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因果無情

민노총의 내부 성폭력 파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337489.html

 

진보 조직 내 성희롱 문제 제기에 대해

전혀 안 진보적으로 쉬쉬하는 작태가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고..
경제적 계급 문제에 대해선 급진적이면서 여성 문제에선 가부장적으로 돌변하여

진보 마초란 용어까지 널리 상용케 한 이들 역시 한두 명인 것도 아니고..
당연히 문제는 문제인데.
그래도 이렇게 '大파문'이 되고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그러는 게,
그나마. 그나마 건강한(덜 곪은?) 집단이란 얘기(라는 게 솔직히 슬프지만 하여간 그렇)다.
여자 주무르고 식당 종업원인 줄 아라써염 어쩌구 하고도 여전히 공직무 수행 중이신 양반이나
써비스 잘해줄 못생긴 여자 고르는 게 생활의 지혜라느니 하고도 무려 각하질을 하고 계신 양반을
책임 물을 생각도 문제를 만들 생각도 없이 끼고 계신 당파에 비하면야.


이런 일도 있고. 또다시 희대의 연쇄 강력범도 등장하셨고.


진화엔 윤리가 없다.
당연하다.
인과는 있되 당위는 없는 것이 진화다.
하지만 종종 한탄스럽다.
과연 유성 생식은 필요 불가결한 것이었을까, 하는 분통 터지는 심정이 있다.
수컷이 과연 생겨났어야만 하는 것이었나, 하고 말이다.

(※아시다시피, 동물의 배아 발생 시 기본형은 여성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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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限線

 

우선순위.
원칙.

 

그게 왜 중요한지..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니라)모르고 있는 것 같단 인상을 받는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인간사는 복잡다단하고
모든 것을 일사천리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고
시선을 취하는 각도에 따라 옳고 그름도 바뀌게 마련.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원칙을 정해 놓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봐줄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다,
우리가 넘겨선 안될 선은 여기까지다, 하고.

 

상식과 선의란 것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불꽃 끝자락과 같은 것이기에.
모호하고 약하고.
그래서 피곤하고 또 피곤하지만 원칙을 세밀히 점검하고 분명히 해야만 하는 것이다.
바로, 나중에 죽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소수자들은, 불리한 조건에 처한 자들은 살얼음판 걷듯이 원칙 재확인에 민감하다.
그런 그들이 짜증나?
안 죽으려고 그러는 거야.
내팽개쳐지고 짓밟히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라고.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따지고 드는 게 무작정 피곤한 님네들은, 자신들이 뭘 넘나드는지,
얼마나 변덕이 죽 끓듯 하는지
절대 자각이 없지.
그러면서 스스로는 상식적이라고 생각하고들 있지.
그렇게 원칙 신경 안쓰고 살다 보니,
뭘 원하고 뭘 위하는지 궁극적인 데까지 헷갈리고 무너지지.

 

남 일 따위 알 바 아니라도,
인간으로서의 염치와 예의가 있거들랑
들리라고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소리는 따로 있고
보이라고 꺼내 취할 수 있는 행동도 따로 있는 거다.
하지만 이놈의 사회는 염치도 없고 예의도 없고.

 

남의 일 같아 보여도 달려들어 원칙을 점검하고 고민해라.

그래놓지 않으면 부메랑이 돌고 돌아 언젠간

네가 지금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네 목을 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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像의 촛점

미네르바가 가짜냐 아니냐-하는 논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정/검 하는 짓들이 제 살 길 트는 것에는 정말이지 도가 텄구나-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놈이 별 볼일 없는 찌질이냐 아니냐'로 여론을 터주기 위해
이미 몇달 전부터 그렇게 준비해 왔던 거였나, 하는 뒷통수 서늘해지는 감각.

 

만일 가짜가 존재한다면
그건 현재 일부 네티즌들이 의심하듯 지금 잡힌 그 박모씨가 아니라
몇달 전 정부 쪽에서 흘러나왔다는
50대 이상의 프로급 고위 애널리스트라는 정보일 가능성이 더 크단 얘기다.
어쩌면 신동아에도 그 만들어진 캐릭터의 실재성 부여를 위해 가라 글을 일부러 올렸고.

봐. 본인은 안썼단 글이 잡지엔 실렸고 조낸 이상한데도 검찰은 거긴 수사 안한대잖아.
이따구로 애들한테 괴리감 들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그럴싸하게 보이는 스펙으로 구라를 쳐 놨단 거다.
순전히 당혹감의 낙차폭을 크게 하여 관심을 '진위여부'로 몰고 가게 하기 위해.

 

생각해 봐라.
지금 현실적으로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개 네티즌을 향한 정부의 오바질 및 여론 통제 시도'에 촛점을 맞추게 하는 것하고,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제2, 제3의 '진짜'라는 像에 촛점을 맞추게 하는 것하고,
어느 쪽이 정/검 측이 원하는 데까지 가기가 쉽겠냔 말이다.

 

물론 아구가 안 들어맞는 점들이 좀 있는 만큼
정말로 지금 체포된 박모씨가 아닌 진짜가 존재할 가능성도 0%라 단언할 수 없겠지.
허나 어차피 날조라는 번거로운 짓을 할 거라면 말이다,
멀쩡히 살아있는 진짜를 내버려 두고
또한 역시나 멀쩡히 살아있는 가짜를 굳이 창출하여
대중 앞에 선보이는 위험한 짓을 하는 게 편할까,
진짜는 자기네 수중에 넣고 대중의 관심은 허상 쪽으로 돌려버리는 게 편할까.

 

체포되지 않은 진짜 미네르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이지만,
정/검이 이런 식으로 몰아간다고 정말로 그렇게 몰려버리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들이 대중의 수준을 정확하게 봤단 얘기니까.
뭐 어차피 내가 얘기한 방향도 일종의 음모론에 불과하고,
음모론에 경도되어 봤자
실효 이득의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단 것은 나도 살면서 배웠던 바다.
음모론까지 가지 않아도..
이미 눈 앞의 팩트만으로도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고칠 수 있는 것도 팩트고 취득할 수 있는 증거도 팩트며 기억할 수 있는 것도 팩트다.
가질 수 있었던 실재하는 기회를 허상 때문에 놓쳐버리는 바보짓을 또 반복하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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