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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1
    근황 공지
    wooll
  2. 2009/05/23
    이런 결말
    wooll
  3. 2009/04/27
    생존신고
    wooll

근황 공지

업뎃 없이 지내면서
잊을 만하면 올리는 근황 공지 포스팅.

또 미국에 와 있습니다.

또 한 3개월 있다 갑니다.
갈굼당할 막장 마감 민폐 인생이면서
편집자님의 손바닥 안으로 눈물 흩뿌리며 달겨드는 나도,
또 분명 복장이 터질 터인데 그걸 받아주는 편집자님도
어쩌면 변태이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7월 8일 ~ 10월 5일.
역시 저번처럼 핸폰은 로밍.

 


범아, 네가 봄에 만든 스크래치들이 희미하게 아물어 가고.
또다시 붉은 자국 선명한 새 스크래치를 얻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두 달 새 어른이 되었구나. 

 의젓한 척을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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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말

나보다 한 대여섯 살 정도 더 많은 이들이..
그러니까 영웅본색을 보고 성냥개비를 씹고
천녀유혼을 보고 가슴 두근거리며
홍콩의 애수어린 화려함을 마치 의형제처럼 생각하며
하이틴에서 20대 초반 정도를 보낸 이들이..
장국영이 죽었을 때 '청춘이 끝났다'란 느낌을 받았다고
집단 텔레파시라도 하는 양 뇌까렸지.

 

그 기분.. 나도 이해해.
역시나 홍콩 스타들을 동경하며 사춘기를 보내어 봤으니.

 

근데 이건..
노무현이 죽었다고 해.
자살이란다.
난 믿쑵니다 열렬지지파도 아니었고
그 사람은 내 방에 부로마이드가 걸려있었던 오빠님도 아닌 그저 일개 정치인이지.
그런데 내 기분이 그래.
청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정말로 내 '20대 era'는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끝났구나.
그런 기분이 들어.

 

마냥 학생이었던 시절을 뒤로 하고,
희망의 본얼굴이 무엇인지 배신의 뒷모습이 무엇인지,
나, 너, 우리, 그들, 저들, 그 죽일 놈의 새끼들, 저 밉고 서러운 당신들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있다고 여겼던 모든 것이 속절없이 무너져 갔던,
그런 '20대'가.
끝나가나. 끝나간다고는 계속 생각해왔는데,
그래서 키라렌 시타 온, 인사도 했는데.
아아,
이런 식으로 끝내주는구나.
이로써 결말이구나.
막 내리는구나.
정말로 끝.

 

밤을 샜기 때문에
잠시 꿈을 꾸는 걸까 싶기도 했어.
또다시 누가 뒤통수를 남산만한 쇠뭉치로 가격한 듯이.


그렇게 내 20대가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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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

순수하게 생존신고용 포스팅.

 

뉴욕에서 지낸 지 2달.
은혜로우신 친구님 덕택에 숙식 걱정 없음.
환절기 감기가 한차례 왔었으나 대체로 잘 먹고 잘 자고.

 

로망이던 고양이 데리고 사는 생활도 체험 중.
도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와의 평화로운 동거라는 막연한 이미징과는 달리
성묘가 채 되지 않은 아깽이는
놀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보채거나
지 의지와는 상관없이 물고 물고 또 할퀴는 말썽쟁이라는 사실도 함께 습득 중.
쓸모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말썽쟁이 주제에 예쁘고 귀여운, 나쁜 생물.ㅇ<-<

 

대체로 집 안에만 박혀 뒹굴거리는 생활이니 영어는 절대 늘지 않음.
여전히 식당 가도 종업원이 뭐라고 하는지 반도 못알아들음.
설상가상 집에 TV도 없음.
인터넷 다시보기로 1박2일이라든가 개콘같은 거나 맨날 보고 있음.(...)

 

딴 건 안 아쉬운데, 야오이 신간들이 너무 보고 싶음.(.......)

 

관광지 대명사인 타임스퀘어는 갔다가 토할 거 같았음.
13년 전에 뉴욕 왔을 땐 안그랬던 거 같은데..나이 먹은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음.
하긴 근래엔 강남역도 주말에 나가면 토할 거 같았음.
이곳은 어퍼이스트.
조용한 주거 단지면서도 조그맣고 맛있는 식당들이 디립따 많은 블럭. 우리 동네 최고.(...)

 

문득 10년 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시부야도 지금 가면 토할 거 같을까 하고 생각함.

 

여기까지 와서도, 죽자고 일해야 하는 시간에 이런 거 쓰고 있음.
아 큰일이다.
컴으로 일하는 세상. 어딜 가도 마감은 따라다님.

 

변동의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로선 한국 날짜로 5월 16일17일 귀국 예정.
그때까지 극장에 박쥐가 걸려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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