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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송전탑에서 최병승 동지가 보내온 편지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최병승 동지가 철탑농성 30일 차인, 2012년 11월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쌍용차해고자 복직과 현대차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보내 온 편지입니다. 위 파일을 열어보면 알겠지만  최병승 동지가 철탑 위에서 필서로 써서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메일로 보낸 것입니다. 최병승 동지의 수고와 정성을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최병승,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hwp (15.00 KB) 다운받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어 당연히 추운 것이 상식이고 이치입니다. 그러니 춥냐고 물어보지 마십시오. 춥지만 견딜 만 하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겨울은 정직한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운동한 만큼 땀이 나서 춥지 않고, 낙엽과 열매가 다 떨어져 대지와 산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계절에 투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요구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차와 오늘 10차 특별교섭을 진행했습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을 최병승 개인 판결이라고 앵무새처럼 지저귀었다고 합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동지들이 다 아는 것처럼 2010년과 2012년 대법원 판결은 2004년 노동부 판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다뤘던 것입니다. 노동부는 2004년 6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현대차 127개 전체업체 9234개 전 공정을 노무상 독립성이 없는 파견공정으로, 파견노동으로 판정했습니다. 그리고 제조업 파견을 금지하고 있는 파견법 5조 1항에 따라 현대차가 불법파견을 사용하고 있다고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두 차례 대법원 판결은 현대차 사내하도급 전체가 불법파견임을 판결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산지회 근로자 지위확인 고법판결도 동일하게 승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개인 판결로 축소하는 현대차는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자세도 없으면서 계속 비정규직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악선동만 하고 있습니다. 정직해야 할 계절에 거짓말을 하고, 불법을 은폐하는 자들에게는 몽둥이가 약입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래서 다시 투쟁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조합원 총회에서 생산타격투쟁을 결의했습니다. 교섭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쟁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400여 조합원이 모여 투쟁전술을 토론했습니다. 지금은 매일 업체 간담회를 통해 총회결정을 1200조합원과 1만 3천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분위기가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 25일간 현대차 생산을 중단한 11월에 다시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의해 생산될 수 없을 것입니다. 조금은 서툴고, 부족하게 보일지라도 그 의지와 열정만큼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동지들이 함께해 주십시오.

 

첫째, 17일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함께 해주십시오.
둘째, 19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분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총파업이 결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

 

동지들의 도움이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37일째 단식중인 김정우 지부장동지 건강과 쌍차 동지들의 투쟁승리를 기원하며...

 

- 철탑농성 30일차에 최병승 드림(2012년 11월 15일/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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