저 대장은 내 진정한 적이 아니다. 
저놈을 대장으로 만든 현재까지의 사회풍조 내지는 습속이지.
 
물론.. 앞서도 말했다시피, 이해한다.
나는 멀게 가는 길을 얘기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신들은 대장을 이기면 원하는 사회로 가는 게 더 쉬워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걸 두고 각자 가진 전투 태세의 형태가 다르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나로선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라고 지금은 여긴다.
당신들은 지금의 반MB 정서가 충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것이 곧 反수구의 표상이며 개혁 의지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난 비슷하게 생각했다가 크게 데었고, 대빵 뜨거웠고,
같은 방책을 다시 써봤자 소용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견딜 수 있는 괴로움의 종류나 정도가 다른지도 모르겠고.
 
원하는 세상도 다를까?
글쎄, 그렇게까지 다를 거라고, 지금은 생각 안하고 싶네.
단일화 후보가 나온대도 좋고, 참여당 인사가 당선되는 것도 역시 진심으로 환영할거다.
당신들 말대로, 한나라당이 이기는 것보단 당연히 낫잖아.
하지만 당신들이 '어째서 대동단결하지 않고 지들 욕심만 고집하느냐'고 질타하는 게,
보는 기분이.. 씁쓸하고. 착잡하고. 쫌 야속하기도 하고.
뭐. 그렇다는 거지.
 
 
p.s/ 내 이런 빈궁한 얘기 대신 읽을 만한, 산하님 글: http://nasanha.egloos.com/10494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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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히어로

부의 집중/고착을 막기 위한 분배 제도의 도입과 정착에 대해.

인간의 욕심은 컨트롤 가능한가?
더 큰 부를 축적할 기회를 놓치기 싫은 욕망을 강제로 억누르는 것이 과연 장기적으로 유효한가?
역사상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더 큰 부를 축적할 개인적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공평"하지 못하게 느껴진다면
그렇게 느끼는 이에게 당신의 포기가 "정당하다"고 설득하거나 대리 보상할 방법은?
또한, 자신이 창출하는 이윤에 대한 소유욕을 제외하더라도
자본의 집중 투여로서만이 생산 가능한 재화에 대한 대중적 욕구는
언제나 도덕적 오류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걸까?
막대한 이윤을 바라지 않고서는 생산될 수 없는 재화 중 하나,
블럭버스터 무비가 인생 필수 5대 영양소쯤 되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도 자본 집중 체제를 동의하는 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인할 수 있나?
혹은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나?
내가 좋아하는, 규모 빵빵 터지는 대중영화들이,
이윤이 집중되지 않는 사회에서도 만들어지게 할 방법이 존재할 수 있는 걸까? 과연?
 
난 그것들이 간절히 필요해.
히어로들이 붕붕 날아다니는 뽕발 영화들이.
 
 
 
 
 
 
아이언맨 완전 조아...OTL
 
 
 
 
 
 

 
 
 
 
 
 
p.s/ 세상을 구하는 수퍼히어로들.
 
 
꽃사슴 쉘든도 너무 조아...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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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왼쪽

 강남/분당권에서 결국 당선되는 정치세력을 보건대 강남좌파는 허상이란다.

강남/분당권에서 야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지역은
알고보면 재개발 문제가 얽힌 곳인지라 강남좌파는 허상이란다.
 
그래.
유의미한 현상이 수반되지 않으면 없는 거나 진배없다.
 
허나 강남좌파라는 정치적 현상은 허구일런지 몰라도,
'강남권 사람인데 왼편 성향인 사람'들,
그 개개인의 사람들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아무리 조낸 적을지라도.
최소한 그냥 '무시해도 된다'고 해주라. '없다'고 하진 말고.
멀쩡히 살아있는데 죽은 사람 취급 당하는 거 같잖아, 꼭.
 
강남에서 좌편향인 사람이라는 건 통계적 결과로 말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물질적, 경제 계급적 환경이 빚어낸 것이라곤 볼 수 없는
그냥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그런 돌연변이가 몇 마리 있어봤자 큰 그림에 균열내기 어려운 게 당연지사다.
투표 결과 운운했냐?
내가 2002년 대선 제외하고 근 10여 년 새 내가 찍은 사람이 당선되는 꼴을 단 한 차례라도 봤을 것 같냐?
국회의원은 고사하고 그 많은 후보들이 난립하는 지방 선거에서도.
진짜로 한 사람도 없어, 꼴랑 단 한 사람도.
내가 찍는 사람은 무조건 압도적 표차로 떨어지는 꼴만 죽자고 보는 게,
부모 형제 친척 이웃 친구들 중 아무도 나랑 같은 사람은 지지하지 않는 걸 보는 게,
결코 웃고 넘겨버릴 만한 기분인 건 아니다.
게다가 그 지지 성향은 내가 설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몰라서', ;부질없는 욕망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거든.
그들의 지지 성향은 그들의 계급적 이익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그러는 거거든.
돌연변이에게 친절한 콜로니가 어디 존재하던가?
끽소리 못하고 짜쳐 지내기 십상이다.
어쩌다 argue라도 벌어지면, 맨날 나만 웃기고 이상한 놈 되는거야.
 
더군다나 강남 출신 따위가 아니어서 자아분열 안 겪어도 되는 명실상부 좌파들한테도,
출신 성분에 위배되는 소리나 지껄이는 이상한 것들에 불과하고.
같은편 취급 안해주지. 믿지도 않고.
이해는 해. 뭘 보고 믿겠냐.
숫자도 적고. 언제 배신 때릴지도 모르고. 있으나 마나한 놈들이지 뭐.
 
강남권의 헤게모니를 쥔 측이 하는 얘기는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아서 들어줄 수가 없고,
심리적으로 준거하고픈 측에서 하는 얘기는 모두 '밖에서 바라본 강남'얘기 뿐이다.
밖에서 본 모습이 실상과 얼마나 닮아 있겠어?
종종 그 '상위 몇%'들에 대해 희망찬 과소평가들을 하는데,
난 그런거 볼 때마다 절망적으로 소름이 쪽쪽 끼쳐.
온통 '카더라'스런 논조로밖엔 그려지지 않는 곳.
객체로밖엔 인식되지 않는다는 걸 볼 때마다
또 없는 사람 취급 당하는 느낌이지.
이건 탓을 한다기보단, 그냥 확인 사살당하는 그런 느낌이란 얘기다.
 
현존 카탈로그에는 번번이 체크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없다고 느끼는 게
비단 한 두 가지 경우 뿐이겠냐마는.
누구나 자기가 나고 자란 곳이 그래도 맘 편해야 하는 법이거늘,
생태 환경이 걸러준 gene을 고대로 이어받지 않은 돌연변이들은 고향이 안식처가 되지 못한다.
민주당에 표를 줬던 영남권 출신들이 명절 귀향 시즌만 되면 다구리 당하는 것처럼.;
그래도 사람에겐,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다..라고 느껴지는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p.s/..그리고 사실 이런 거다.
 

날 표상해줄 수 있는 용어가 유통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 계속 그 용어를 쫓아다니며 변명하게 된다. 나란 개체의 정확한 좌표를 지칭하는데에 그 용어가 쓰이도록 만드려 애쓰면서. 기호와 실재의 불일치라는 딜레마는 어디에나 깔려있다.less than a minute ago via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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