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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4호] <인터뷰> 재능지부투쟁 1500일을 앞둔 유명자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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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능지부투쟁 1500일을 앞둔 유명자 지부장

 

 

 

“특수고용노동자도 얼마든지 단체협약 쟁취할 수 있고, 유예기간 없이 해고자 전원이 원직복직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줄 것이다.”

[편집자] 투쟁 1500일을 앞두고‘100일 집중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재능지부 유명자 지부장에게 서면으로 물어보았다. 지난 <<혁명>> 창간준비 1호에 강종숙 학습지노조위원장이 기고한 <장기투쟁사업장 : 이제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야 할 때다!>가 많은 <<혁명>>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바 있다. 재능 동지들이 어떤 결의로 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기고 글을 통해 절절히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장투사업장 투쟁에서‘유예기간을 둔 선별복직’ 같은 합의안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선례를 만드는 투쟁이 왜 그리도 중요한지를 각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결같이 독자들은 말했다. 유명자 지부장도 장투사업장 투쟁의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한 치의 뒤짐도 없어 보였다.“우리의 요구는 분명하다.‘유예기간 없는 전원복직!’우리는 복직을 위해 3년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그 기간만큼 더 싸워서 3년 되는 날 복직하겠다 라는 각오로 싸울 것이다.”

 

 

1. 투쟁 1,500일을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장기투쟁사업장인데 문제는 무엇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무 많아서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2007년 단체교섭을 통해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들의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안이 포함된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투쟁이 시작됐는데, 당시 집행부는 회사의 그러한 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노동조합의 상태와 역관계를 내세웠다.
  하지만 민주노조라면 절대로 수용하지 말았어야 할 내용이었다. 이렇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서 노동조합에게는 불리하고 회사에게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회사는 계속해서 노동조합 죽이기에 매진했는데, 변경된 안에 동의하지 않는 현장 교사에 대한 재계약불가 협박, 수수료(임금)제도 재개악, 휴가비·어린이날 선물 폐지, 각종 제도개악에 의한 노동조건 저하 등으로 현장을 초토화시켰고, 이에 맞서 저항을 조직한 노동조합과 새롭게 당선된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해 단체협약 일방파기, 전임자 해고, 수십 건의 민·형사 소송제기, 재산압류·경매처분, 용역깡패들의 성추행과 폭행, 농성장 폭력철거, 조합원 전원해고 등 전방위적 탄압을 자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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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야말로 노동탄압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특히 재산 가압류가 아니라 압류에 이은 경매처분까지 이어지는 등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사례들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알기로 노동조합 투쟁으로 인해 압류에 이어 실제 경매처분까지 이어진 경우는 우리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 드라마에서나 봤던 빨간 압류딱지가 실제 조합원의 살림살이, 노동조합 사무용품에 붙여지고, 노동조합 방송차량과 조합원 차량이 압류되어 눈앞에서 끌려갔다.
대한민국의 법은 노동조합 투쟁에 대해 결코 어떠한 자비도 베풀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사례들을 언론과 각종 회의 등을 통해 알려내고 동지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여론의 압박을 받은 회사가 조합원의 살림살이는 경매처분을 하지 못했지만, 나머지들은 경매처분 했거나 현재 1년 가까이 압류된 채 끌려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초유의 사태 앞에 우리 진영의 대응은 미약했고 언론의 관심은 일시적이었다. 이러한 압류·경매 사태 와중에 현대자동차 아산지회 사내하청 비정규직 동지 2인에게 똑같은 상황이 닥쳤는데 이렇다 할 대응 한 번 못하고 결국 그 동지들이 자신들의 돈을 내고 압류물품들을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되사야 했다. 다시 말해 투쟁의 정당성과 반대로 결국 투쟁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회사 측의 손해에 대해 스스로 돈을 내어 물어주게 된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또 있는데 철도노조가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법원 판결에 따라 회사에 물어준 것이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이 선례가 되어 결국 투쟁 돌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거나 투쟁회피의 핑계거리가 될 것이고 현재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조합과 동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 당장 제대로 된 대응이 없으면 조만간 또다시 배달호, 김주익 열사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것이다. 그 동지들이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 교훈을 벌써 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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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쟁 1,500일을 앞두고 ‘100일 집중투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10월 20일이 농성투쟁 1,400일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측의 정말 개같은 짓거리에 맞서 길바닥에서 네 번의 겨울을 보내고 다섯 번째 겨울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이제 정말 한 번 끝내보자 라는 각오로 동지들의 의지를 모았다. 언제까지 농성장에 갇혀서 수동적으로 사태에 이끌려갈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희망버스와 각종 선거에서 연거푸 드러났던 노동자·민중의 분노와 저항에도 영향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각계 1,500인 선언, 도심 투쟁문화제, 전국 동시다발 피켓팅, 거리강연, 100인 릴레이 기고, 희망걷기 등으로 투쟁을 알리고 분노와 힘을 조직해 문제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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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올 초 회사에서 제시한 안이 있다고 들었다. 내용이 무엇이며 이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용역깡패를 투입한 2010년 3월 이후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무자비한 탄압으로 대응해 왔다. 교육기업이라고 하는 곳에서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더러운 짓거리들을 일삼자 교육·여성·인권·종교·법률단체와 학생들이 모여 ‘재능교육 OUT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게 됐고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회사를 압박한 결과 올 초 재능교육 대표이사와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 결과 단체협약은 절대불가, 해고자 12인 중 11인에 한해 복직을 허용하되 6개월부터 3년까지 기간을 두고 그 기간 동안 월 5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안이 나왔다.
  이걸 받았어야 했나? 학습지노조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학습지교사는 노동자라고 주장하며 처절하게 싸웠다. 노동기본권도 보장하고 4대 보험도 적용하고 퇴직금·상여금도 내놓으라고 외치면서 목숨 걸고 싸웠다.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가정이 파탄 나고 하루아침에 잘리고 정신이상이 생긴 동지들을 수없이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회사는 대법원 판례를 들먹이며 단체협약은 맺을 수 없다고 한 거다. 하지만 아까 말한 2007년 5월의 단체협약은 불과 그보다 6개월 전에 대법원이 근로자 아닌 학습지교사들로 이루어진 학습지노조는 노동조합법 상의 노동조합이 아니라고 판결한 직후에 체결한 거다. 장난하나? 우리에겐 10여년의 학습지노조 투쟁역사를, 앞서 싸운 동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그렇게 헐값에 내줄 권한은 없다.
  해고자복직문제도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겨우’ 원상회복을 요구하면서 선별복직과 복직유예기간을 당연한 듯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의 요구는 분명하다. ‘유예기간 없는 전원복직!’.
우리는 복직을 위해 3년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그 기간만큼 더 싸워서 3년 되는 날 복직하겠다 라는 각오로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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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사가 단체협약 절대불가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학습지교사들이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이다. 특수고용직은 그야말로 자본가들에게는 꿈의 직종이다. 실상 노동자이지만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닌 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어떠한 의무도 부담도 지지 않은 채 맘대로 부려먹을 수 있다. 필요 없어지면 언제라도 계약해지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정리해고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최저임금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그리고 또 있다. 올 1월부터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의 급여가 100% 압류되고 있다. 100%다. 왜냐하면 학습지교사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급여의 50% 또는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만 압류가 가능하다는 제한으로부터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거품 물고 지랄을 떨던 ‘무노동 무임금’을 넘어 ‘유노동 무임금’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버젓이 아무 일 없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환상적인 특수고용직을 자본가들이 포기하겠는가? 몇 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앞으로 이러한 추세에 가속도를 붙이려 할 텐데 특수고용직인 학습지교사들로 이루어진 학습지노조와 단체협약을 맺게 될 경우 그 파장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례로 이명박 정권 초기에 레미콘과 덤프트럭 운전을 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이유로 그들이 가입되어 있는 건설노조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지금까지 노동조합 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증을 교부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도 못하겠다는, 그래서 어떠한 의무도 지지 않고 무한착취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인 것이다.

 

 

6. 이야기를 듣다 보니 괜히 투쟁 1,400일이 넘어간 게 아니구나 싶다. 투쟁승리를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무 식상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단순히 투쟁하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진영 전체가 그러해야 한다.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어렵더라도 해야만 하는 것을 일관되게 그리고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당연히 실천이다. 며칠 전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만났다. 소위 ‘산 자’였지만 ‘죽은 자’들과 함께 77일간의 옥쇄투쟁을 했고 지금은 해고자 신분이다. 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 동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 때 우리가 제대로 실천했다면 19명의 억울한 죽음이 없었을 것이고, 김진숙 동지가 309일을 크레인에서 지새지 않았을 것이고, 송경동, 정진우 동지가 지금 감옥에 붙들려 있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대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그 힘을 보여준 희망버스와 같은 연대를 넘어 구로동맹파업과 같은, 초기 마창노련과 같은 그러한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희망버스에 함께 했던 자발적인 참가자들의 열정과 분노를 조금도 폄하하거나 유실시키지 않으면서도 결국 자본가와 그들의 권력에 가장 강력하고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이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서 지난 3~4년간 너무나 어이없게 깨져나간 사업장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의 운동이 너무 후퇴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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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끝으로 전국의 투쟁사업장 동지들, 재능지부 투쟁에 함께한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해 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1,400여일을 연대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사자보다 더한 열의로 함께해 준 동지들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도 얼마든지 단체협약 쟁취할 수 있고, 유예기간 없이 해고자 전원이 원직복직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줄 것이다. 투쟁사업장 동지들 모두 이러한 각오와 믿음과 의지로 함께했으면 좋겠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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