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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 2호] <희망버스> - 자본주의 체제의 변호론이 된 진보 담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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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 자본주의 체제의 변호론이 된

 

진보 담론들

 

 

- 임천용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리해고 없는 세상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일부 단위사업장에서는 가능하지만 전체 사회적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포로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외치는 것이 황당하고 가망 없는 모순투성이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희망버스의 상상력과 사회주의를 향한 계급투쟁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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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해법이 백가쟁명식으로 제출되고 있다. 모두가 자칭 전문가부터 진보적 학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지난 3년간 언론에 의해 조명된 횟수는 최근 3개월과 비교할 때 극히 미미하다. 희망버스는 대중적 참여를 끌어내면서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지회의 직권조인과 자본가 언론들의 무차별적 이념공세, 여론몰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날로 확산되고 있다. 6월에서 7월 그리고 8월로 넘어가는 동안 자본가 언론들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되었다며 환호하다가 다시 대화로 해결되어야 한다며 비굴하게 논조를 바꾸고 있다.


  이미 7월 22일에 문화일보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조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었는데, 거기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송대 김기원 교수의 견해도 인용되어 있다. 인용된 내용인 즉슨, ‘한진중공업 사태는 기업의 근본적 시장경쟁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정부 시위하듯 정치투쟁에 전념해서는 안 된다, 경영진, 노조, 정부, 시민대책위 등이 모여 영도조선소의 정리해고 규모가 적절했는지 따져보고 해고자들의 고통분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자본가 언론들에게 자칭 진보적 교수의 말들은 상품성이 없었다. 왜냐하면 2차 희망버스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 공세로 3차 희망버스를 전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품에 안긴 진보적 담론

 

  그러나 7월 30일 3차 희망버스의 결과는 예상과 달리 참여의 폭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 정리해고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함으로써 가일층 발전했다. 자본가들과 언론들을 당황했다.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먹히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다른 방법을 찾았고 이이제이 식으로 진보의 탈을 쓰고 희망버스를 비판할 만한 인사들을 물색했다. 이에 민감한 촉수를 가진 김기원과 김대호(사회디자인? 연구소장) 같은 “진보적 전문가들”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입장을 재빨리 쓰게 된다. 7월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은 것들이 8월 초에 자본가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언론들에 대서특필됨으로써 전면적인 논쟁으로 번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배경은 자본가계급의 배타적인 논리로는 여론을 역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보적인 척하는 학자들의 논리를 인용해서 상황을 타개하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자본주의 옹호자이면서도 진보적인 외양을 갖춘 전문가들이 안성맞춤이다. 사회적 쟁점이 가라앉지 않을 때 양비론을 포함하여 중립적 가치로 포장되어 있는 논리들은 드디어 상품성을 획득하게 된다.
최근 희망버스에 대한 담론 논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김기원, 김대호 같은 자들이 희망버스에 대해서 비난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들을 진보로 포장해주고, 마치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인 것처럼 온화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옹호하는 계급적 입장에 충실한 것이다. 이들은 자본가들을 상대로 한 문필 판매업자에 다름 아니고 이번에 운 좋게 희망버스 덕에 상품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자본의 노예가 되어있는 학자들의 논리는 자본가들의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껏해야 진보적인 탈을 쓰고 있지만 한 꺼풀 벗기면 그들의 본질이 드러난다. 자본주의의 유지를 위해 복무하는 학자들의 논리는 사실적 근거만 제시하면 금세 논박되고 만다. 자본주의 체제가 가하는 착취와 억압은 노동자들의 눈으로 볼 때 선명하게 보인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정리해고로 내몰고 자본가들에게는 감세를 하는 세상은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본주의의 모순을 체감하게 한다. 그런데 김기원과 같은 자들은 어떻게든 노동자들의 투쟁과 희망버스의 상상력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것을 막으려 한다. 반정부시위와 정치투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한진중공업 투쟁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내에 한정되기를 희망한다. 시장의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실현가능한 요구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옹호자들은 정리해고 철폐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자본주의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요구하는 것은 사회주의라고 하면서 마치 사회주의는 모종의 불량 체제라는 듯 겁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겁먹지 않고 실상을 똑바로 쳐다본다면 자본주의야말로 한줌의 자본가들이 대다수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억압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 불량 사회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한다면 자본주의는 타도되어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이처럼 야만적인 체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자본가들이거나 자본가 정치인들뿐이다. 비겁하게도 자본가들, 자본주의 변호론자들은 자본주의 자체가 착취와 실업의 체제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정리해고 철폐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사회주의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논란들의 성과는 착취와 실업으로 연명하는 자본주의의 비밀을 자본가 언론들의 입을 빌어 무의식중에 풀어놓은 것에 있다.

 

 

  개량주의적 환상에 빠진 진보적 담론

 

  그런데 진보적인 김세균 교수는 “변혁을 추구하는 운동 역시 현실에서는 개혁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고 변혁은 사실은 개혁의 좌절이 만들어내는 질곡을 타파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로서 나타난다는 점... 때문에 사회주의적 목표를 갖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운동을 추구할지라도 혁명적 상황이 아닌 한 정리해고의 남발과 비정규직의 최소화를 위한 운동의 형태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사회주의적 구호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본가들을 안심시키려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세균 교수는 개량과 혁명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변혁은 개혁의 좌절이 만들어내는 질곡을 타파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라는 입장은 “개량은 혁명적 투쟁의 부산물”이라는 전통적인 혁명적 입장에 대립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개량주의적 변호론의 문학적 표현에 다름 아니다. 아직도 혁명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는 혁명적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난 4월 공공부문 노동자 40만 명이 정규직화를 쟁취했다. 남한에서는 혁명적 상황은 고사하고 아직 북아프리카나 유럽, 남아메리카와 같은 반란을 경험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고 혁명적 시기가 아니라고 해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이 현실에서는 “정리해고 남발과 비정규직의 최소화를 위한 운동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한참 오산이고 대중의 혁명적 상상력을 과소평가 하는 것이다.
 

  이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폐투쟁위원회와 희망버스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을 전개했다. 이러한 투쟁은 불가능한 요구를 내건 것이 아닐뿐더러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을 촉구하기 위한 요구이기도 하다.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 동안 차가운 철판위에서 공장점거파업을 진행한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 그리고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희망버스에 오른 참가자들은 김세균 교수의 바람과 다르게 정리해고, 비정규직 최소화에 머무르지 않고 노동자들의 계급적 요구를 가지고 투쟁했다. 만약 개량주의의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지금의 희망버스가 주장하는 정리해고 철회는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고, 단순히 대중을 하나의 기치로 모으기 위해 적절한 구호를 제시하는 것에 머무르게 된다. 불가능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들을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은밀하게 변호하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비밀을 고민하게 만들어 준 김기원 같은 자칭 진보적 인사보다 오히려 해로운 역할을 하게 된다. 자본가 언론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이야기 할 때, 이렇게 야만적인 체제를 타도할 것이 아니라 보수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야말로 개량주의적 환상에 빠져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본가 언론들의 정략에 의해서 논쟁적으로 만들어진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이 사회주의 사회인가 아닌가는 핵심적으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계급투쟁과 계급역관계 속에서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별 사업장의 경우 정리해고 없는 정규직화 사업장은 가능하다.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 철회는 불가능하지 않다. 현대차 1만 명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화도 산술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커녕 탄압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대차를 보면 노사가 서로 양보해야 해결된다는 학자적 관전평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단위 사업장 사안일지라도 전체 자본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본가 단체와 정부가 절대 양보하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의 만성적인 위기 상황은 단위사업장 투쟁까지도 더욱 긴밀히 전체 계급투쟁과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고, 전체 자본과의 대리전이 되고 있다. 아무리 단위사업장 투쟁을 전체 자본가계급에 대항하는 투쟁으로 확대시키기를 꺼려해도 이미 자본가계급은 전경련, 경총 그리고 청와대를 통해서 총체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개량적 환상이 들어설 여지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다. 단위사업장 투쟁이 전체 자본에 대한 대리전이 됨으로써 해결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대부분의 투쟁들만 보아도 단위사업장 동지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이미 자본가계급에 의해서 노동과 자본의 대리전이 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거꾸로 자본가 계급에 대항한 투쟁 속에서만 단위사업장 투쟁도 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리해고 없는 세상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일부 단위사업장에서는 가능하지만 전체 사회적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포로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외치는 것이 황당하고 가망 없는 모순투성이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희망버스의 상상력과 사회주의를 향한 계급투쟁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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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 2호] 노동자들을 자본가들의 민주대연합 제단에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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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희망시국대회> - 노동자들을 자본가들의

 

민주대연합 제단에 바치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4차 희망버스 조직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제 희망버스는 단순히 한진중공업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정리해고 문제와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희망버스는 계속 될 것”이라 선언했다. 이를 위해 4차 희망버스는 820 희망시국대회 일주일 후 배수진 성격의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틀 뒤에 820 시국대회를 위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희망버스에 참여했었던 대중들은 820 시국대회와 4차 희망버스가 함께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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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논란과 두 가지 입장

 

  3차 희망버스가 끝나고 820 희망시국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몇 가지 논란이 있었다. 그중에 두 가지 논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민주노총과 야당이 함께하는 희망시국대회에 대한 것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의 주체는 조직 노동자들이고, 민주노총이 서울도심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서 집회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직접적으로 희망버스 투쟁의 압력에 의한 성과인데, 굳이 4차 희망버스와 분리하여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노동 문제가 전 민중적, 정치적 의제로 확산된 시기에 희망버스의 자발성을 집단적인 조직노동자의 힘과 결합해야만 실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반면 다른 입장은 함께해야 한다는 당위는 인정하면서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상층의 교섭에만 매달리며 투쟁을 방기해 온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의 기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행태를 비난하며, 자본가 정당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는 오히려 자발적 운동의 힘이 약화되리라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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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하나의 논란은 3차 희망버스 마지막 날 있었던 기자회견에 대한 태도의 연장이다. 희망버스 대중들을 병풍처럼 뒤에 세워 놓은 채 벌인 정치인들의 위신 세우기성 기자회견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민주당 의원까지 함께 했으니 희망버스의 힘이 더욱 커지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있었다. 전자는 희망버스 대중들의 투쟁의지를 억누르고 진정성을 왜곡하는 위선적인 정치인들에 대한 확실한 거부이자 자발적 운동을 가로채려고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후자는 대중들의 투쟁을 국회 안으로 가져가서 청문회라는 틀 속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시도였다. 이 두 가지 논란을 통해서 820 희망시국대회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기대와 우려의 지점을 알 수 있다.
 

 

  자본가 정치인을 발언대에 올려야

  성이 차는  민주노총 지도부

 

  3차에 이르는 희망버스투쟁은 노동자 민중들의 정치적 자각과 투쟁본능을 일깨웠다. 소금꽃 김진숙을 구하고자 시작된 희망버스 연대투쟁은 3차에 이르는 동안 자본과 정권의 온갖 탄압과 폭력 그리고 이데올로기 공세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우리가 소금꽃이다”며 더욱 고양된 강고한 연대의식과 투쟁의지를 드러내며 막힘없는 전진을 해왔다. 이 투쟁의 전진은 그동안 단사의 조합적인 의제로 갇혀있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투쟁을 정치이슈화 하는 데 성공하며 움츠려 있던 조직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 의식을 자극하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며 단결된 투쟁에 나서도록 추동했다. 820 희망시국대회는 이러한 조직노동자들의 고무된 투쟁의지와 열망을 받아 안아 계급적 단결을 만들어내고 정리해고 분쇄와 비정규직 철폐의 요구를 중단 없이 밀어부쳐 이후 투쟁의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20 희망시국대회의 물꼬는 “광화문 소금꽃밭” 공통투쟁단이 텄다. 한진 정투위를 비롯하여 재능학습지, 발레오 공조,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등 투쟁사업장의 해고자 중심으로 결성된 공동투쟁단은 광화문 노숙농성장을 중심으로, 일주일 전부터 국회 앞과 한나라당 앞 노숙 농성, 국회청문회 투쟁 등을 배치했었다. 20일 5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 대회 시작 전 열린 시청 재능학습지 농성장에서는 정리해고 철폐 결의대회가 열렸다. 거기에서 공동투쟁단 동지들은 “희망시국대회에 앞장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결의했다. 이것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의 나아갈 바를 지시해 주는 것이다.

 

  경찰과 보수우익단체의 방해로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노동자대회는 갑작스런 대회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대오를 정비하고 전국에서 속속 올라오는 지방 대오들이 하나둘 결합하며 대오가 늘어나는 가운데 숭례문 앞 4차선 대로를 완전 점거하고 “조남호를 처벌 하라”, “정리해고 철페하라”, “이명박이 해결하라”는 구호를 힘차게 연호하며 가두행진을 하면서 자본과 정권에 맞서 투쟁의지를 서서히 불태워 나갔다.
  그렇게 진행되던 행진을 가로막고 일시에 행진을 멈춰 세운 건 경찰차벽이 아니라 정동영이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뒤늦게 도착한 민주당 정동영의 정치쇼를 위한 포토라인과 이 부르주아 정치인을 발언대에 모시기 위해서, 갑자기 쏟아진 세찬 장대 소낙비에도, 대중들의 야유와 고함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대중들을 힐난하는 눈초리로 째려보며 행진대오를 멈춰 세웠다. 정동영은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이름을 감히 입에 담으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고 했다.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노무현은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죽음을 두고 “죽음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갔다”며 열사의 죽음을 모욕했고, 정동영은 이러한 당시 정부의 실세였다.

 

  반면 김진숙 동지는 자신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노동계와 언론을 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난 영웅이 싫다"며 "30여 년간 활동해오면서 수많은 영웅들이 제조되었다가 폐기되는 걸 봐왔기에 가장 경계했던 게 영웅이었다", "90년대 잠시 영웅노릇하면서 망가졌던 아픈 기억 때문에 영웅은 불행한 놀이라는 걸 이미 경험했다"며 “대중과 역사를 믿을 뿐이다"고 쓴 소리를 던진 바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동영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다시 선도 차량이 움직였다. 이때는 이미 민주노총 지도부의 정치적 속내와 투쟁의지 없음이 확인되었다. 노동자들 일부는 조직대오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탈하는 숫자가 아니라 대중의 투쟁의지를 갉아먹고 노동자들을 민주당 지지로 몰아넣는 것에 대한 정치적 실망감이다. 대중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북돋아 강력한 대중투쟁을 밀어붙이는 데 복무하기 보다는 제도정치권에 기대어 기껏해야 “한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MB정권 심판”에 투쟁요구를 가두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행태가 대중들의 투쟁의지와 동력을 약화 시켰다. 약화의 실체는 곧바로 드러났다. 빙빙 돌아서 시청광장을 근저에 둔 롯데호텔 옆길에 들어설 때 이미 앞을 가로막고 있던 2차 경찰 차벽은 이제 넘어야 할 그 무엇이 아니었다. 희망버스 대중이 차벽 앞에서 보여주던 투쟁 활력은 여기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대포와 최루액, 경찰의 방패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던 전투성은 사라졌다. 심지어 차벽 옆을 막고 있는 경찰력과의 가벼운 실랑이조차도 없었다. “민주노총 지도부와 경찰이 협의한 바로는 9시에 열어준다더라, 12시에 열어준다더라”라는 이야기들을 듣고 누가 싸우려 하겠는가? 노동자대회는 이렇게 힘만 빠지게  한 채 끝났다.

 

  야권연대에 노동자들을 갖다 바치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정책 속에서 대중투쟁의 전투적 활력과 계급대중의 투쟁의지는 고양될 수 없었다. 보이는 건 오로지 야권연대에 기댄 채 제도정치권이 청문회와 국정조사권을 통해서 해결해주기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투쟁의 수위를 조절하고 투쟁은 단지 정치권 압박수단 정도로 배치하는 나약하고 소심한 모습뿐이었다. 조직노동자들을 정치적으로 수동화, 객체화시키고 동원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민주대연합 공식회견장으로 변한 희망시국대회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때가 되자 경찰차벽은 열렸다. 열린 차벽으로 들어섰을 때에는 여전히 보수단체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광장을 점거한 채 집회를 하고 있었다. 시국대회 대중과 보수단체 사이에는 긴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둘 사이를 가로막은 경찰의 통제 아래 보수단체들과 큰 물리적 마찰 없이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기완 선생의 발언이 끝나고 드디어 야6당 대표들의 유세성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들은 무상급식,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반값등록금, 정리해고 철회, 언론자유 등을 외쳤다. 그 발언들 중 ‘백미’는 단연 민주당 손학규의 발언이었다. 3차 희망버스 출발을 앞두고 진정성은 없지만 정치적 계산으로나마 정동영도 연대를 표시하며 희망버스에 동참했는데,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표 계산을 하면서 희망버스 동참을 거부한 자가 손학규다. 이런 자가 희망시국대회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말하고 “도탄에 빠진 노동자 민중들의 희망을 되찾고자 한다”고 말한다. 뒤이어 “진보민주진영이 힘을 합치자. MB심판의 대통합 길에서 민주당이 앞장 서겠다”면서 민주대연합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시국대회 연단을 활용했다. 노회한 정치꾼답게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편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이정희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야당들과 끝까지 함께 갈 것이며 꼭 승리할 것이다”라며 자본가정당들의 대표들과 친근하게 어깨를 걸고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820 희망시국대회와 그 대회를 위한 사전집회 성격인 전국노동자대회의 들러리 본질이 드러났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스란히 민주대연합을 위한 제단에 갖다 바치는 모습이다. 현재 한진 동지들의 고공크레인투쟁을 비롯해 전기원노동자들의 15만4천 볼트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고공농성투쟁, 제지공장 노동자의 공장굴뚝투쟁, 1300여일을 넘게 길바닥에서 투쟁하고 있는 재능학습지 노동자들, 공동투쟁단의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 등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자본가 정당들과 함께하려는 정치인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열망을 받아 안을 수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김대중 정부에서 정리해고제를 도입해 대량 정리해고의 길을 닦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비정규직법 개악을 통해 900만 비정규직 시대를 열었다. 그럼에도 일부의 노동자들은 제도정치권에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여 조남호를 압박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일정한 양보라도 얻는 건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철회는 없다”고 잘라 말하는 조남호를 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튼 소망대로 조그만 양보를 얻어냈다 하더라도 이 또한 투쟁의 열기가 식어지면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회피할 것이 분명하다. 영웅적인 쌍차투쟁을 마무리하면서 대단한 성과처럼 떠들던 대국민 사회적인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던 자들이다. 제도정치권을 통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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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저들은 민주대연합으로 정권을 잡게 되면 만사 해결될 듯이 선전하면서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전면적으로 노동자 민중을 수탈하지 않고는 체제를 유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추락하는 세계자본주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주대연합으로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금융자본 몰수와 외환 통제, 국가부채 상환 중단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복지 확충은 공염불이다. 민주대연합 보다 왼쪽에 있는 서유럽 사민주의 정당들마저도 자본의 압력에 굴복해 복지지출을 삭감하고 노동자들에게 온통 위기를 전가 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대연합이 그렇게 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설사 국내 자본가들을 구슬러서 그리한다 해도 국제 금융자본가들이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까? 자신들의 이윤을 건드리는 복지지출을 늘릴라 치면 당장 국채 투매로 자금을 차단하고 환 공격을 통해 해당 통화가치를 저하시켜 물가폭등과 임금가치 하락을 일으키는 등 광란의 보복을 가 할 것이다. IMF의 압력에 정리해고제를 받아들인 김대중 정부를 보라. 민주대연합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은 복지 확충이 아니라 경제위기 고통 전가일 것이다. 믿을 것은 우리의 투쟁의 힘뿐이다.

 

 

  민주대연합을 거부하고 자본가정당과 단절하자!

 

  서두에서 말했던 대중들의 기대와 우려는 결국 우려로 끝맺음 됐다. 이제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는 상층 노조 지도부들에 대한 수동적인 기대가 아니라 대중 자신들의 힘을 믿고 단호한 직접행동으로 우려를 확실하게 날려버리고 승리의 전망을 확고하게 움켜쥐는 것이다. 대중들의 투쟁의지와 계급의식을 갉아먹는 민주대연합과 제도정치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환상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이집트에서 비정규직 40만 명을 정규직화 하고 미국에서 공공부문 대량해고를 막아냈던 것은 의회가 아니라 대중투쟁이었다. 96년 노동법 날치기를 막아냈던 것도 강고한 대중투쟁이었다. 희망시국대회를 조직하고 조남호를 그나마 청문회에 출석시킨 것도 희망버스 대중투쟁이었다. 우리의 투쟁이 나아갈 바는 명확하다. 희망버스 투쟁을 광장점거 투쟁과 총파업투쟁으로 확대하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노동조합의 관료적 지도부를 따라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자본가정당과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를 가지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의 원흉인 자본가정당으로부터 독립해나갈 것인가이다. 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자 대부분 미조직된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하고 고립되는 정치방침이다. 반면 후자는 조직노동자들이 미조직 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와 정리해고 분쇄 투쟁에 함께 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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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버스 운동에서 보았듯이 미조직 노동자들의 다수는 이미 정리해고 분쇄와 비정규직 철폐에 대해 지지하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가 함께 일치된 계급적 요구를 내걸고 자본가 정당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갖지 않고 투쟁할 때 진정한 승리를 움켜쥘 수 있다. “우리 조합원들과 끝까지 함께해 달라, 더 많은 분들이 4차 희망버스에서 함께 모여 희망버스가 승리의 버스가 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며 시국대회 말미에 전화를 통해 전한 김진숙 지도위원의 바람을 저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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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 2호] <한진 해고자 인터뷰> - 한진노동자, 청문회를 넘어 계속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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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중공업 해고자 인터뷰> - 한진노동자,

 

청문회를 넘어  계속 전진!!

 

 

- 이용대 / 김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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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사에서는 한진 조합원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여기에서 담고자 한 것은 다음 두 가지다.
  첫째, 김진숙 동지 외에 한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고자 했다. 한진 투쟁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 김진숙 동지일 것이다. 그는 이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김진숙 동지의 85 크레인 농성만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채길용 집행부의 기만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투쟁 의지를 굽히고 있지 않은 한진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김진숙 동지도 꿋꿋이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바로 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한 것이다.
  둘째, 한진 투쟁의 주체 상태를 드러내고자 했다. 정리해고를 둘러싼 한진중공업 투쟁은 이미 한진중공업만의 투쟁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진중공업의 구체적인 현실과 무관한 투쟁도 아니다. 희망 버스 이후로 정리해고 문제가 다시 한 번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되고 한진 투쟁이 노자 간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여전히 한진 노동자들을 제외하고서 이 문제를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한 번의 인터뷰로 현재 조합원들의 상태를 정확히 담아낼 수는 없겠으나, 대략적으로라도 파악을 가능하리라고 본다.
  여기서는 지난 6월 27일 채길용 집행부의 합의 당시,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며 85 크레인을 함께 지키던 동지들 가운데 한 명인 이용대 동지를 만나보았다. 한진 동지들이 조남호 국회 청문회와 4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한진 노동자들이 상경투쟁을 전개하고 있던 터라, 청문회를 하루 앞둔 8월 17일 여의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문 : 이번에 단순히 청문회뿐만 아니라 4차 희망 버스까지 상경투쟁을 상정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번 상경투쟁의 의의는 무엇인가?

답변 : 부산에서 올라오면서 서울을 뒤집자고 생각하고 올라왔다. 청문회와 상관없이 가열차게 투쟁하고자 올라왔다. 그런데 막상 상경 첫 날부터 날씨도 그렇고 너무 지치는 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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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6월 27일 채길용 집행부의 합의가 투쟁에 있어서도 많이 걸림돌이 될 텐데, 이 합의에 대해서 조합원들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답변 : 합의할 당시 합의 내용을 두고 조합 간담회는 합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지회장의 독단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6월 27일 당일 기자회견을 못하도록 조합 계단을 막아서기도 했는데, 그 땐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어쨌든 합의는 절대 전체 조합원의 뜻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보더라도, 노조 생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조합원 입장에서 산별노조가 왜 있는가? 한 마디로 반노동자적, 반조직적 행태이자, 조남호보다 더 심한 살인행위다.

 

질문 : 어쨌든 현재 정투위가 지회에 속하는 조직 체계인데, 지회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답변 : 극과 극이다. 조남호가 행정적 절차로서 정리해고 문제에 접근했다면, 채길용은 직접 우리게 총구를 겨눴다. 우리가 크레인에서 끌려나올 때, 채길용은 노사협의회를 진행하면서 미소짓고 있었다.

 

질문 : 채길용 집행부의 6월 27일 반노동자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채길용 집행부에 대한 탄핵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 3차 희망버스 당시 노동자 시민 일동으로 해서 채길용 집행부 탄핵 및 규탄 요구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한진 조합원들이 직접 채길용 집행부 탄핵 시도한 적은 없었는가?

답변 : 유인물로는 기존에도 채길용 비판을 많이 제기했다. 하지만 채길용은 개인적이로도 걸린 것이 많아서 절대 자진사퇴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 지회장 앞으로 압류 및 고소고발 건들이 있는데, 사측은 물론이고 부산시를 비롯한 정부 관련기관에서의 압박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합의 내용 중에 85호 크레인 문제를 지회가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전에 사퇴한다 하더라도 사측에서 자기 개인 문제를 해결해 줄 리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남아 있으려 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 투쟁 초기부터 금속노조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금속노조가 어떻게 지금까지 투쟁을 이끌어 왔는가?

답변 : 금속노조 부양지부가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그런데 투쟁에 결합하면서 가슴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머리만 갖고 와서 아쉽다. 간부들 투쟁 오면 만나서 반갑고 술먹고, 대의원들 보내서 인사치레하고..... 집행 간부들조차 자기 사업장에 피해볼까 하튼 태도 때문에 오늘 같은 꼴이 났다. 향후에 한 번 정도는 워크샾 형태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고, 뚫고나갈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전에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도 심한 말 한 적이 있는데, 이번 투쟁 마무리 이후에 꼭 제기하고 싶다.
 관련해서 금속노조 및 민주노총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금속 선거 일정으로 여의치 않은 것은 알지만, 당장에 채길용 집행부에 대해 징계는 고사하고 최소한 입장이나 성명도 내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이 많다. 불신이 상당하다.

 

질문 : 한진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됐는가? 한진 동지들의 정리해고에 앞서, 인위적인 방식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대규모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인원 조정이 진행되었다. 금속노조를 비롯해 한진 지회 동지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답변 : 지부에서 비정규직 담당 대의원이었다. 매번 성과금 받을 때마다, 비정규직들과 50%라도 나눴어야 한다. 노조에서 이걸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한 것은 사실 정규직들이 자기 몫이 줄어들까봐 우려해서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끌어안았을 때 협력업체까지 전부 멈출 수 있었는데, 그 가능성을 살리지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 조남호가 귀국한 이후 새롭게 형성된 대화 국면에 금속노조와 지회가 참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금속노조는 6월 27일 채길용의 합의에 대해 형식적으로는 투쟁을 지속한다고 방침을 제출하면서도, 당장에 합의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사실상 방관했었는데, 이제 와서 금속노조와 지회가 어떤 요구를 가지고 대화에 임하고 있는가?

답변 : 공식 교섭은 아니고 간담회 형태로 진행된 적이 있다. 6월 27일 합의 이후에 일단 노사정회의 형태로 대화기 진행되긴 했다. 노측은 채길용집행부 2인 및 금속노조 김호규 부위원장이 참여하고 있다. 채길용은 어쨌든 임기 동안은 지회장으로서 참석하는 것이고, 결정 및 발언권은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위임하에 김호규 부위원장이 가지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청문회로 지금은 중단된 상황이다. 여기서 요구사항 중 핵심은 여전히 정리해고 철회다. 투쟁과정에서 벌어진 손배, 가압류 문제와 애초에 2009~2010년 임단협 문제 또한 포함되어 있다.

 

질문 : 청문회와 관련해서 야5당 대표는 조남호에 대한 청문회 요구와 함께 △한진중공업 문제와 교사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등 긴급노동현안 해결 위한 야5당 정책협의회 구성 △조남호 회장을 둘러싼 5대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 △한진중공업 문제의 근본 원인인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입법과 공동 국정감사 등을 위해 공동 보조를 맞춰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야5당 논의에는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가? 야5당에게 구체적인 요구를 제시한 적이 있는가?

답변 : 특별한 개입은 없다. 1차 희망 버스 전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에서 관심을 보낸 적이 있었다. 노조, 정치권 모두 윈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정동영과 국회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 일부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정동영은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정리해고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리해고 도입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일부러 상임위도 환노위에 들어간 것 아니겠나.

 

질문 : 한진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한나라당조차도 조남호를 청문회에 세우는 것을 회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동영도 나름의 정치적 도박을 하는 것 아니겠나? 게다가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하여 정동영은 정리해고 도입의 책임자이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에서 버스 파업에 대해 보이는 반노동자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과연 이런 세력에 기대할 것이 있는가? 청문회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답변 : 물론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르게 정치인을 믿고 기댄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당장 현상적인 것으로만 보면 안된다. 청문회를 통해서 조남호 해외계좌 문제, 수빅 조선소 투자 내역,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세포탈 문제 등에 대해 국세청을 통해서라도 헤집어야 한다. 조남호를 들춰냄으로써 재벌들의 행태를 까발리는 케이스가 되었으면 한다. 청문회 자체가 당장 정리해고 철회나 구체적인 답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런 문제들이 폭로됨으로써, 한편으로는 조남호를 비롯한 사측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고, 희망버스 관련해서도 좀 더 대중적인 결합을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질문 : 청문회를 통해서 정리해고 철회를 비롯한 요구사항들이 관철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답변 : 청문회를 통해 조남호의 행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사측도 합의에 나설 수 있지 않겠나. 여기에는 사실 사측도 내심도 깔려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며 밀어붙여왔는데 명분과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제 와서 정리해고 철회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 아니겠나. 그래서 지노위 판결이나 청문회 등을 빌미로 어떻게든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지면 사측도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재검토 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현장에서 사측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받고, 이 경우에 학자금을 지원한다느니, 3년 내 정상화되면 다시 복귀시킨다느니 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 정리해고 철회가 불가피하다면 희망퇴직의 형태로 최대한 많은 인원을 내보낸 후 사실상 복귀할 사람이 없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 한진이 수빅 조선소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모든 노동자들을 하청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쉽사리 정책을 바꾸기 쉽지 않을 듯 한데.

답변 : 전에 필리핀 유학생이 한 번 크레인 앞으로 찾아왔었다. 부산의 어느 대학 석사과정 학생이었는데 필리핀 인권유린 문제를 알려왔다. 필리핀의 인권상황이 열악하다.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만 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열악한 작업 조건인 것은 물론 산재도 은폐되고 있다. 그런대 조남호는 필리핀에서 국빈 대우를 받는다. 투쟁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필리핀 가자는 이야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이 문제도 다뤄지지 않겠나?

 

질문 : 희망 버스가 한진 투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본다. 현장에 남아있는 동지들의 경우 희망버스에 대해 평가는 어떤가?
답변 : 출근선전전 때마다 보기 싫은 놈들 보면서 열불이 난다. 하지만 그 동지들을 잡아야 한다. 이 동지들의 경우 희망버스 진행되는 것 보면서 좀 나아지는 것도 있는데, 그만큼 사측의 압박도 심해졌다. 사측의 지속적인 회유는 물론이고 비대상자인 조합원들이 복귀하면서 50만원씩 투쟁기금을 내기로 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사측이 직접 나서서 포기 각서를 받기까지 했다. 그리고 조합원들 투쟁 결합 정도에 따라서 분류하고 파악하고 있다.

 

질문 :  3차 희망버스 당시 어버이 연합과 우익 단체들의 방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또한 지역에서 느끼는 시민들의 정서는 어떤가?

답변 : 내 고향이 영도다. 영도, 부산 경제가 침체되어 있다. 시장사람들이 제일 잘 안다. 영도에 있는 4개 시장이 다 작살났다. 7월 30일 3차 희망 버스 당시에 통반장들 돈 지원받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을 영도 시민들 전체 의견이라고 볼 수 없다. 영도 시민들의 70%는 한진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어쨌든 어버이 연합이 서울의 주요 거점에 집회 신고를 다 내놓는 바람에 상경 기간에 집회조차 제대로 진행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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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희망 버스에 금속노조를 비롯한 많은 사회단체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정투위 동지들도 희망 버스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가? 또 어떤 요구로 결합하고 있는가?

답변 : 어제 광화문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4차 희망 버스 기획부터 참여하고 있다. 노동자들도 희망 버스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희망 버스의 요구는 기본적으로 김진숙 동지가 요구하고 추구했던 바와 동일하다. 쌍차에서 15분이 돌아가셨다. 이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한 가족을 죽이는 것이다. 정리해고 철회를 통해서 이것을 막아내자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 끝으로 희망 버스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답변 : 그리고 대학생들 반값 등록금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자녀가 3명이다. 당장 학자금 문제가 걸려있다. 집 담보로 대출받거나 전세를 월세로 바꿔야 하는데, 이 때문에 학교 선택에도 제한이 생긴다. 그런데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보수적인 것 같다. 사람 사는 세상이 뭔지, 뭐가 올바른 것인지 많이들 투쟁에 참가해서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특히 학생 동지들이 약자들의 고통을 겪어보고 이해해 줬으면 한다. 여름 휴가 대신 한진에 방문한 학생들은 나중에 훌륭한 부모가 될 것이다.

 

 

인터뷰 후기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였기에, 청문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정투위 차원에서 청문회에 기대할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조합원들의 행보나 발언 속에는 청문회를 통해 해결의 가닥이 잡히지는 않을까 하는 조합원들의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특히 정동영으로 표현되는 민주당의 좌클릭에 대한 기대감 역시 존재하는 듯 했다.
 

  인터뷰를 하던 8월 17일에는 가대위 동지들도 상경하여 함께 문화제를 진행했다. 청문회 직접 참관은 못하더라도 바로 옆에서 한진 동지들과 청문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에 앞서 만난 가대위의 한 동지는 ‘희망버스로 인해 노동자로서의 자긍심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현재 정투위 동지들이 희망버스나 정치권 뒤에 숨으려 한다’며, 대리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엄마 손을 잡고 올라온 초등학교 아이는 비가 살짝 흩날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진 동지들을 보자마자 피케팅을 하겠다며 피켓을 찾기도 했다. 그래, 아이야. 니가 바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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