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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

순수하게 생존신고용 포스팅.

 

뉴욕에서 지낸 지 2달.
은혜로우신 친구님 덕택에 숙식 걱정 없음.
환절기 감기가 한차례 왔었으나 대체로 잘 먹고 잘 자고.

 

로망이던 고양이 데리고 사는 생활도 체험 중.
도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와의 평화로운 동거라는 막연한 이미징과는 달리
성묘가 채 되지 않은 아깽이는
놀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보채거나
지 의지와는 상관없이 물고 물고 또 할퀴는 말썽쟁이라는 사실도 함께 습득 중.
쓸모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말썽쟁이 주제에 예쁘고 귀여운, 나쁜 생물.ㅇ<-<

 

대체로 집 안에만 박혀 뒹굴거리는 생활이니 영어는 절대 늘지 않음.
여전히 식당 가도 종업원이 뭐라고 하는지 반도 못알아들음.
설상가상 집에 TV도 없음.
인터넷 다시보기로 1박2일이라든가 개콘같은 거나 맨날 보고 있음.(...)

 

딴 건 안 아쉬운데, 야오이 신간들이 너무 보고 싶음.(.......)

 

관광지 대명사인 타임스퀘어는 갔다가 토할 거 같았음.
13년 전에 뉴욕 왔을 땐 안그랬던 거 같은데..나이 먹은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음.
하긴 근래엔 강남역도 주말에 나가면 토할 거 같았음.
이곳은 어퍼이스트.
조용한 주거 단지면서도 조그맣고 맛있는 식당들이 디립따 많은 블럭. 우리 동네 최고.(...)

 

문득 10년 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시부야도 지금 가면 토할 거 같을까 하고 생각함.

 

여기까지 와서도, 죽자고 일해야 하는 시간에 이런 거 쓰고 있음.
아 큰일이다.
컴으로 일하는 세상. 어딜 가도 마감은 따라다님.

 

변동의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로선 한국 날짜로 5월 16일17일 귀국 예정.
그때까지 극장에 박쥐가 걸려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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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09. 2. 28일자로부터 이 블로그는 http://www.wooll.net 의 날적이를 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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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識, 또는 無心의 결과


몇 달 지난, 김진혁 PD의 블로그에서의 글 하나: http://blog.daum.net/jisike/7659771


읽었을 때.. 그래, 이런 말 하는 사람이 대체 왜 하나도 없을까 하던 차였어,라고 생각했다.
정말이지 문제는 교육이라니까.
교육은 한 사회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범죄로 몰리는 극한 상황에 처하거나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성원 전체가 배워야 한다.
즉 그런 교육이 시스템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인간을 제대로 성찰할 수 있게 되면,
아니 뭐 제대로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냥 성찰이란 걸 단지 해보기라도 할 수 있게만 되면,
눈 가리고 돌진하는 말같은 상태는 면할 수 있다.
저 골인 지점은 왜 가야 하는지,
골인 지점이 거기 하나 뿐인지,
달리 돌아볼 가치는 없는지 고개를 돌리는 것이 가능해진단 얘기다.
그렇게 고개 돌려보는 놈을 바보 취급 안 하는 게 가능해진단 얘기다.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좁디좁은 물질적 성공의 문을 향해 다같이 야만의 질주를 하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일률적인 승패의 도식에서 벗어나
각자 나름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지금처럼 돈으로 돈 먹는 돈지랄만이 유일하게 숭앙되는 가치이고
거기서 떨려나면 제대로 된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사회에서는,
저런 열폭 범죄나 저지를 찌질한 생각밖에 못하는 인간들이 배출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떤 존재 조건에 놓인 인간이든
그 조건 때문에 한 존재로서의 존엄성을 갖는 것이 힘들어져선 안된다.
제대로 된 사회란 그걸 대전제로 깔고 있어야 하고
모자라다면 하다못해 지향은 해야 한다.
인간의 사바 세계에 결코 이상향이 도래하는 일은 없을 테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살 만하게 사는 유일한 길이다.

 

 

▒ ▒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개개인의 각성이 관건이지 않나, 라는 페시미스틱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처럼, 가방끈이 길건 짧건간에 모두가 다 멍청하고 무식한 사회에 대한 즉물적 책임에서
근본적으로 실패한 교육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런 결론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사람들이 멍청하면 시스템이라도 잘 되어 있어서 조금이라도 받쳐줘야 하는데,
그 시스템이 마련되려면
어느 시기에는 반드시 각성한 대중이 필요한 것이다.


다른 소위 선진국들 - 다른 말로 하자면 식민지배 + 고래싸움에 터진 새우등 겪의 전쟁으로 인해

면면한 역사로부터의 강제 단절을 겪지 않아도 되었던 나라들 - 에선
지금처럼 과속화되지도 않고 지금처럼 인구도 딥따 많지 않았던 시절
절차와 시스템과 철학이 정립되었다.
사회 성원 스스로들의 요구에 의해서.
근데 이곳은 그 과정이 없었어.
없어버린 채 후다닥, 비대해지면서 여기까지 와 버렸다.


기회에 대한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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